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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머니 아니에요!"

노처자 조회수 : 1,822
작성일 : 2005-12-17 11:19:26
모르는 사람을 불러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럼 가까이 가서 "실례합니다" 정도로 말을 걸면 참 좋을 텐데
왜 생판 남한테 "어머니" 또는 "아버님"이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며칠 전에 동네 수퍼에 갔는데
어떤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어쨌든 젊은 여자 두 명이
저만큼 뒤에서 "어머니! 어머니!"하고
아주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더군요.

저야 당연히 자기네 어머니를 부르나보다 하고
아무 상관없이 물건 고르고 있었는데
허걱!
알고 보니 저를 부르는 거였더라구요!

물론 제가 결혼은 안 했지만 나이가 많아서
제 친구들은 다 학부모이긴 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들하고 나이도 엇비슷한 사람한테...

알고 보니 수입쌀 들어오면 구입할 건지를 알아보는
무슨 조사요원 알바 같더라구요.
둘 중 한 명이 먼저 뛰어와서 질문을 하길래
저는 그냥 '모르겠어요'하고 대답했죠.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이 또 달려오면서 "어머니! 어머니!"하고 외치는 거예요.
수퍼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나 참)
그래서 순간 제가 기분이 확 상해서
"저 어머니 아니에요!"하고 말했는데
아니, 내가 그렇게 목청이 컸나 싶을 정도로
어찌나 큰 소리가 나던지, 제자신도 깜짝 놀랐네요.

그 두 사람이 흠칫하면서 "죄송합니다..."
아뭇소리 못하고 물러나더군요. ㅋㅋ
화난 건 아니었는데 쫌 미안해지면서...

요즘 TV를 보면 리포터들이
여자한테는 무조건 '어머니'
남자한테는 무조건 '아버님'이라고 부르더군요.
이거이거... 시청하면서 '저건 아닌데...'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당하고(?) 보니 진짜 기분 이상하더라구요.
(저는 저한테 '아줌마'라고 부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대답해요.ㅎㅎ)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딱히 뭐라고 불러야 할지, 마땅한 호칭이 없는 것 같아요.
'주부님'이라는 말도 진짜 웃기는 것이고...
그냥 가까이서 작은 목소리로 '실례합니다' 정도만 하고
호칭 같은 건 안 붙이는 게 나으려나.

암튼 어머니/아버님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리 나이 드신 분들한테도요.
방금 '맛있는TV'에서 요리사에게 어머니를 외치는 리포터를 보니
한숨이 나오네요.
IP : 222.110.xxx.23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2.17 11:30 AM (211.215.xxx.77)

    저도 저보다 나이 들어보이는 텔레마케터 아주머니가 어머님 어머님 하면서 말씀하시길래..
    어머님은 내 부모나 친구의 엄마에게 존칭하는거 아니냐고.. 내가 당신 엄마냐고..아니면 당신 친구 부모냐고 그렇게 내가 나이들어보이냐고 얼굴 안보인다고 좀 심한거 아니냐고 그냥 그렇게 말해주었지요.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몰라도 또는 학습지 선생님이나 그런분이라면 몰라도...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웅진인데요..어머님 연수기 있으세요? 하는데 소름 돋아서 혼났어요.

  • 2. 끄덕끄덕
    '05.12.17 11:39 AM (220.85.xxx.112)

    저야 아이가 있으니, 어머니 혹은 애기엄마 그래도 하나도 안이상한데
    아이가 없거나 싱글인분들은 좀 이상하시겠네요.
    정말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주머니?? 미세스??

  • 3. 저두요
    '05.12.17 11:40 AM (218.238.xxx.55)

    길가는데 학습지 선전하는 사람이 어머니 이것 보세요 하는데 전 저 아닌줄 알고 가려했구만 끈질기게 따라와 절 붙잡으며 저라고 확인해주는데 기분이 상하더군요
    결혼 아직 안했어도 나이는 많으니까 그렇게 보이나보구나 하고 애써 이해하고 뭐라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호칭은 거부감이 들어요
    윗분 말씀처럼 텔레마케터도 전화해서 나이보고 무턱대고 사모님, 어머님 하는것도 상당히 기분 나쁘구요
    무턱대고 대충 남들 이런나이엔 이런정도의 사람이니까하고 호칭붙이는거 삼가했으면 좋겠어요

  • 4. 하하
    '05.12.17 11:42 AM (220.117.xxx.55)

    저는 사모님.. 해도 너무 어색해요. 다른 사람이야기인줄 알다가 화들짝 놀랩니다.

