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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 남편,잡을까?잡힐까?
글쓴이: 캡사이신
결혼상대자로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하는가, 혹은 결혼할 때 어떤 점들을 꼭 살펴보아야 후회없는 선택이 되는가...알려달라는 쪽지가 많이 옵니다.
족집게 강사처럼 정답을 콕 찍어서 대답해드릴 능력은 안되지만, 체계적인 글쓰기는 아니고,그냥 친구랑 수다떨듯이, 결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지요.
이미 해버린 결혼이 아니고, 아직 하지 않은 결혼이니 자유롭게 얘기를 하겠습니다. 반사회적이고, 지나치게 결혼에 대해 시니컬하지 않나라는 걱정이 좀 듭니다.^^;;(좋은 결혼 많지만, 불행한 결혼을 피해가자고 쓰는 글이니 당연히 극단적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하시는 분들 이해바랍니다.^^;;)
결혼이 뭘까요.
결혼에 대해서 자신이 어떤 정의를 갖고 있는지, 어떤걸 가장 중점에 두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하면서 하는 이야기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미 결혼하신분을 비꼬기 위한 글이 아니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쓰는 글이니, 좀 시니컬하기도 하고 극단적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니까. 결혼은 좋아 하는 남자와 같이 사는 것이고,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그 사람을 온전히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리신다면, 이런 이유로 결혼하시기를 원하신다면…..
거기에 충실하시면 됩니다. 만에 하나, 그 남자가 빚을 가져와도 시부모님을 등에 지고 와서 내 앞에 부려놔도, 시댁이 염치나 체면이나 경우 같은 거 약에 쓸려도 없는 사람들이어도, 남자가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도, 무능해도, 바람을 피워도, 나를 무시해도…..그런건 다 참아야합니다. 내 목적은 달성했으니까요. 사랑하는 그 남자가 내 남자가 되었잖아요.
“좋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서 신분 상승을 하겠다.”
마찬가지입니다. 나머지 다 참아야죠. 결혼할때, 본인 흡족하고 기분좋고, 잘난척하고, 친구들이 다 부러워하겠죠. 어쩌면 앞으로도 쭉 사람들에게 잘난척하시면서 살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신분이 상승했으니까요. 다른 모든거 다 참으셔야합니다. 시댁이 구박을 해도, 남편이 나를 아무리 무시해도 참으셔야죠. 원하던 바를 이루었으니까요. 본인이 그것을 선택했던 그 이유 다 잊어버리고 나중에 억울하다느니, 견디기 힘들다느니…이런 얘기하시면 안됩니다.
“남들이 다 결혼하니까, 부모가 결혼하라고 하니까…….”
여기도 마찬가지지요. 그게 누구든 결혼했으니까 된겁니다. 혹시 운이 억세게도 없어서 나머지가 다 나쁘더라도 참으셔야합니다. 그 조건내에서 나름대로 잘 골라서 결혼하셨을겁니다. 몰랐던 문제가 있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마저도 감수해야지요.
“결혼은 해야겠고, 성격이 맞고 재밌고 말도 잘 통하고, 이정도 남자면 괜찮을거 같고, 별 무리 없어보이니까….”
그냥저냥 괜찮으면 됐지요. 별 무리가 생긴다 한들 어쩌겠습니까. 성격이 맞으면, 재밌으면 그걸로 다른걸 감수하고 살아야지요.
“오랫동안 사귀었고, 세월이 너무 많이 쌓였고 아는 사람도 많고, 이미 날을 잡았고….”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 남은 인생 60년 보다 남의 이목이 더 중요하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내 인생보다 남의 이목이 중요한 사람 많습니다. 나만 그런거 아니니 너무 자괴감 가질거 없습니다. 무거운 내 엉덩이 때문에 남은 인생 대충 살게 된다면, 그게 누구 탓이겠습니까. 내탓이지요. 내탓이면 내가 책임지고 감수해야지요.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내가 참는 걸로 책임을 다하시면 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할 자신도 없고, 남편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 될 수 있으니까, 괜찮은 남자 만나면 내 인생이 같이 묻어갈 수 있을거 같으니까.”
