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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먼저 내 아이를 파악해야...

생각 조회수 : 2,084
작성일 : 2006-06-09 10:12:59
제가 과외를 참 오래 했어요...
주로 중고생 위주로 했지만
초등학생도 몇 번 해 봤죠.


그런데 과외를 하다보면 뭐랄까...
엄마들이 자기 자녀에 대한 기대를 넘어서서
너무 모른다거나, 아님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고 있음을 느껴요.


일전에는 첫상담을 하는데
엄마가 "서울교대는 어려우니 서울에 있는 사범대를 보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는 고3 올라가는 2월이었구요...


그래서 저는 공부를 꽤 하는 아인 줄 알았어요.
각 학교마다 사범대는 점수가 높잖아요.
근데 상담을 더 해 보니 35명 정원인 반에서 20등쯤 하는 학생이더라구요.


사실 그 성적이면 경기도에 있는 대학도 어려운데...
엄마가 정말 너무 모르는 것인지
아님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는 것인지...
'1년 바짝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그 동안 안 해서 그래...' 라는 생각...


이건 좀 극단적인 예이고
물론 고3 때 바짝 열심히 해서
혹은 고등학교 가서 정신차려서 좋은 대학 가는 친구들도 봤지만
사실상 중학교 때 성적이 거의 대학입학을 좌우하더군요...


엄마들이 많이 하는 얘기 중에
'머리는 있는데 노력을 안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오랜 과외 경험 끝에 얻은 결론은
'열심히 하는 것도 능력이다'입니다.


결국 그 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은
그 학생의 '열심히 할 능력'이 딱 그만큼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부모들은 '그 열심히 할 능력을 키워 달라'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노력과 능력이라는 것은
거의 선천적인 것이 대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에 키워 내기 어렵습니다.


결론은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에 대해 파악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열심히 하지 않는 자녀가
갑자기 열심히 해서
남들이 우러러보는(?) 대학에 갈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공부 못 한다고 유학을 보내는 분들도 계시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말로도 공부 못 하던 아이가
어떻게 외국말로 공부를 잘 하겠습니까...


아니, 잘 하는 것은 열두번째 치고
수업을 알아 듣기나 하겠습니까...


'외국어라도 배워오잖아요'라고 한다면
외국어를 하고 다른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을
요즘 세상에 누가 원할까요...


차라리 그런 학생들일수록 엄마가 끼고 살면서
다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내 자녀를 알아야 합니다.
'아, 우리 애가 공부에는 소질이 없구나...
다른 재능을 키워줘야지...'


이렇게 자녀를 빨리 파악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는 것이
괜시리 쏟아 붓는 과외비 같은 사교육비도 절약해주고
아이의 미래도 훨씬 풍요롭게 해 주는 길입니다.
IP : 210.95.xxx.23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06.6.9 10:19 AM (59.14.xxx.230)

    100% 동감해요. 저도 아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 2. 아이들을 키운 엄마
    '06.6.9 10:25 AM (125.129.xxx.20)

    입장에서

    머리는 좋은데 노력은 안한다는 건
    사실 공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지요
    공부는 '얼띠미'해야 잘 하는 거지
    머리가 좋은 것과는
    뒤로 갈수록 별 상관없어집니다.

    냉정하지만
    아이 자체와 엄마의 기대치 사이의 거리를 줄이시는게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되지요

    이상 경험담^^이였슴다

  • 3. 같은생각
    '06.6.9 10:29 AM (219.254.xxx.190)

    저와 어쩌면 그리도 생각이 같은 분이...
    님의 말씀에 전적(100%)으로 동감합니다.
    특히

    '머리는 있는데 노력을 안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오랜 과외 경험 끝에 얻은 결론은
    '열심히 하는 것도 능력이다'입니다.
    결국 그 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은
    그 학생의 '열심히 할 능력'이 딱 그만큼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부모들은 '그 열심히 할 능력을 키워 달라'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노력과 능력이라는 것은
    거의 선천적인 것이 대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에 키워 내기 어렵습니다.


