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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홀시아버지에 외며느리입니다.
차로 넉넉잡고 10분 거리임에도 가는 횟수는 많아야 한달에 한번,일이 있어야 두번정도 가게됩니다.
저두 직장생활루 주말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런일로 전혀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시니
맘이 편해 그렇겠지요...
보통의 시댁이라면 저정도의 횟수도 괜찮을지 모르나, 울 아버님은 그 악명높은(?) 홀시아버지 입니다.
우선 집에 딱 들어가면 가스불에 우리를 위해 끓여놓으신 국과, 찌개 ..국은 보통 쇠고기 무국
찌개는 보통 생선지짐같은거...그리고 울 아들을 위한 계란찜...필수..
시댁하면 먼저 생각나는게 난 쇠고기 무국과, 생선조린거 에요...^^
그리고 옆을 보면, 과일 두어가지..이번주는 홍시, 귤, 배, 사과..종류가 좀 많았네요..그러고 보니..
그리고 4살난, 울 아들이 제일먼저 달려가는 냉장고에는 너무 좋아라 하지만 내가 잘 사주지 않는
색색의 우유 (바나나 우유, 딸기우유, 초코우유..종류별루...가끔 검은콩 까지..ㅋㅋ)와, 요구르트
우리가 이번 주말에 가겠노라 말씀을 드리면 꼭 이렇게 준비해 놓으십니다.
만약 전화없이 가면 노발대발 난리 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집에 와서 하나밖에 없는 손주 주실게 없으니 그게 너무 싫으시다구요..
그러니, 평소에 아버님이 저리 갖추어서 드시지 않는건 너무 자명한 일이죠..
방에 들어오니 우리 아버님 작은 찻상에서 밥을 드시던 중이였던지
내가 상을 둘러보자 특유의 수줍은 표정을 지으시며 뒤돌아 얼른 드십니다.
메뉴를 보니 우거지국과, 고등어 조림 한가지...
우리가 안갔으면 쇠고기국 안 끓여두 되셨을텐데..우거지 국은 남아있고, 그거 주기는 뭐하고
그래서 또 잔뜩 끓여놓으시고 남은 우거지국 처리중이셨나 봐요..
그 단촐한 상을 보니 또 마음이 짠해집니다.
아버님 뭐 맛있는거 드세요? 하며 옆에 앉아 고등어 조림 맛있어 보인다는둥, 어쩐다는둥
재잘대면 아버님 후루룩 마시듯 일어서서 서둘러 일어서버리십니다.
평소 말씀이 정말 없으시거든요
그리고는 내가 해온 김장김치를 정리하실라구 냉장고에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러저리 ....
아버님 총각김치는 좀 익혀서 왔어요..그리고 배추김치는 바로 한거구요..어쩌구 ..저쩌구...
울 아버님은 김치해온게 미안하셔서 그것에 대한 말씀은 없으시고 과일 몇가지를 챙겨서
방으로 날 들어가라고 떠미십니다.
늘 그런식이세요..우리 아버님은 ...
처음 결혼해서는 너무 적응이 안되고, 늘 가두 상을 차려서 방에다 가져다 주시는데
내가하는건 겨우 밥을 푸거나, 아버님이 한 국이 짜다구 뭐라하니 간보라고 하시는것
한가지 입니다.
내가 하면 뭐라고 막 뭐라 하시고, 또 가면 이미 다 해놓으신 상태라 내가 할것도 없구..
때론 설것이도 못하게 하실때 많은데 그건 내가 강하게 우겨서(?) 하고 있어요...
밥 먹고 나믄 바로 갈 체비를 하시는데, 우리 친정 아빠 드리라고 사신 니트티 2개
(옷보는 센스가 좋으셔서 울 아빠가 무지 좋아라 하심.. 죄송하지만 울 친정아빠옷은
아버님이 많이 대시는 편...겨울되믄 코트, 파카, 티셔츠는 자주...등등 )
그러면서 친정갈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고 홍시라도 사서 가라고 ,손주 옷하나
사입히라고 지갑에 천원짜리 몇개만 남겨놓고 한사코 쥐어주세요..
이러시니 내가 자주가는것도 너무 부담되고 불편해서 한달에 한번정도만 갑니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우리집으로 오시라고 그래도 일년에 두번이나 오실까 말까...해요..
그렇다고 울 아버님 형편이 좋은것도 결코 아니고, 자신은 못먹고, 안입고 저러시니..
내가 시댁에서 아주~가끔 잘때가 있는데 제일 신났던건 야간일 하시는 아버님 한테 전화해서
그동네 치킨이 정말 맛있거든요...내가 좋아하는 맛..쩝...생각하니 또 먹고싶네요.^^
치킨 사오시라고 하믄 너무 좋아하시면서 아침에 들어오시면서 사오실때..