이런 경우, 남편이 좋은 학교를 나왔거나, 시험을 준비중이거나, 본인이 조금 뒷바라지 하면 될거 같거나, 혹은 남편이 일중독인 것을 알고 결혼했거나…..그런 경우가 많지요.
당연히 다 참아야합니다. 최악의 경우, 남편이 설령 실패하더라도, 남편이 성공해서 이혼하자고 하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말씀드렸듯이 억울하지 않을만큼만 뒷바라지 해야합니다. 억울해해도 소용없지요. 남편이 일중독이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한시간도 없더라도 아이들 잘 키우고 시부모님 잘 챙기면서 가정을 지키고 있어야지요. 그런줄 알고 결혼했으니 어쩌겠습니까. 아내가 가정을 잘 지켜줘야지 남자들 성공하지요. 성공하는 남자의 부인되는거, 그거 쉬운거 아닙니다. 참아야지요. 잘 참으면 언젠가 복받을날이 옵니다.
“직장 다니기 싫고, 결혼해서 애낳고 집에서 살림하고 싶으니까….”
이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가 돈만 벌어다주면, 직장 안다니고 전업주부하게 해줄 수 있으면 나머지는 다 참아야지요. 바람을 피운다 하더라도, 폭력을 쓴다 하더라도, 시댁이 단체로 떼강도처럼 굴더라도, 어쩌겠습니까. 내가 직장에 나가야 하는 일만 안생기면 되지요.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까 나머지는 참아야지요.
“지겨운 집을 탈출하고, 친정에서 벗어나서 독립하고 싶으니까.”
탈출했으니까 됐습니다. 여우굴 피해서 도망온 곳이 호랑이굴이면 어떻고 도깨비굴이면 어떻겠습니까. 여우굴에서 나오고 싶다는 목적은 이루었으니 다른 불만 가지시면 안되지요. ‘탈출’이 목적이었지, ‘더 나은 삶’이 목적은 아니었으니까요. 더 나은 삶이 있을줄 알고 탈출했다면….그거 잘못 생각하신겁니다. 탈출자체가 목적이었으니 탈출한 것으로 만족해야지요. 거기에 ‘더 나은 삶’까지 셋트로 딸려올거라고 생각한건 본인의 터무니없는 욕심이지요. 세상은 내가 개척하는 것입니다. 감이 공짜로 떨어지는 경우가 흔한가요? 궁극적인 목적이 ‘더 나은 삶’이었다고 울부짖는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결혼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위에 든 결혼의 이유를 제외한 나머지 조건이 몽땅 다 나쁜, 제가 주석을 붙인 붙인 것과 같은 저런 극단적인 케이스, 악덕을 모두 구비한 풀셋트는 흔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이지요.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다른게 다 나쁘더라도 감수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저런 이유들로 결혼을 한다면, 그 이유가 충족된 거 외에 다른걸 바라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하려고 무리를 한겁니다.
다른 것도 원했다면,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셨어야합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면 그림 훌륭하겠지만…..사는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다른 모든 조건은 그 ‘결혼한 그 이유’로 이겨나가셔야 합니다.
무지함은 변명이 되지 못하지요. 변명이 되더라도 상황을 개선시키지는 못합니다.
나쁜 여자보다 더 나쁜 사람은 바보 같은 여자입니다. 뭘 모르는 여자가 가장 나쁩니다. 여러 사람 괴롭힙니다. 본인만 괴로운게 아니고, 친정부모, 주변 사람들, 자신의 아이들까지 고통으로 몰아넣습니다.
사실 위에 열거한 결혼의 이유 자체가 너무나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이어서 별로 멘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납치당해서 결혼을 했거나, 완벽하게 사기를 당했거나 그런 경우 아니면 사실은 연애과정에서, 결혼 준비 과정에서 상대와 시댁에 대해서 조금은 파악하게 됩니다.
