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편이 또다시 회사를 그만뒀어요

마음의몸살 조회수 : 1,623
작성일 : 2006-04-24 13:02:15
잘나가는 대기업 공채사원이었는데....
사내연애 한다고 이상한 보직 맡아 거의 쫓겨나고
중견 건설업체 들어갔다가 IMF 부도로 실업자 되고
사업 차렸다가 망하고
연고자 없는 시골로 도망치듯 이사를 했어요
두 군데, 집에서 2-3시간이나 걸리는 먼 직장 다니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못다니겠다고 몇 달만에 그만둔 경력이 있죠

그러고 집에서 한 1년 놀다가
동네 전자부품 공장 운전기사로 들어갔어요
제가 너무 힘들어서 막 울며 나가서 돈벌어오란말이야~! 하고 소리를 질렀었거든요
대학원 나온 사람이 운전기사 한다고
회사 내에서 수군수군하더래요
소개시켜준 분이
그 회사 사장 빼고 다 고졸이니까 이력서에 고졸이라고 적으라고 했는데
어떻게 알아내서는
왠지모를 왕따도 당하고..
화장실청소, 쓰레기치우기, 물건배달, 등 궂은 일 도맡하 하는 위치였죠
저녁마다 집에 오면 신발이며 옷이 노숙자처럼 찢기고 더러워지고
손엔 굳을 살이 박히더라구요
한 달에 갖다주는 130만원이 참 값졌고
전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고
안쓰러웠었어요

그런데 자기를 너무나 괴롭히는 간부가 하나 있는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지난 주말 밤에 술이 떡이 되더니
몰래 가서 그 사람 책상을 부수고
다음날 사표냈어요
밤에 집 밖에서 울더라구요 서럽게
다음날 후회하는 눈치 였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죠
물론 월급정산이 어떻게 되는지, 퇴직금 받는 문제, 이런건 전혀 생각 안하고 저지른 일이에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가슴이 다 졸아붙어요
며칠 푹 쉬라고 했더니
오늘 아침 일찍 넥타이 매고 나갔어요
미안하다며.....어디라도 알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몇 년 만에 맨 넥타이가 왜그리 슬퍼보이는지..

평소 애정표현이 전혀 없던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묻더군요
대답 못했어요
원망스러워서..
사실 힘든 일들을 겪고 난 후에야
남편을 사랑한다는걸 알았어요
사랑하지만...
삶의 무게가 그 말을 못나오게 막네요
IP : 202.30.xxx.2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궁금해요~~
    '06.4.24 1:07 PM (59.15.xxx.97)

    어쩌나 어쩌나 넘 안스럽네요
    근데..사내 연애하면 불이익이 있나봐요???
    두분다 넘 고생스러워서 어째요...
    이럴떄일수록 서로 보듬고 위로하고 사랑해야줘..
    아직 젊으니 ....남편분도 좀 답답하시겠어요?
    힘내세요...이럴떄일수록 서로 사랑한단 표현 더 자주하고 응원해줘야하지 않을까요?
    부디 힘내세요~~~!!!

  • 2.
    '06.4.24 1:17 PM (211.213.xxx.63)

    원글님이나 남편되시는 분이나 존경스럽습니다.
    말은 쉽지만 튼튼한 자아와 용기를 가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성실하신 분이신 것 같은데 주위 상황에 휘둘려 안타깝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분 다 부디 지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말이 어렵고 힘들다면 편지를 써보세요.
    꼭 사랑한다는 말도 해 주시구요.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 3. 군대가서도
    '06.4.24 1:35 PM (220.76.xxx.61)

    학력이 낮은 상관이 학력높은 쫄자들 많이 괴롭힌다 하던데...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겠어요. 이해해주시고 용기잃지않도록 남편을 많이 믿고 잘해주세요. 님의 남편 이렇게 어려운 시기 잘 이겨내고나면 틀림없이 성공할거예요

  • 4. 여기...
    '06.4.24 1:51 PM (58.120.xxx.173)

    여기 그런 남편이랑 사는 사람 있어요.
    결혼10년차! 지금까지 8번 이직 했습니다.
    지금도 고용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ㅠㅠㅠ

