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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 싶은 학교는 우리가 만듭니다.

두아이맘 조회수 : 433
작성일 : 2006-03-21 15:20:52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큰 아이를 보내는 엄마입니다.

아직 어린 작은 녀석이 있기에 등하교도 힘들고, 청소며, 도우미 역할을 하기에도 주위에 아기를 봐 주는 분이 없어서 힘들어요.
병설에도 청소도우미며, 녹색회 도우미엄마들이 있더군요.
첨 입학식때 임원이며, 도우미를 뽑을 때 서로 니밀락 내밀락 하더니 어느덧 이제는 자리가 잡혔습니다.

작은 녀석을 들쳐 업고, 등하교를 교문까지 다녔는데
개교 첫주가 지나고 나서 부터 교문 앞 삼거리 신호등에 어머니들이 서더군요.
등교시간부터 8시 40분까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깃발을 들고 서 있는 당당한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넘 좋았어요.
두개의 건널목에 각각 2분씩 4분이서 아침마다 봉사를 하시더군요.

녹색회 어머니들이 안전하게 신호등을 지켜주셔서 지난 주 부터는 7살 아이를 혼자 보냅니다.

집에서 걸어서 아이 걸음으로 12-3분 정도라서 불안한 마음이 더 앞서지만
전 저희 아이를 믿고, 녹색회 봉사어머니들을 아이들 길을 잘 건너 주기를 믿기 떄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이야기를 합니다.
"신호등에 서 있는 엄마가 나 보고 혼자 학교 간다고 씩씩하다고 칭찬해 주셨어...."
"길 건너는데 어떤 형아가 손 잡아 줬어."

아이를 혼자 보낸다고 누가 제게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에 원교육에도 등하교 지도가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청소 도우미 엄마들이 학교 가시는 날 우연히 서류 끊으러 갔다가 저도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도 안 계시는 교실과 학습실, 화장실을 재미난 수다로 청소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또 느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대충해도 될 듯한 걸 엄마들은 아이들이 이거 다 손으로 만지고, 먼지 다 마신다면서
집에서 하시듯이 열심히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보고 계시는 것도 아니고, 청소 못한다고 혼내는 것도 아닌데....
물론 내 새끼 생각해서 그러겠지만 그게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촌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직장맘들 이야기가 나오면서
저희 학교 앞 신호등의 어머니들을 보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학교 다니고 싶은 학교는 우리가 만드는 거라고....
도로에서 먼지를 마시며 서 있는 어머니들이 자기 자식만을 생각했더라면 저렇게 서 있을 수 있을까.
저건 정말 봉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촌지 이야기 들으면 저는 할 능력이 안 되기에 맘이 찝찝할 뿐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주고 안 주고, 받고 안 받고는 개인이 하는 것이겠지요.
다만 주고도 말 하지 말고, 받고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같은 서민들 안 슬프게요.

정말 아침마다 봉사하시는 녹색회 어머니들
그리고 청소 도우미 하시는 어머니들
여기 계신다면 고맙다는 인사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둘째가 어려서 가능하지 않습니다.
둘째가 학교 갈 쯤에는 저도 신호등에 깃발을 든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IP : 125.133.xxx.22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짝짝짝
    '06.3.21 3:41 PM (125.248.xxx.130)

    정말이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하시는 분들은
    분명히 눈에 보이지 않는 덕이 쌓아져 그들의 후세에까지 좋은 일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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