자세히, 전부는 아니어도 이상한 기미는 눈치채게 마련이지요. 시댁방이나 남편방에 많이 올라오지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제가 이상한가요, 결혼해도 될까요, 남친의 이런 문제 때문에 고민이에요…
삶에는, 사람 관계에는 늘 충분한 힌트가 주어집니다. 그 힌트를 힌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설마 괜찮을거야, 난 견딜 수 있을거야, 좋아질거야, 결혼하면 바뀔거야…….라고 최면을 걸어서 그 사건을 무시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우유부단한 남자, 여자관계 복잡한 남자, 연애과정에서 나에게 충실하지 않고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남자,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남자, 거짓말하는 남자, 셈이 흐린 남자, 마마보이인 남자, 지나치게 효자인 남자…..본인이 몸으로 힌트를 보여줍니다. 완벽하게 자기를 감추는건 사실 불가능하니까요.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온전하겠습니까? 문제는 여자들이 그런 모든 신호들을 무시하고 결혼을 한다는겁니다.
시댁이 황당한 요구를 하는 경우, 상견례나 결혼과정에서 충분히 그런 모습 보입니다. 그때는 다 참습니다. 나중에 지속되는 요구에 비명을 지르지요. 남편과 싸우고 관계는 악화되고 원한은 깊어집니다. 상견례 과정에서 결혼반대하는 딸의 부모님 많습니다. 그말 안듣는 사람 많습니다.
결혼전에 충분히 예고편 보고서도 다 무시하고 결혼해서 비명을 지릅니다. 이럴수가…..바봅니다. 구경하는 사람 복장터지게 하지요. 그렇게 알고도 결혼하셨잖아요. 왜 하셨어요? 라는 말 듣습니다.
이 말많고 탈많은 결혼... 도대체 이 결혼이 뭘까요
세대가 바뀌고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은 꾸준히 결혼을 하고 60년대에나 있을법한 고민들이 게시판에 아직도 올라오는 이 결혼이라는 것이 도대체 뭐길래, 왜 아직도 이런 일이 계속되고 이런 고민들이 사라지지 않는걸까요. 여자들은 왜 아직도 이렇게 현명하지 못할까요. 남들은 21세기를 사는데 왜 한국의 여자들만 아직도 60년대를 살고 있을까요. 한국의 여자들은 대학을 나오건, 대학원을 나오건, 박사과정을 끝냈건, 어떤 직업을 가졌건 다 바보일까요? 교육따위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할만큼 과거 지향적이고, 고집이 센 사람들일까요?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공동경제를 운영하고, 일상을 함께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주변의 인간관계를 공유하고, 시댁이라는 조금은 특이한 인간관계가 생기고, 노후를 함께 대비하고, 각자 사회적인 활동을 하고, 상대가 병들거나 아프면 간호해야하고, 남편이 바람을 피울 수도 있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결혼은 내 인생을 새롭게 셋팅하는 중요한 시작입니다.
우리는,부모에게서 독립하여, 부모와 함께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앞으로 살아야합니다. 공부하고 직업을 얻고 인생을 준비하던 시기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인생의 레이스를 시작하는 출발선에 섰습니다.
결혼은 이 모든 것을 나 혼자서 하지 않고, 누군가와 같이 하는것입니다.
결혼은 사랑하는 남자와 단순히 같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내 인생의 앞날을 ‘동업’하는 것입니다.
결혼은 내가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는 파트너를 결정하는,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부모는 내가 골라서 태어날 수 없었지만, 남편은 다르지요.
남편은 불가항력으로 내게 주어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내가 고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잘 골라야합니다.
정말 신중하게 이리보고 저리 보고 잘 골라야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본 경험으로 웬만하면 실패는 안하는게 좋습니다. 특히 결혼은 그렇지요. 최대한 알아보고 준비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서 한번에 성공하는게 좋습니다.
