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둘째 유모차 태워, 7살 첫째 이발시키러 미장원에 갔습니다.
잠에서 막 깬 둘째는 얌전히 유모차에 앉아 기다리고,
제법 의젓해진 첫째는 아주머니 시키는대로 고개를 숙였다 올렸다 얌전히 이발중이었죠.
동네 미장원이라 나이 좀 드신 아주머니가 컷트하세요.
"참 이쁘다~~ 내가 봐도 이리 이쁜 밤톨인데, 느그 할머니, 할아버지 얼마나 이뻐하시겠냐??"
물론 손님이니 인사치례로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쓴 웃음만 짓게 되더군요.
"동생은 어쩜 이리 얌전하냐..엄마 아이들 쉽게 키웠겠다..오빠도 이리 얌전히 이발하고.."
미장원에 놀러오신 옆자리의 아주머니도 덩달아 맞장구 치시면서
"참, 지하철 탈때 유모차 조심해요. 요즘 사고 자주 난다고 뉴스에 나오데"
"항상 내가 조심해야지, 기관사들도 실수할때 있는거고.."
"네~ 전 아예 아이들 데리고 외출을 안해요..애둘 데리고 정신없고, 애들도 고생이고요"
"남편 쉬는날이나 함께 잠깐 나가요"
전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지만, 미용실 아주머니 좀 불쌍하게 생각되셨나봐요..
"에효..조금만 참아~~ 고생 다 했어!! 다 키워가네~~"
아주머니의 "고생"이란 말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군요
생판 남에게 받는 갑작스런 따듯한 말 한마디가 고맙더군요.
가까운 이웃이 사촌보다 낫다고,
울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보다 동네분들이 이쁘다 소리 더 자주 하시는거 같아 조금 슬프더군요.
제 복이 여기까지 인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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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아..고생 다~ 했어!!
애둘맘 조회수 : 1,211
작성일 : 2006-05-25 02:35:09
IP : 220.75.xxx.1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까만콩
'06.5.25 2:57 AM (58.142.xxx.192)아직 복 많이 남아 있으실거예요..ㅎㅎ
정말 가끔 그럴때 있어요...생판 남에게 듣는말에 가슴 찡할때요..2. 복 받으세요
'06.5.25 8:49 AM (220.245.xxx.131)왠지 저도 눈물이 핑~
같이 사는 식구들 보다 가끔 낯선 이들이 참 장하다 이러면
왠지 마음이 꽉 욱죄어 오는 듯한 기분 저도 압니다.
행복하세요...3. ^^
'06.5.25 11:19 AM (59.10.xxx.191)정말 다 키우셨네요.
아이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다니기 시작하면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생기고 정말 좋아요.
곧 올 그날을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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