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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부부로 늙어갈 줄 알았다.

외롭다 조회수 : 2,489
작성일 : 2006-11-11 16:25:35
남편이 금전문제로 사고친건 있지만
시댁도 무난하고
바람피울 여유도 없고...
그럭저럭 무난한 삶이다.

아이들도 잘 자라주고..
내 경력도 생각처럼 쌓여가고..

서로 연봉도 꽤 되다 보니
큰 걱정은 없다.

그러나 내게 남편은 없어진지 오래다.

학창시절 스무살에 만나 팔년을 그만 보다 결혼했다.

사랑은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습게도 그게 함정이었다.
그 변하지 않는 사람이란걸.... 내가 아예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 부부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 하지 않은 지 오래다.
지나가다 툭툭 던지며 할말을 하겠지...
남편은 집에서 주로 잠을 잔다.

정말 징그럽게 잔다.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무기력하고 늘어질 수 있는지.. 연구라도 하고 싶어질 정도...

남편과 나는 섹스리스로 지내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나는 아이들과 안방에서 자고
남편은 거실에서 잔다.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섹스리스라 해도 서로 존중하고...따뜻한 스킨쉽만 있다면 이렇게 쓸쓸하지 않을텐데...
그의 손을 한번 잡아본적도...
그의 따뜻한 눈길한번을 서로 주고 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서로 미워하거나... 경멸하거나...무시하는것도 아니다.

그냥.... 무관심하다.

남편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 볼 생각이다.

법적인 이혼이 아닌....
실질적인 이혼이야기도 꺼낼까한다.

그는 이미 관심밖인 친정이니 만큼
나도 시댁에서 자유롭고 싶고

그가 밖에서 가정을 잊고 열심히 노래하고 술마시는 그 잘난 사회생할처럼
나도 그와 시간을 나누어 사회생활에 열심히고 싶다

집에서 조차 아이들에게 시간을 나누어야 하는 나의 고단함을
그와 동등하게 나누고...

그에게서 위로 받지 못하는것을
밖에서 누릴수 있도록 그에게 나를 놓으라고 해야 겠다....

지금도 그는...집에 없다.
지금까지 자다 깬 그는....
시댁조카들이 왔다는 소리에 큰애만 데리고 시댁에 갔다.

IP : 59.24.xxx.11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얘기..
    '06.11.11 4:33 PM (61.254.xxx.84)

    어쩜 저하고 똑같으신지요..
    저도 남편이 시댁 갔어요.
    아이들 데리고 가고 싶은데
    애들이 거부했거든요.
    제가 쓴 글로 착각이 들정도입니다.

  • 2. 나도 제얘기
    '06.11.11 4:41 PM (24.80.xxx.152)

    스물아홉째줄까지...
    똑같습니다요~

  • 3. 마음이
    '06.11.11 7:14 PM (220.120.xxx.96)

    아프네요.
    님이 마음을 한번 바꿔보셨음 싶어요.
    노력해 보셨겠지만 그렇게 외롭게 늙기에는 아직 너무 젊으시고
    남편 됨됨이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니
    조금더 분위기를 살리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해보심 어떨까요.
    밖에서 만나
    실질적인 이혼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노력해보자고 해보시면...
    이래 저래 다 해보셨을텐데....
    마음이 아파 몇글자 적어요.

  • 4.
    '06.11.11 7:37 PM (218.239.xxx.158)

    저도 그래요 하지만 노력중입니다
    최성애박사의 부부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라는 책 꼭 읽어보세요
    전 읽고 노력하는데 남편의 그 변!하!지!않!는 !사람이라는게 힘들더군요
    이혼하고 재혼한친구들도 힘들어하더라구요
    어차피 힘들바에는 애들아빠를 고쳐데리고사는게 현명할것같아요

  • 5. 저도
    '06.11.11 11:56 PM (59.19.xxx.204)

    일주일내내 아파 끙끙앓는데도 말 한마디 안하네요, 이젠 오히려 그게 편해지려고 하네요

    그냥 슬푸네요

  • 6. ***
    '06.11.12 12:48 AM (219.254.xxx.28)

    왠지 저도 잘 알고 있고 알 것 같은 그 기분입니다. 외롭네요

  • 7. 저만...
    '06.11.12 12:44 PM (68.145.xxx.232)

    그렇게 사는줄알았어요
    어쩌다가 자기기분에 도취되어서 웃으면서 말걸면
    꽤나 남편이 낯설게 느껴질정도로
    그렇습니다
    고쳐서 고쳐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갈수록 아집만 세져서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거든요
    애들이 대학졸업하고 독립하면 이혼할려고 준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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