안되면 이혼하지. 당연히 아니면 이혼해야지요. 하지만 이혼, 쉽지 않습니다. 여기 사이트에 참으로 억장 무너지시는 분들 많지만 대부분 이혼 못합니다. 이혼이 그렇게 쉬웠다면 인생 힘들거 뭐 있겠습니까. 괜찮은 사람 만날때까지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할 수 있다면, 처음 하는 결혼, 경험차원에서 나쁜 사람하고 해보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최대한 실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고르고, 그리고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결혼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뭘 원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누구랑 결혼을 할건지를 고민할게 아니고 내가 누구인지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동업을 하려고 할 때 먼저 생각해야하는건 ‘동업상대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지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봐야지요.
이런 것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의 생이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 의해서 내 인생이 아무렇게나 떠밀려 다니는걸 감수해야합니다. 당연하지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뭘 이루고 싶은지, 아무 생각이 없다면 내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나중에 결혼해서 이렇게 살려고 한게 아니었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한국에서 특히나 여성들은 자신들의 자리와 몫을 찾기가 참 힘듭니다.
많은 젊은 여성들, 거의 대부분의 남성들, 모든 나이든 사람들이 다 똑 같은 생각을 합니다.
남편과 아내의 요구가 부딪혔을 때, 당연히 여자가 희생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의 커리어나 사회적 욕구, 삶에 관한 계획 같은 것은 남편의 직장과 계획에 당연히 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병원 개원해서 그 지역에서 환자가 미어터지고 박사과정 1년만 남긴 친구도, 국비유학을 가게된 너무 좋은 조건의 석사를 마친 친구도,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려는 기회를 얻게 된 친구도, 다 그만두고, 남친따라 지방으로, 다른 나라로 가는 경우 많이 봤습니다.
그렇게 가지 않으면 결혼이 안되니까요. 하지 않았어야하는 결혼이지요. 결혼이 무슨 지상명제라고 그런짓을 합니까. 그남자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자기 인생 팽개칩니까.
가고 나서 남은 인생, 참으로 불행합니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남편에 대한 원망, 세상에 대한 분노로 병 생긴 친구도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환경에 대해, 자신의 상황에 대해 합리화하는 능력을 타고난 동물이어서, 결국 나중에 시간이 가면 그래도 괜찮아, 이렇게 산 것도 괜찮았어…라고 정리하게되지만,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면, 합리화따위는 필요없었겠지요. 그냥 자기 삶 자체가 만족스럽고 행복했겠지요.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해야하는 것, 이뤄야하는거 그거 꼭 잘 기억하고 잘 생각하고 명심하고, 삶의 계획을 짜고 결혼을 할건지 말건지 결정하고, 그것을 같이 해낼 수 있는 남자를 잘 골라야합니다. 제가 예를 든 성공한 친구들, 공부를 잘한 친구들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남자를 만나 더 윤택하게 사는 과정입니다. 그것이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라는 원칙이 어디 있겠습니까.
남자를 만나 내 삶의 궤도를 수정해야한다면, 그 남자의 인생을 위해 나를 희생해야한다면, 그걸 참을 수 없다면 결혼하지 말아야지요. 그런 경우 결혼을 왜 합니까. 부모가 소중하게 낳아서 길러주느라고 뼈빠졌습니다. 부모 뼈골 빼서 자라신 분들입니다. 부모 피땀을 먹고 자랐지요. 다른 남자 만나서 그 남자 인생에 부속되라고 키워진 인생 아닙니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나 아니면 누구도 소중하게 생각해주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요. 내 강아지 내가 손으로 때리면 남들은 발로 찬다구요. 내인생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남들은 함부로 걷어차도 되는 길거리 신문지 쪼가리라고 생각합니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 신에게서 받은 단 하나뿐인 귀하고도 소중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인생입니다.
결혼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플랜을 세우고 내가 뭘 원하는지 잘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 삶을 잘 들여다보고, 자신의 계획에 간과하고 있었던 여러가지에 대해서도 잘 알아봐야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인지..현모양처를 하고 싶은지, 전업주부를 하고 싶은지, 아이를 낳아서 잘 키워보고 싶은지….
그냥 되는대로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지, 자기가 가진 직업에서 성공해보고 싶은건지..