    위 님의 말씀 아이가 커 가면 커 갈수록 절실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내 아이의 그릇 만큼만 만족하고
    그 그릇에라도 가득 채워 나갔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 4. 정말로..
    '06.6.9 10:35 AM (210.223.xxx.138)

    맞는 말씀!!
    그러나 행동으로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사실...

    ㅠ.ㅠ

  • 5. ,,,
    '06.6.9 10:42 AM (210.94.xxx.51)

    정말로.. (210.223.152.xxx, 2006-06-09 10:35:30) 님 말씀에 동감이요..

    우리나라같이 아카데믹한거 추구하는 나라에서,
    애 공부가 안된다고 기술을 가르치려는 엄마가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마음 먹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엄마들이 자기자식 파악을 한 후라도, 공부가 안된다는 점을 못받아들이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건 아닌지..

  • 6. ^^
    '06.6.9 10:44 AM (221.140.xxx.168)

    저도 과외 경력이 십 년 넘어요.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한 아이부터, 서울에 있는 대학 간신히 간 아이까지, 참 다양하게 가르쳐 봤지요.

    "우리 애가 머리는 있는데..."는 공부 못 하는 아이 엄마라면 누구나 하는 소리에요, 정말. 심지어 우리 엄마까지;;;(저랑 오빠는 전국석차 100등 안에 들었는데 동생은 지방대거든요)

    시작하기 전 상담해 보고, 엄마가 지나친 기대를 꺾지 않으면, 전 안 합니다. 아이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원망은 저한테 돌아오고요. 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건 사실 무리잖아요? 특히 부모가 못했는데 아이가 잘 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자기 자식 일이면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야지 어쩌겠어요.

  • 7. 근데
    '06.6.9 10:46 AM (61.77.xxx.23)

    그게 저도 나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고, 관철력도 나름 있어서 사람 파악(??)이
    나름 되는데요.

    우리애들은 도통 감을 잡을수가 없으니 , 참 그러네요.(애 친구들 몇번 보면 성향이나,이런게 금방 눈에 들어오는데요.)
    뭐랄까 생각이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랄까?

    아직은 시간 있는거겠죠, 큰애가 초딩 4학년이니.....

  • 8. 한숨
    '06.6.9 10:52 AM (211.215.xxx.138)

    ...님

    무슨 기술을 가르칠 수 있나요?
    미용?
    이것도 공부 못잖은 노력과 경쟁력과 저임금 감수를 요구하는데...
    전 도데체 무슨 기술을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 9. 공감
    '06.6.9 11:08 AM (125.246.xxx.130)

    한숨님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요
    저희애도 중3여자입니다.
    40명중에 20등이 고정 등수입니다.
    정말 4년제 대학을 보내고 싶어요
    엄마,아빠 모두 대학원 학력에 전문직이니
    뒷받침은 해줄 수 있는데 아이에게 무슨 직업을 갖도록 해야 할까 지금도 늘 고민입니다.

    저는 아이를 너무 잘 알아서 걱정이지요

  • 10. 아마
    '06.6.9 11:19 AM (221.159.xxx.5)

    대부분 님글에 동감할거에요. 하지만,,,, 부모 마음이^^;;
    객관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맞죠.
    근데 잘 안될것같네요. 노력해야죠.
    공부가 전부는 아니니까,, 아이한테 맞는 다른 일이 있겠죠.

  • 11. 동그리
    '06.6.9 12:32 PM (125.182.xxx.132)

    정말 장애가 있는 아이들 외에 공부못할 만큼 머리나쁜 아이는 없더군요.개인의 노력에 따른 차이죠.그게별거 아닌거 같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꾸준히 학습습관 다져온 아이와 부모님한테 끌려서 공부하는 아이들이랑 엄청난 차이가 나죠

  • 12. 공감
    '06.6.9 12:37 PM (222.100.xxx.182)

    200% 공감입니다.

    기술을 가르친다는 말에 미용 같은 것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진로지도를 잘 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잘 아는 분 딸이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는 별로 소질이 없고 요리하는 거 좋아한다고
    고등학교도 생활과학고 조리과 보내고 대학도 그 쪽으로 가고
    지금 그 쪽 계통에서 잘 활동 중입니다.

