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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한국 대표팀에게...

오오 조회수 : 675
작성일 : 2006-06-15 09:00:20
네*버 포털에서 뉴스를 보다 발견한 글을 퍼 왔습니다.
자사 문학상 수상작가 홍보차 실은 글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공감가네요.
"한 나라의 명예란 축구 몇 경기 이겼다고 해서 마구 올라가고 몇 경기 졌다고 해서 곧바로 추락할 만큼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
옳소옳소. 즐겁게 응원할 테니 즐겁게 뛰어주세요.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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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작가 박현욱씨 토고전 관전기

[세계일보 2006-06-14 21:03]    

살다 보면 꼭 이겨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우리 대표팀에게는 토고와의 경기가 바로 그런 순간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명색이 지난 대회 4강팀인데 조별예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다면 도무지 낯이 서지 않을 터.
월드컵 개막 전부터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토고. 만만해 보이는 만큼 부담감도 가중된다. 수당 문제로 대표선수들이 파업을 하고, 감독도 못해먹겠다며 사퇴했다가 경기 전날 복귀하는 등 온갖 해프닝을 일으키기까지 했으니 이기지 못한다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토고만 약체인 건 아니다. 우리 대표팀의 전력 또한 본선진출 32개국 중에서 하위권에 속한다. 그럼에도 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는 높고도 높아서 아마 32개국 중 최상위권에 속할 것이다. 어깨를 짓누르고 발목을 잡아당기는 중압감 속에서 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 때문인지 경기 초반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워만 보였다.

그 와중에 토고의 카데르, 표범처럼 튀어나와 순식간에 선제골을 꽂아버린다. 뭐야, 이거. 설마.

적막과 함께 스며든 불안감을 시원스레 날려버린 이천수의 환상적인 프리킥. 동점이다. 갑자기 이천수가 세상에 둘도 없는 꽃미남으로 보인다.

뒤이어 골든 보이 안정환의 중거리슛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출렁거리는 토고의 골네트. 역전이다. 기쁘다. 이겼다. 다행이다.

월드컵 출전사상 원정경기 첫 승. 그걸로 기본은 했다.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겠지만, 나머지는 보너스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보너스로 생각한다 해도 경기 도중 우리 선수가 실수라도 하면 “뭐야, 쟤 빼!”라고 소리를 지를 것이다. “그것도 발이라고 달고 다니느냐”면서 투덜댈 것이다. 그리고 또 패하기라도 하면,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한동안 속상해할 것이다. 하지만 4년마다 달랑 한달 간 대표팀 경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내가 뭐라고 떠들어대건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선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뛰기를 바란다.

필드에서 상대 선수들이 가하는 압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묵직하게 가해지는 압박들, 소위 국민의 기대니 조국의 명예니 하는 거창한 것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시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자신의 팀을 위해 뛰면 그걸로 충분하다. 조국은 월드컵에 나가 기필코 이겨서 명예를 드높이라는 의무 같은 건 부여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한민국의 명예란, 한 나라의 명예란 축구 몇 경기 이겼다고 해서 마구 올라가고 몇 경기 졌다고 해서 곧바로 추락할 만큼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

굳이 명예라고 한다면 한국 축구의 명예가 걸려 있을 따름이다. 그건 바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 자신의 명예에 관한 일이다. 월드컵이 우리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딱 그 정도의 부담감이다.

뛰는 사람이 신명나게 뛰어야 보는 사람도 즐겁게 볼 수 있다. 내가 월드컵을 보는 이유는 수십억 인류가 월드컵을 보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바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이다. 나는 과장된 국가주의와 비정상적인 투혼으로 가득한 비장한 월드컵을 바라지 않는다.

크나큰 중압감 속에서도 첫 경기를 이겨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설령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해도 오늘의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 덕분에 지난 밤 정말이지 매우 즐거웠다.

박현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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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052&PCode=0007&DataID=200...
IP : 211.178.xxx.13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오
    '06.6.15 9:00 AM (211.178.xxx.137)

    파수꾼에 나온 이다윗입니다.
    그리고 전 류승수 넘 좋던데...ㅋㅋ

  • 2. 멋쟁이
    '06.6.15 9:12 AM (211.192.xxx.58)

    우리도 즐기는 축구를 누릴 수준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승패에 너무 연연해 하지 않ㅅ고..

    어제 뉴스보면서도 토고전의 마지막에 공돌린거 가지고
    뭐라 뭐라 하는 기자들..전문가들..
    니들이 가서 뛰어..
    그럼 우승도 하겠네..

    솔직히 그 더위에...
    바닥난 체력에...
    나머지 경기도 대비해야 하고..
    말로만...
    이론상으론,..
    뭘 못해...

    박수...

  • 3. 태극전사들
    '06.6.15 9:41 AM (59.7.xxx.239)

    누가 뭐라하든 즐기시구랴~~~
    박현욱작가의 말이 모다 올소이다^^
    공 돌린거 한편으론 이해도 가고 한편으론 치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강공을 펼쳤다가 만약 한골 먹어 동점이라도 됬으면
    지금보다도 더욱 시끄러웠을껍니다
    1승이라도 거두고 나니 쪼~~~끔 배가 불러서 하는소리죵^^
    하지만 다음번엔 그런거 하지말고 깔끔한 경기보여줬으면 하는바램이 큽니다^^

  • 4. 딱 동감
    '06.6.15 1:53 PM (222.233.xxx.106)

    볼돌린거 얘기 하는거 자체가 비난 받을 일이라고는 생각않구요,
    자식들 공격도 못하고 돌리냐...병신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아쉽다고 말 할 수도 있는거지 다른 의견 말했다고
    -니들이 가서 뛰어,우승도 하겠다- 하는것은 정말 네티켓 없는 발언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팀이 프랑스 전략을 무승부에서 승리로 변경했다 합니다.
    약간의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 선수들이 멋지게 싸워
    우승하는거 아니겠습니까.하지만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우리가 박수치는 것을 잊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한 나라의 명예란 축구 몇 경기 이겼다고 해서 마구 올라가고 몇 경기 졌다고 해서 곧바로 추락할 만큼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
    옳소옳소. 즐겁게 응원할 테니 즐겁게 뛰어주세요.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리고,이 작가의 말씀...동감입니다.힘내세요,태극 전사들!
    아내가 결혼했다도 보고 싶은 책 중의 하나인데 조만간에 꼭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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