남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싶은지, 남편의 성공과는 상관없이 내가 사회적으로 성공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남편이 성공하는 것보다 알콩달콩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야하고, 주말은 꼭 가족이 여행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인생에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고, 꼭 이루고 싶은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잘 생각해봐야합니다.
여기서 조금 오해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편, 그리고 멋진 나의 커리어, 잘 큰 아이들….이거 다 갖고 싶습니다. 어쩌면 가능할거 같기도 합니다. .이거 다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불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이런 그림 절대로 안나옵니다. 이런 그림 나오려면 물밑에 백조다리 죽어납니다. 친정어머니, 혹은 내 여자형제 중에 한명이, 혹은 그들 둘이서 그 인생 다 바쳤을 때 가능합니다. 좋아보이는 그 장면의 뒷부분은 호러영화지요.
간혹 저런 그림 나오는 사람 있습니다. 남편은 혼자서 열심히 성실히 일해서 성공하고, 나도 성공하고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어렸을 적부터 철이 들어서 과외 한번 안시켜도 좋은 대학 척척가고….이런 경우는 본인들도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는 얼떨떨한 횡재이기 때문에 그 비법도 베일에 쌓여있습니다. 물론 전수받을 수 없지요^^ 나도 저런 대박을 터트릴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시작하면 늘 망합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작해야합니다.
자기를 잘 파악했으면, 결혼하고 싶은 그 사람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그냥 간단한 사업에 동업을 하려고 해도 많이 고민해봐야하지요. 하물며 결혼인데요.
일단 그 사람이 사깃꾼이 아닌지도 알아야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사업능력이 있는지, 진실한지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지분도 정확히 정리해야합니다.
동업을 한다는건, 돈이 섞이고 둘이서 꼭 같이 해야하는 일이 있다는 겁니다. 한사람이 싫다고 벌떡 일어나서 가버리는 그런 간단한 관계가 아닙니다.
나와 성향이 맞는지도 잘 살펴봐야하지요. 가치관, 삶의 목표, 취미, 그런것들도 잘 살펴봐야합니다. 내 삶의 방향과 너무나 맞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지요. 꼭 결혼을 원한다면 내 삶에 맞는 다른 사람을 찾아야지요.
내 인생을 절대 불변의 상수로 놓아야합니다. 남자의 인생에 맞춰서 내 인생을 총체적으로 변수로 놓으면 비극이 시작되는겁니다. 식물성 인간이 되는겁니다. 억울하게 되지요. 남편이 바람을 피웠을 때 감당이 안됩니다.
나는 전업하고 싶은데 맞벌이를 원합니다. 곤란하지요.
나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데…여자는 집에 있으라고 합니다. 직업을 가져도 집안일 다 하고 애들 잘 키우면서 하기를 바랍니다. 같이 사는거 불가능합니다.
나는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는 가족들과 알콩달콩 사는 가정적인 사람을 원하는데…..남자친구는 밖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걸 좋아하고 인맥이 넓습니다. 힘들지요.
나는 야심이 창창하고 남편도 야심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그 사람은 그저 큰 욕심없이 지금 상태를 잘 유지하며 사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소심한 사람입니다. 살면서 불만이 끊이지를 않을겁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자들이 지금 나를 공주 대접해주니까, 결혼해서도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것이다. 애교로 녹여버리면 될거야…..라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하거나
내가 참을 수 있을거야. 저 남자를 사랑하니까 저정도는 내가 할 수 있을거야….라고 자신을 과신하는 겁니다. 불행의 시작입니다.
모든 착각중에서 가장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것은 사랑으로 어떻게 될거야라고생각하는 겁니다.
사랑…..사랑으로 어떻게 하는 것은 대부분 여자입니다. 희생이 미덕이라고 수십년동안 배워온 여자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한서비스 제공하는겁니다.