  • 5. 아직20대
    '05.12.17 12:05 PM (218.38.xxx.133)

    아직 20대 끄트머리라고 주장하고 사는데요, "아줌마" "새댁" "어머니" 소리 몇 년 째 지겹게 듣고 삽니다. 얼마 전 보일러 수리하러 온 아저씨가 말끝마다 어머니 어머니 하기에 미혼 자취생임을 이야기했더니 눈에 띄게 당황하더라구요. 부를 호칭이 없는지 계속 우물거리다가 계산할 때 얼결에 한다는 말이 "사모님". 인구주택조사하러와서 숟가락 수만 빠진 인적사항 시시콜콜 물어가며 한참 받아적은 통장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젊은 엄마들은 말이 잘 통해서 빨리 끝나."
    일일이 정정하기도 귀찮고, 그냥 넘어갑니다. 자취생 처자인 걸 알면 깔보는 말투로 바뀌거나 어이없으리만치 이것저것 물어대는 사람도 있어서 차라리 그냥 애엄마 행세하고 사는 게 편해요. 그런데 정말 우리말에도 영어의 Ms처럼 두루 쓸 수 있는 호칭이 있으면 좋겠어요.

  • 6. ㅠ.ㅠ
    '05.12.17 12:15 PM (211.252.xxx.2)

    저는 총각네 야채가게만 가면 그 놈의 목소리 큰 총각들이
    "어머니! 어머니! 이것 맞 좀 보세요!" 하는데 왕짜증나요
    우잉...아니래는데 자꾸 어머니래요..입을 꿰매주고 싶어요 엉엉

  • 7. ..
    '05.12.17 12:27 PM (61.84.xxx.94)

    정말 짜증나죠
    게다가 웬 언니..?늙수구레한 아줌마들이 언니 언니하면 소름 돋아요

  • 8. 근대
    '05.12.17 1:39 PM (222.108.xxx.62)

    저는 왜 원글이나 댓글보고 웃음부터 나오는지 모르겠어요.하하하
    저는 애엄마라도 나이차이 별로 안나는 판촉사원들이 어머니, 어머니 하면 영 어색하고 기분이 묘하던데
    원글님은 정말 황당하셨겠어요.
    그리고 ..님 말씀처럼 정말,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비위 안맞아요.

  • 9. 고객님?
    '05.12.17 1:50 PM (211.219.xxx.3)

    고객님은 어떠세요?
    고객님 이것 좀 맛보세요~
    고객님.00제품 보시겠어요?
    고객님 자료질문이 있습니다.
    고객님이 가장 무난한것같은데 맞을까용???ㅎㅎㅎ

  • 10. 그러면,
    '05.12.17 2:27 PM (219.241.xxx.105)

    이것은 어때요,,,
    지나가는 님께,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것이요.
    게다가 아줌마라로,,,
    예전 부터 그렇게 많이들 불렀던 것이지요.
    저도 어머님하고 부르는 요리 프로 봤네요,,, 요즘 세태가 그럴까요?

  • 11. 호칭
    '05.12.17 6:57 PM (221.147.xxx.103)

    대가족이 해체되면서 친척을 부르는 말도 많이 변화했죠.
    사실 아주머니라는 호칭도 숙모뻘 여자친척을 지칭하던 것이
    낯모르는 기혼 여자를 부르는 말로 확대된 것이잖아요.
    모르는 사람도 아주머니, 어머니라 부를 정도로
    가깝게 느끼고 싶다는 소망 아닐까요?(친척의 확장??)
    엄마의 친구를 이모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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