  • 5. 저희도
    '06.4.24 3:00 PM (221.152.xxx.140)

    저희도 같은 입장 이네요
    저희 남편 좋은 대학나와 대기업 그룹공채 시험으로 들어가서는 잘나가던
    사람이었어요
    IMF에 여기 저기 보증 서준게 어느날 터지기 시작하는데 작은건 3백만원짜리까지 연달아
    터지데요
    저희 남편 중앙선 넘어가 죽을려고도 했었다네요
    벌써 수년의 세월이 흘러도 옛날에 잘 나가던거 아무 소용없고 아직도 월급 100만원짜리 일자리
    일하고 있어요
    그래도 뭐라도 할려고 노력하고 좋은 직장 다닐때보다 더 측은한 마음이 들어
    더 잘해주게 되데요
    안됐고 불쌍해요
    사는거 힘들지만 아이들 잘 크는거 보면서 위안삼고 팔자려니 생각해요
    아마도 본인이 제일 힘들고 괴롭겠죠
    어쩌겠어요 아내가 위로해 줘야지
    살다보면 좋은날 있겠죠
    우리 희망을 가지고 살아요

  • 6. ..
    '06.4.24 3:19 PM (61.73.xxx.54)

    요즘은 평생직장이없다고 하니, 님의 남편분만이 아니에요,
    사랑하느냐고 물으셨단 표현이 너무 마음이아픕니다,
    어쩔수없어요, 주변에봐도 그렇죠뭐, 직장옮기는일 허다하고, 저도일해봐서, 얼마나힘든지,,
    마음도 불편하실텐데, 오늘 쉬지도않고, 넥타이매시고나가시는 분이라면, , 또 어디든 좋은적절한곳
    없으시겠어요, 저직장 다닐때 한언니가 전에다니던 직장에서 너무스트레스를 받아서, 자기는
    약을 계속 먹어야하는 병이 있다고하더라구요, 평생,,
    스트레스 받아서 몸,마음건강 해치는 이, 이해한다고, 너무 급하게맘먹지말고, 적절한곳 알아보자고, 잘 말씀드리면서 상한마음 풀어주시면, 남편분 힘이나실거같아요,,,

  • 7. 아니
    '06.4.24 3:41 PM (221.139.xxx.164)

    그 간부는 왜 그렇게 사람을 괴롭힌데요? 나쁜사람 같으니...
    원글님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 8. 홧팅
    '06.4.24 7:04 PM (210.95.xxx.198)

    정말 사돈에 팔촌까지 모조리 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ㄴ ㅈ ㅊ ㅊ 을 해도 시원찮을 듯.

  • 9. 마음이
    '06.4.24 7:09 PM (220.120.xxx.86)

    너무 아프군요.
    하지만 저녁때 남편 들어오면 그 간부 혼내준거 잘했다고 같이 흥분해서
    간부 욕하세요.
    이미 벌어진 일 왜그랬냐고 해봤자 스트레스만 쌓일거고, 어짜피 다른 직장 알아봐야 하니
    남편 속이나 편하게 해주고 용기를 주세요.
    아직 젊은 분 같은데 젊으면 뭐든지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님의 사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형편이 된다면
    함께 사과장사라도 할 각오로 같이 돈버세요.
    젊을땐 뭐든지 가능하잖아요.
    챙피하다 생각마시고 함께 돈버시고 나중에 옛날얘기 하시며
    웃고 사세요.
    사랑하는 사람이잖아요.
    결혼할때 돈보고 사랑없이 결혼했다가 이런일 당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을매나 끔찍할지.....
    앞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이 전부가 아니니 용기를 가지세요.

  • 10. 저희 신랑도
    '06.4.24 7:27 PM (219.255.xxx.241)

    지금 놀고 있어요,
    자주 회사가 부도나고 그러다보니 자주 놀게 되네요.
    힘드셔도 남편입장에서 이해해 주세요.
    아이들이 있잖아요, 돈 없어서 서럽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기운네세요.
    어제 없는 돈에 돼지삼겹살을 먹는데 왜 이렇게 늙어보이느지 불쌍해보였어요.