예전에는 여기 아니면 갈데가 없으니까 싫어도 견뎠지요. 지금은 아닙니다. 여자도 경제력을 갖을 수 있고, 국가고시 수석 정도 우습게 하고 총리도 되고, 서울시장에도 출마하는 세상입니다. 견딜 수 있게 하는 동인이 이젠 내 의지 하나뿐이라는 거지요. 힘듭니다. 당연히 힘들지요.
앞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랑은 이벤트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처구니 없는 오해가 또 하나 있지요.
결혼하면 바뀔거야.
더 황당한 것이 있습니다.
애를 낳으면 바뀌겠지.
대부분의 여자들이 결혼하면서 많은 욕심을 부립니다.
이번 한번으로 어떻게 인생역전 해볼까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생에 한번밖에 없는 배팅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조건 좋은 남자 만나고 싶고, 그 남자 꽉 잡고 살고싶고, 그리고 자기 할일도 하고 싶고….
시댁에서 집을 사줬으면 좋겠지만, 시부모는 절대로 모실 생각 없고, 간섭받고 싶지 않고
남편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이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나를 동등하게 대접해주는건 당연하고……
그래서 일단 좋은 것부터 덥썩 집어듭니다. 나중엔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생각따위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관계에서 계산은 놀랍도록 정확합니다. 살다보면, 소름끼치도록 정확하게 결산하게되는게 사람관계더군요.
특히 결혼은 혈연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이십몇년을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던 남이 만나서 하는겁니다.
생전 처음보는 남들이 만나서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만들어진 관계입니다.
처음 시작할때부터 계산 정확하게 해야합니다.
여기서 나한테만 유리하게 계산하려고 하면 그 욕심에 눈이 멀어 되려 사기당합니다. 공정하지 못하고 욕심이 개입되는 순간, 그 욕심은 상대방 눈을 가려 내 이익을 채워주는게 아니고, 내 눈을 가려 손해를 보게 하더군요. 결국 나중에 결산해보면 내 손해가 더 큽니다. 나중에 남편 탓해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본인의 욕심에 의한 손해입니다. 본인 책임이지요.
좋은 조건의 남자가 나를 만나면 그 남자도 내게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좋은 조건을 얻은 대가를 나도 어떻게든 치뤄야지요. 사는데 절대로 공짜 없습니다.
여자들이 결혼하면서 또 하나 잘못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결혼하면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한다는겁니다.
결혼은 그저 남녀가 만나서 같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겁니다. 혼자서 해야하는 일상보다는 둘이 하는게 돈이 조금 덜들고, 혼자서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게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둘다의 인생이 다 소중한겁니다.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의 뮤즈가 되거나 자신을 바쳐 다른 사람의 인생을 꽃피우게 하는거…그거 힘든겁니다.
그저 상대의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관계가 건강한겁니다. 더 이상의 것을 하려고 하거나 바라는건 반칙입니다.
내가 상대를 위해서 희생하고, 내것을 버리고, 그래서 존재의의를 찾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오랜세월의 학습효과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자들이 늘 자신을 희생하는 자리, 양보하는 자리 , 참는 자리에 갖다 놓는데…….이거 자기 인생만 망치는게 아니고 다른 여자들 물먹이고 내 딸의 앞날을 암담하게 하는겁니다.
결혼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하다가 중간에 그래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하면 절대로 안되지요.
말씀드렸던대로, 억울하지 않을만큼, 어떤 일이 생겨도 억울하지 않을만큼만 해야합니다. 달걀은 분산해서 담아야한다고 했지요. 재테크만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 내 인생도 그렇게 나눠서 투자해야합니다. 나에게도,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어느쪽에도 올인하지말고 분산투자해야하지요. 대부분 남편에게 아이에게 올인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 구조적으로 늘 준비를 해놓는 것은 필수입니다. 무작정, 무턱대고 동업의 상대를 다 믿고 내 가진걸 다 올인하면 안됩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지요.
아무도 내 몫 챙겨주지 않습니다. 살면서, 내가 내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고, 나를 중심으로 살지 않으면 당연히 내것은 없습니다.