    또 아이가 영어에는 소질이 없는데 중국 드라마 보면서 혼자 중국어 중얼 중얼 따라하고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1-10까지 숫자를 중국어로 혼자 알고 있더라 그러면서
    영어 학원 안 보내고 중국어 학원 보내시더군요.

    아이가 잘 하는 부분을 집어내서 그것을 중점적으로 공부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 13. ...
    '06.6.9 2:39 PM (210.123.xxx.81)

    100% 공감합니다.

  • 14. 지금
    '06.6.9 4:02 PM (222.117.xxx.222)

    포기가 절실한데 왜 포기를 못하는 건지 ....
    그래도 엄마가 배울 만큼 배워서 그런건지
    울 애는 누굴 닮아서 공부에 관심이 없는지
    고2...공부끈을 놓아야 되는데, 왜 아이만 닥달을 하는 지...
    대학 못 들어간다고 생각도 하기싫은 내 마음...
    요즘 젤 고민이랍니다.~

  • 15. 저히 아이
    '06.6.9 4:45 PM (211.51.xxx.10)

    반에서 딱 중간 등수로, 머리는 나쁜 데 성실한 편이어서 (이 부분에서 이해가 안갑니다. 성실히 공부하는데 왜 성적이 나쁘나구요, 암튼 성적은 중간 이하이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냅다 외국에 1년 보냈습니다. 그래도 영어는 여기에서와는 비교도 안되게 하고 왔습니다. 그나마 저는 영어 말하기라도 건지려는 최소한의 목적을 갖고 보냈는데 그것만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어느 공식에 따라 커가는 것이 아니라서 정말 어려운 거 같습니다.

  • 16. 진로문제
    '06.6.9 4:47 PM (58.143.xxx.197)

    자녀의 재능을 잘 파악 한다해도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그걸 다 받쳐주지 못하는게 또 문제랍니다
    남들 다 가는대로가 아니라 쉽지 않은 길로 교육 시켰지만 막상 교육현장에서 실망하게 되네요

  • 17. 아는 분이
    '06.6.9 9:27 PM (219.251.xxx.92)

    아이가 공부를 못한데 대학 보낸다고 인문계고를 고집하더군요.
    노력도 안하는 아인데..머리도 별로고...
    아들 하나라 이거죠.

    그런데 기술을 가르치라 했어요.방방 뛰더군요.
    그러다가 몇달후...아이가 기술고를 가겠다고 했답니다.
    그 엄마가 방방 뛰다가 차츰 정신이 나더래요.
    그래서 기술고를 정하고나니 아이가 너무 열심히 노력하더랩니다...
    자동차기술 가르쳐주는 고등학교라네요.

    어차피 대학 가기 힘들거나, 대학도 별로 적성대로 가기 힘든 아이,
    일찌감치 기술 배워 그걸로 취직하고 후에 창업하면 그게 낫지요.
    건전한 직장 가진다는 거,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하야하는 거 아닐까요?

  • 18. 과외교사
    '06.6.10 7:01 PM (124.136.xxx.86)

    저도 샘이깊은물에서의 인터뷰,김어준의 인터뷰,무릅팍도사에서 보고 팬됬어요..

    성격 깐깐하고 까칠한거야 내 바운더리 아니니까 상관없는거 같고,
    연기자로 연기잘하고,
    솔직하고(무릅팍도사에서 연기는 배고플때 더 잘나온다면서,그래서 예술이 얼마나 잔인하냐며 하는말에
    정말 똑똑하고 영리한 배우같았어요)
    수줍어하고 손사래치는 모습 영락없이 소녀같은 감성도 보이던데요..

    세상을 달관한듯 보이기도 하지만,순수한 면도 있어보이고,
    단지 좀 특이한(?)이성관이랄까?그래서 취중토크한거 같은 무릅팍도사에 나왔던 김건모도
    자기는 참 좋게 봤다고 하는거 보고,
    귀엽고도 엉뚱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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