  • 11. 저희 신랑역시
    '06.4.25 12:43 AM (222.121.xxx.175)

    1년여 놀면서 벌어논돈 다 까먹고 덤프운전기사 하고 있어요.. 아직 첫월급도 못받았지만..
    사장하다 화물차운전하는 남편속도 속이 아니겠지요..
    물론 저도 원망스러웠어요.. 신랑은 언제나 성실했고 부지런했는데.. 돈만 좀 생기면 어찌해서 시댁으로 다 들어가 버렸어요..
    이젠 저축도 뭐고 싫어요.. 결혼 6년동안 쓸줄도 모르고 열심해 저축했는데 이젠 좀 쓰고 살려구요..
    괜히 다른 얘기만하네요..
    힘내세요.. 그래도 사랑이 있잖아요..

  • 12. 그러시면
    '06.4.25 1:01 AM (222.117.xxx.51)

    학원 같은델 알아보시지 그러세요.
    대학원까지 나오신 공채사원이면 중학생 영어 정도는 가르치실 수있어요.
    동네 보습학원이라도 초등학생, 중학생 가르치시면 한달에
    150은 버실수 있어요.
    일도 그렇게 힘들지 않으시고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003 강남역 부근에 아기데리고 가기 좋은 음식점 4 추천부탁 2006/04/24 532
61002 이 에스프레소 기계어떤가요? 3 궁금,, 2006/04/24 659
61001 6세아이 책 추천 부탁드려요. 1 토마스 2006/04/24 155
61000 82쿡 등급이요 5 평범한 회원.. 2006/04/24 566
60999 학부모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 무료 배포. 2 안개그림자 2006/04/24 592
60998 황사가 심한 날엔 청소 어떻게 하세요? 6 클린 2006/04/24 1,273
60997 경사지역의 아파트와 역세권 2 고민 2006/04/24 473
60996 빅 사이즈 옷을 빌리고 싶어요.(없나요? 정말~) 8 빌리고싶어요.. 2006/04/24 539
60995 종합병원 복강경 수술비가 이정도인지 5 놀랬어요 2006/04/24 593
60994 옥션같은 사이트 어디를 선호하세요? 6 질문 2006/04/24 810
60993 좋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6 작은평화 2006/04/24 461
60992 다 장사속에 우리가... 38 이곳도역시 2006/04/24 3,513
60991 인감도장, 인감증명 4 궁금이 2006/04/24 489
60990 밥하기도 싫고 설거지하기도 싫고... 2 다 힘들어... 2006/04/24 957
60989 상해와 북경 10 18세 순이.. 2006/04/24 619
60988 모르면 82쿡에...(아이책관련해서..) 2 아이책.. 2006/04/24 339
60987 옥션-오랫만에 갔더니(명의도용당함) 1 황당 2006/04/24 519
60986 어부현종님 문어 시켜보신 부운~ 7 뽀연~ 2006/04/24 1,404
60985 동사무소에서 궁금 2006/04/24 189
60984 밭에서 무우를 2개를 뽑으셨대요. 5 태몽 2006/04/24 836
60983 분당에서 소개팅 장소 어디가 괜찮을까요?? 4 소개팅 2006/04/24 416
60982 사당동이나 방배동근처 사교댄스 교습소 아시는분~~ 에궁 2006/04/24 153
60981 죽 가격이요 4 본죽 2006/04/24 612
60980 도우미 아주머니, 물건이 없어지는데... 12 직장맘 2006/04/24 2,320
60979 남편이 또다시 회사를 그만뒀어요 12 마음의몸살 2006/04/24 1,623
60978 미국에 사시거나, 자주 다니시는분께 정보 부탁드려요 5 궁금해요~~.. 2006/04/24 643
60977 다가오는 어버이날..생각들 해두신게 있으시면 아이템 좀 가르쳐 주세요^^ 7 튤립 2006/04/24 926
60976 점점 변해가는 나의 모습.. 7 폭력성 2006/04/24 1,674
60975 즐겨찾기 메뉴 옮기는 것이요... 3 컴퓨터 2006/04/24 338
60974 미술학습(34개월) 어떤 그룹에 좋을까요? 질문 2006/04/24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