결혼전에는 세상에 대해 어리광이 통합니다. 혈기도 통하고 호호탕탕 기백도 통합니다. 아니 통하지않더라도 통한다라고 착각하면서 부려볼 수 있는거지요.
결혼은 향유가 부어지고 장미꽃잎이 동동 떠다니는 클레오파트라의 수영장이 아닙니다.
정글속의 정체불명의 호수입니다. 악어도 있을 수 있고 가끔은 바닥이 깊어서 빠지기도 하고 잘못 디디면 늪일 수도 있고……..물론 너무나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꽃 같은 나룻배를 타고 우아하게 레이스 양산을 드리우고 그림처럼 아름답게 웃으며 뱃놀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겨나갈 수 있도록 수영도 배우고 구명조끼도 구비하고, 가능하면 구명보트도 준비해놓고…..그리고 임하는게 좋지요.
여러분은 아직 결혼을 안하셨고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있습니다
살다가 어떤 상황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잘 이겨나가려면 시작을 잘해야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고려하고 잘 골라서 결혼을 하시기로 했다면, 말씀드렸던대로 그외 다른 모든 것은 다 용서해주시고 감수하고 내가 맞추고 그렇게 사셔야합니다.
내 삶의 플랜을 함께 할 수 있고, 결혼해서는 안되는 몇가지의 조건(폭력적인 성향, 무능력, 불성실, 등 기타 본인이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하는 몇가지)의 커트라인을 넘었다면……다른 것은 내가 맞춰줘야지요. 웬만한건 참아야지요. 시댁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것도 참아야지요.
세상에 맞장떠서 모든 불합리를 온몸으로 이겨나갈만한 전사들은 별로 없습니다. 혹시 그런분이 계시다면…..저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고맙지요. 그렇게 온몸으로 싸워나가시는 분들이 길을 만들어주시면……여러 사람들에게 보시하시는 거지요.
내가 그럴만한 인물이 못된다면, 그들의 삶에 감사하고 내 삶에서는 내 마음의 평화가 중요하니, 웬만한건 다 참는게 맞지요^^;;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결혼후 3년은 절대로 아이를 갖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바닥까지, 그 사람의 밑천의 바닥을 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이 3년인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결혼하셨더라도 아이는 3년 후에 낳으시기를 바랍니다.
안그랬던 남자도 아이를 낳고 나면 돌변하기는 합니다만…….어쩌겠습니까. 그건 불가항력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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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결혼, 바람..그리고 이혼34(결혼할때 고려해야할 것)
캡사이신님 글 조회수 : 3,221
작성일 : 2006-05-05 04:37:36
IP : 212.120.xxx.22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진작에
'06.5.5 6:28 AM (211.215.xxx.245)이러한 조언을 나한테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 더 행복했을까요? 이미 결혼하고 애까지 낳았으니 이를 어쩐다
2. ***
'06.5.5 10:42 AM (218.48.xxx.251)아침부터 우울했는데...반성 많이 해요
진작 알았더라면...3. 주옥
'06.5.5 1:03 PM (58.235.xxx.250)너무나 주옥같은 말씀이십니다
미혼의 친구들에게 먼저 결혼한 제가 뭔가 꼭 해줘야 할 말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주변도 없을 뿐더러 정리가 안 되더군요(걍 횡설수설이죠)
이글 프린트했다가 나눠줄래요 되나요?
요즘 남편이랑 그저 그런데 이글 읽으면서 아직은 괜찮구나 내 이상이 너무 높았나
생각하게 됩니다4. 정말
'06.5.5 2:27 PM (220.89.xxx.56)좋은 말씀입니다
이글을 읽고 자신에대해 한번더 돌이켜 보게되고
반성도 해봅니다 저는 이미결혼을해서 자식까지 있지만
우리아들 딸 을 위해 인쇄 해서 주고싶어요5. 이미 겪은
'06.5.6 3:19 AM (218.48.xxx.201)일들인데 어쩜 이리 조리있게 잘 정리하셨는지....
생각의 깊이가 다르네요.
이미 결혼,이혼,재혼... 모두 거치면서 뼈아프게 깨달았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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