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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제편이 없다고 글쓰신 분께 편이 되드리려고^^;;;

당연한 것 조회수 : 492
작성일 : 2006-04-18 22:07:39
댓글이 길어져서 새로 올립니다.

원글님이나 위에 CEO님이 피곤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으신 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일단, 가정과 사회활동 양면에 걸쳐 신경을 쓰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잘났다는 남자들조차 밥먹듯이 말하지 않습니까.
나 밖에일만으로도 바쁘니까 집안일은 나 신경안쓰이게 니가 알아서해~
시어머니들 레퍼토리도 똑같지요..아범은 바쁘니까 바깥일에만 신경쓰게
네가 잘 내조해라..등등. 이들도 알고 있는 것이지요. 사회생활 하나에만 전력투구해도
잘 꾸려나가기 벅차다는 것을요.
원글님 부군께서 "시키기 전엔 결코 안한다" 라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즉, 평상시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왜냐하면  똑같이 직장을 다니더라도 가사의 최종책임자는 바로 아내이다;;
라고 자연스럽게 미뤄두고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의식주 유지에 필요한 가사노동의 갯수가 수천가지에 이른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전 기본적으로 '일하면서 밥해먹기'는 하나의 로망;;;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일하면서 어떻게 밥을 해먹습니까..일하면서는 밥을 사먹어야 정상입니다.
밥을 해먹기 위해 필요한 가사노동이 단순히 가스렌지에 불올리는 거로 끝나진 않는다는 건
아시겠지요. 원글님처럼 메뉴짜기, 거기에 맞춰 장봐오기, 장본 물건들 적절히 손질하여
수납하기, 재료다듬기, 음식에 필요한 소스들 종류별로 갖춰놓고 유통기한 지났는지
때때로 점검하기, 부족한 재료는 뭐고 빨리 먹어치워야 할 상해가는 재료는 뭔지 점검하기,
조리에 필요한 기구및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시로 닦아서 손질해 놓기, 나온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등등..엄청나지요.
이게 현실인만큼, 직장여성에게 요리를 배우라고 부추길게 아니라,
좀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외식거리를 정착시키는 게 사회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마치 대만처럼요.


밥해먹기 한가지도 이런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소모를 필요로 하는데요,
거기다가 가사노동..을 넘어 가정경영(양육을 포함한)이란 건 직장생활을 하며
사이드로 해내도 충분할 만큼 녹록한 일이 결코 아니거든요. 게다가, 경제적 수준이 높은
고학력 가정일수록 가정경영의 버든은 더더욱 커집니다.힘들고 벅차게 느껴지시는 것은
너무 정상입니다. 거기에 이런 모든 일들에 항상 신경을 쓴다고 해서
사회에서 주어지는 업무를 누가 줄여주지는 않죠.^^;; 다른 조직원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장생활또한 결코 소홀히 할 수없죠. 앞에서도 말했듯이 남자들은 이것이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고달픈(솔직히 말하자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task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애초에 여기에 대응하는 방어기제를 잘 마련해 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남편분의 "진정한" 협력을 얻으시라는 건데요.
진정한 협력을 얻으시려면 남편께서 기존의 고정관념이 만들어준 아늑한 기득권에서
벗어나시도록 정면돌파를 하는 길 뿐입니다. 약한 방법으론 절대 안되고요,(왜냐면 사람들은
왠만하면;;;; 현실에 그냥 머무르고 싶어할게 당연하거든요) 논리적인 설득이든, 부부싸움이든,
읍소이든 각자의 부부관계에 맞는 방법으로 요구하고 쟁취하시는 길밖에 저는 딴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가정경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실천하시는 남자분들도 꽤 많아지는 추세이므로,
남편분께서 하실 선택이 결코 외로운 선택은 아니실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분도 굉장히
사회적으로 명망있으신 분인데(40대 초반에 그분야에서는 최고) 중3인 아드님 수학 가르치는 날이라고'
무거운 술자리에서 당당히 8시에 일어나시더라구요^^;;;
IP : 61.74.xxx.5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라
    '06.4.19 12:28 PM (61.74.xxx.109)

    이렇게 좋은 글에 왜 댓글이 없을까요.
    워낙 중요한 말씀을 다 해주셔서 그런가^^;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 2. 고맙습니다.
    '06.4.19 2:22 PM (220.76.xxx.90)

    주변에 제 편이 많네요.^^ 이제 남편 잘 길들여봐야겠어요. 아주 큰 인내심을 갖구요.

    --- 주변에 제편 없다고 쓴 원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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