내가 좋아라 뜯어먹는거 처다보시면서 마냥 좋아하세요...
우리가 잘 살아서 용돈도 드리고 그래야 되는데..늘 이렇게 받고만 사니 ...
남편의 사업실패와, 잦은 이직등등으로 인해 늘 쪼달리고 부채에 시달리는 우리가
늘 맘에 걸려 환갑, 진갑 다 넘기신 분이 지금도 야간경비일을 하시며 한두푼 모으신 돈으로
이렇게 우릴 보살피시니..그래서 자식은 평생 자식인가 봅니다.
남편은 늘 그렇게 일방적인 사랑만 받고 커와서 그런지 그런걸 다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이는 편이지만, 전 그 모습이 눈물이 핑돌고, 이기적인 울 친정아빠(아빠..죄송)에
비하믄 부정이란게 저렇구나 하며, 그 사랑을 많이 느낍니다.
아버님 죄송해요..
우리도 열심히 살아서 그 사랑에 보답할수 있고, 또 지금 너무 힘든것 웃으면서
이야기 할수 있는날이 올때까지 건강하세요..
남들은 홀 시아버지는 너무 힘들다고, 다들 철없는 나를 걱정 하지만 나는 그런거 전혀 몰라요..
오히려 시어머니 없으니 눈치볼것도 없고, 말 나오는것도 없고, 그저 다른어른들 하고
만나시믄 난 우리 며느리 너무 잘봤다구 마냥 웃으시는 울아버님이 좋아요..
그러면서 자기는 같이 절대 못산다구..내가 편할라구 혼자사는거라고 뭐라하는 사람들 있음,
한마디로 입 막아버리시고,...실제로도 같은 동네에서는 살아도 한집은 절대 싫으시대요..
울 아버님 가끔 약주드시면 저한테 전화하셔서 그래요..
"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그럼 수화기 건너의 전 가슴이 뜨거워 지면서 눈물이 핑 돌아요..
대답은 못하고 " 저두 아빠 사랑해요" 속으로 삼키면서..
1. 정말
'05.11.30 7:11 PM (218.157.xxx.23)가슴 따뜻한 글이네요.....
2. ㅠ.ㅠ
'05.11.30 7:14 PM (58.142.xxx.132)너무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피 한방울 안 섞여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ㅠ.ㅠ3. 엉~
'05.11.30 7:14 PM (210.102.xxx.9)저두 눈물이 어느새....
4. ㅜ.ㅜ
'05.11.30 7:16 PM (211.246.xxx.169)에고~ 눈물이 나네요..
마음이 쨘~한 글이에요...
저희 친정아버지도 혼자이신데..딸만 둘이어서
식사하시는 모습이 미래에 저희 친정아버지 모습일거 같아서 맘이 아픕니다..5. 나미
'05.11.30 7:17 PM (210.96.xxx.59)감동적이네요...눈물이 핑그르르....이렇게 따뜻하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항상 너무 바라기만 하든 사람들 속에서 (저를 포함해서) 살다 이런 글 읽으니 목이 다 메입니다..
부럽군요 님....6. .....
'05.11.30 7:41 PM (222.233.xxx.60)홀로 계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서 가슴이 쏴 하네요
7. 가슴이~찡
'05.11.30 7:43 PM (211.207.xxx.56)읽어내려가면서 목이 메이는게 가슴이 찡~하네요.
아들내외와 손주올거 생각하며 음식만들고 먹을거 쟁여놓는
시아버지가 그려지네요.
저렇게 착하신 분이 혼자되셔서 더 가슴이 아프시겠어요.
원글님의 따뜻한 마음도 전해지네요.
제목만 보고 시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려니~~~
시아버지가 원글님을 참 이뻐하시네요.8. 눈물
'05.11.30 7:43 PM (221.168.xxx.112)가슴이 찡하네요.
원글님 지금 마음 그대로 간직하시고 아버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아들 손주 며느리에게 누릴수 있는 행복감 계속 맛보시길 바랄께요.9. 흑흑
'05.11.30 7:45 PM (211.32.xxx.125)가슴이 메여요..흑흑
이거 퍼온글 이시죠? 글이 참 감동적이네요10. qorrha
'05.11.30 7:56 PM (222.99.xxx.192)아버님의 한마디
가슴이 찡~하네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님 생각이 납니다11. 외며느리
'05.11.30 8:10 PM (221.158.xxx.187)저두 외며느리에 홀시아버지(54세)가 계신데 저랑은 너무 반대네요.
술만 드시면 180도로 변해버려 시도때도 없이 집에 찾아와 (10분거리) 며느리고 손자 한테고 이유없이 심한 욕설을 퍼붓고 하지요.
빨래가방 들고오면 일주일에 한번씩 빨래 해줘야구요.
혼자 계셔서 잘해 드려야지 싶다가도 정내미 뚝떨어지게 만들곤하지요.
