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꿈 키우던 곳, 되돌려 주세요"
[소년한국일보 2005-08-19 13:48]
“어린이 도서관을 되돌려 주세요.”
서울 사직동 어린이도서관 별관에 경찰청 여경(女警)의 자녀를 위한 보육 시설이 들어선다. 이 별관은 도서관 이용자들의 휴게실ㆍ자료실ㆍ교양 강좌실로 활용되는 곳으로, 특히 1층 전시실은 연중 미술 전시회 등이 열려 왔다. 이 소중한 문화 공간이 느닷없이 보육 시설로 바뀌게 된 것이다.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교육청과의 무상 임대 기간이 끝남에 따라 다음 달 초부터 공사를 시작, 먼저 1층을 미취학 어린이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보육 시설로 꾸밀 예정이다.
이 별관 1층은 이미 폐쇄됐으며, 앞으로 방과후반이 운영되면 2ㆍ3층도 내줘야 할 형편이다.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에게 돌아가는 데 있다. 당장 별관에 있던 책을 본관 휴게실로 옮기면서, 어린이 휴게실은 바깥 주차장 터로 밀려나게 된 것. 이 곳에는 파라솔 3 개와 의자 20여 개만 놓여있을 뿐이어서, 날씨가 궂거나 겨울에는 휴게실 구실을 전혀 할 수 없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린이들이 도서관 구하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찰청과 어린이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우리 문화 공간을 빼앗지 마세요’ 등의 사연이 하루 100여 건 올려지고 있다.
권지현(서울 대조 4) 양은 “친구들과 독서 토론하는 즐거움이 컸는데, 100 명을 위해 수십만 명이 피해를 본다는 게 이상해요.”라며 속상해했다.
사직어린이독서연구회도 어린이들을 뒤따라 호소에 나서고 있다. 회원 22 명은 지난 주부터 서울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이 독서연구회 조미환 회장은 “하루 평균 2000여 명, 한 해 70만 명이 이용하는 도서관의 규모를 늘리진 못할 망정 서울에서 단 하나뿐인 시립 도서관의 주요 공간을 강제로 다시 빼앗아도 되느냐?”며, “별관이 어린이들의 공간으로 되돌려지는 그 날까지 서명 운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은 세계 어린이 해를 기념해 1979년 5월 4일 문을 열었으며, 그 중 별관은 1983년 서울지방경찰청 소유로 넘어간 뒤 2000년 10월까지 경찰청조사과에서 써 왔다. 그러던 중 2002년 5월 정부가 서울시교육청에 무상 임대, 6억 원을 들여 지금의 상태로 꾸몄다.
황재성 기자 fotomeister@hk.co.kr서원극 기자 wkseo@hk.co.kr
- "어린이도서관을 되돌려 주세요" 카페 : http://cafe.daum.net/librarylibrary
-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기: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do?no=6111&cateNo=244&boardNo=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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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관을 되돌려 주세요.”
도서관 조회수 : 125
작성일 : 2005-08-22 20: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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