저희 시아버지두 더도 말고 반만이라두 닮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참 부럽네요.12. 앙앙~
'05.11.30 8:25 PM (58.140.xxx.220)또 울고가자나요............
13. 읽다보니
'05.11.30 8:31 PM (211.215.xxx.248)눈물이 핑도네요
14. 엉엉
'05.11.30 8:35 PM (211.204.xxx.78)울었네요...짠해요...
15. 저두...
'05.11.30 9:02 PM (210.108.xxx.107)뚝.뚝.뚝...
16. 고민맘
'05.11.30 9:02 PM (211.114.xxx.113)어떡해... 아직 퇴근 전인데...
이렇게 주책없이 눈물이 나니-
빨리 부자되셔서...아버님 용돈도 드리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시길
진심으로 정말 정말 진심으로 빕니다.17. 아버님도
'05.11.30 9:04 PM (218.144.xxx.114)님도 너무 따뜻한 사람이시군요. 아버님께서 정말 친딸이상으로 사랑하시네요. 님, 마음도 너무 예뻐요.
18. 마음과
'05.11.30 9:11 PM (222.116.xxx.81)몸에 전율이 느껴지네요. 정말 좋은 시아버님이시네요.
19. 앙칼이버그
'05.11.30 9:24 PM (211.207.xxx.145)주루룩...
20. 슬픈이
'05.11.30 10:04 PM (211.229.xxx.82)맘이 짠 하네요 . 저도 친정 아버지 혼로 계시거든요 . 늘 끼니가 걱정 이랍니다. 시아버님께 잘 해 드리세요. 우리아버지도 원글님 같은 며느리 봤으면 좋겠으요
21. 이게무슨일
'05.11.30 10:30 PM (211.244.xxx.157)전 악명 높다구 해서 깜짝놀랐네요...
님복이지요..
그런분 흔하지 않아요,,
업어드려야 될듯,,22. 너무
'05.11.30 10:45 PM (210.217.xxx.22)부러워요.
그런 시아버님 두신거...정말 복도 많으시지.
원글님도 좋은 분 같구요...다 잘 될 거예요. 화이팅!!23. 영영
'05.11.30 10:51 PM (211.213.xxx.109)감동받아 눈물 흘렸어요
전 시아버님 없는데 원글님도 너무너무 따뜻한 사람이네요
아버님 사랑을 느낄수있는 원글님도 복받아 행복한 날 올꺼예요
힘내세요24. 마음이
'05.11.30 11:01 PM (210.91.xxx.32)마음이 착해지네요.
25. 저도
'05.11.30 11:27 PM (221.166.xxx.197)외며느립니다 ..댓글 다신 위에 외며느리님과 같은처지네요.ㅠㅠㅠ
술만 잡수시면 자식들에게 전화해서 햇던 말씀 또 하시고 반복에 반복이십니다
그러다 욕설에 고래 고래 소리 지르시고.. 우리가 일방적으로끊어야만 끊으신다는 ㅠㅠㅠ
반만이라도 닮으셧더람 좋앗을것을26. 저도 눈물이 핑
'05.11.30 11:44 PM (211.107.xxx.65)전 홀어머니에 외며느리인데 저희 어머님이 지방에 사셔서 자주 뵙지도 못하고
늘 김치며 생선이며 고기며 모두 하나하나 다듬고 씻어서 손질 하신 다음 먹기 좋게 조금씩
얼려서 한달에 한두번 보내주십니다.
아이 어리다고 국 끓이기 귀찮을까봐 국도 얼려서 보내주시고 갑자기 어머님 생각나네요.
사실 친정엄마보다 울 시어머님이 요즘 더 감사합니다.
좋은 시부모님 참 많네요.27. ^^
'05.12.1 12:04 AM (220.81.xxx.94)아버님과 님의 사랑 너무 따듯하고..정겹네요.
님 너무 착하세요....
아버님 건강하시고.
시아버님 결혼전에 돌아가셔서..
친정아빠 생각하며..눈물 흘렸답니다....'
행복하세요 님.....28. 태연박사맘
'05.12.1 12:18 PM (61.98.xxx.5)책임지셔요.
울 아버님 뵙고 싶잖아요.(돌아가셨슴)29. 저두..
'05.12.1 12:33 PM (211.37.xxx.24)친정아빠가 혼자신데..
혼자 식사하시는 대목을 읽으니 딱 우리 아빠예요..
사위들 간다고 하면 이것저것 사다 쟁여놓으시는 것까지..
가본지도 꽤 됐는데 아빠 보고싶네요..ㅠㅠ30. 기쁨이
'05.12.1 1:31 PM (211.185.xxx.1)진 짜 감동이에요. 눈물이 나고 코도 찡찡......
아버님도 넘 좋으시고 그 좋은 분을 알아보시는
며느님도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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