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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이것밖에 안될까요?(민망스럽지만)
며칠전 시댁에 들어갔더랬죠
늘 어머님댁에가면 사먹는 버릇을 하던터라 그날도 뭘 사드리나 궁리하다 갔었는데(요것도 불만이였어요) 저녁차려먹자하시길래 오늘은 왠일?했는데 초저녁에 동네 할머니들하고 팥칼국수 삶아먹었다며 그거 남은거( 양푼이에 가득) 랑 제가 가져간 무우말랭이 반찬에 윗집할매가 준 아가미젓갈 과 먹다남은 된장찌게 신랑먹을 밥한공기 이렇게 주시더라고요
팥칼국수는 부를때로 부러서 숟가락으로 떠먹어야했고요 맛또한 상상에 맡기죠
근데 하시는 말씀이 더 그랬어요 "넌 저녁 잘 안먹데? 대강 먹어라" 그러곤 윗집할매가 준 과일 들고 오셔서 " 과일이라도 먹고 배채워라" 하신겁니다
제가 이러자고 우리부모님 저 공부시키고 시집보내고 맞벌이하면서 사는거 아니였거든요
신혼여행다녀온 첫날 시댁에 들어가면서 엄마가 사준 음식들 정말 박스만 몇박스였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왜냐고요? 큰상까진 바라지 않았지만 닭볶음탕 한냄비랑 밥이랑 먹었어요 것도 그릇에 담은게 아닌 음식하던 냄비채로..... 그 후로도 신랑야근한다고해서 들어가는날 혼자라도 들어가면 대강먹자며 시장통에서 김밥두줄사다가 맨 바닥에서 먹은거 이것저것 생각하면 제가 왜 사나 싶어요
그런다고 제가 안해줬다면 상관없죠
저희 반찬하면서 어머님께 챙겨다 드리고 생신이며 전부 음식해서 드리고 냉장고 한번씩 열어보고 장도 봐다드리고 맛있는집 알면 모셔가고
내일이 어머님 생신인데 음식하기가 싫어서 그냥 사먹을려고요
제가 그저 참고 넘겨야 하겠죠? 먹는게 참 민감하게 받아지네요 ㅋㅋ
음식해야겠죠? 안하고 넘긴 제가 더 답답할테니까
1. ....
'05.8.22 6:08 PM (222.109.xxx.109)그래도 결론을 보니..^^
꿋꿋하게 무던하게 잘 이겨나가실 분 같아요..^^
맘씨도 고우시구요..^^
노인네께서 그러시려니 하세요..^^
힘내세요...화이팅!!!2. ..
'05.8.22 6:08 PM (220.90.xxx.241)그 심정 이해갑니다.
우리 엄마가 음식솜씨 좋기로 소문났고 무슨일 있으면 혼자 밤새워 수십가지 음식을 만들어 놉니다.
우리시댁 갔더니 종가집이지만 엄청 간단하게 해먹습니다. 상위에 반찬 다섯개 이상 올라간거 못
봤습니다. 처음엔 서글펐지만 이젠 음식 안해서 좋고 설겆이 간단해서 좋고 ..시댁가도 부담 없습니다.3. 원글이님 말씀
'05.8.22 6:12 PM (61.37.xxx.130)하시니까 생각이나는데 제친구 시모도 그런대요.
명절이나 제사때 제친구가 고기사가면 냉장실에 던져놓고 풀때기만 준다고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우리 아들은 고기 안좋아해. 고사리만 좋아해 하면서..전에 파출부했다는 시모는 양념도 정말 못먹게 해놓는다고
또한 그릇도 제대로 안딱아서 때낀그릇에다가 때낀 수저에다가 ..시댁서 밥먹으면 도닦는 느낌으로 먹는다고 하더군요4. ....
'05.8.22 6:25 PM (211.216.xxx.125)저도 시댁가면 그려려니 해요.
제자신이 초라해지는건 말할것도 없거니와 남편이 얼마나 무시되는지,
그런 엄마한테서 뭘 배웠을까? 하는 ......
이젠 시댁에 갈때 제가 먹고올거 싸가지고 가요. 한끼는 떡국 끓일거, 한끼는 미역국 끓일거 ,
김치등등. 딱 우리식구 먹고 올거........위분도 말씀하셧지만 나름 장점도 있어요.(남편도 가기 싫어해요)5. 나중엔..
'05.8.22 6:26 PM (203.251.xxx.137)편하실지도 몰라요^^ 글보니깐 결혼하신지 얼마 안되신 것 같은데..시댁가서 거창한 요리 해먹으려면
더 힘들어요..저 위엣분 말씀처럼 어른이니..그러시려니 생각하시구요..저희 시댁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저 아무것도 잘 몰라서..같이 음식할 때.."어머니 이것 어떻게 썰까요?" 여쭤보면 항상 이러십니다.
"아무따나 썰어라..어디 갖다 바칠것도 아닌데.." 저는 그 말씀이 왜 그리 웃음이 나는지요..
여기 키톡과는 아주 반대되는 성향이죠? 이건 참 주제를 벗어나는 얘긴였구요.
첨엔 저희 시댁가니..어머니 바쁘신(가게 하시거든요) 와중에 항상 육해공군 반찬을 다 주시더군요.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지금은 그냥 있는 반찬에 대충 먹는데..더 맘이 편해요^^6. 화이링
'05.8.22 6:35 PM (211.215.xxx.202)시어머니, 남편, 친구,,,,서운한거 곱씹어봤자 한이 없고 결국 내 마음만 다치더군요.
서운한 맘이야 누군들 없겠습니까....
원글님, 너무 깊이 생각마시고 그려려니 하면서 마음을 굳세게 잡수세요.
살다 보면 앞으로도 벼라별 일 많습니다만 왠만한 일에는 안 흔들리련다...이렇게요.
그리고 위에 님, 아무따나 썰어라는 시어머니 말씀 정말 재밌네요.
어디 갖다 바칠 것도 아니라면서? ㅋㅋㅋ
고부간의 정겨운 한 풍경이 그려져서 제 마음도 즐거워집니다.7. ...
'05.8.22 7:18 PM (211.223.xxx.74)원글님을 무시해서 그런게 아니라..원래 먹는걸 그리 험하게 먹는 집이 있습니다.
그 집안 습관일 뿐이에요. 제 친정이 그랬어요.
제 친정은 시집간 딸이 사위랑 가면...3일은 된 식은밥 주거나..그것도 없으면
직접 밥해먹으라고 합니다.후후.....반찬? 새로 해주거나 이쁘게 담아주는거
당연히 없습니다. 사위한테 그러니 며느리한테도 뻔하죠.
올케의 친정은...무지 깔끔하게 잘 차려먹고 사는 집이더군요 사돈어른이
요리사 뺨치게 음식을 잘하고 이쁘게 차리구요. 그런 집에서 막내딸로
엄마가 차려주는 밥만 먹고 시집온 올케가...시집와서 시집에서
어떤 기분일지.....저도 잘 알지요.
그냥 그집 분위기일뿐 좋다 나쁘다 할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그러니 원글님 무시당했다고 여기거나 그러진 마세요8. 그래요
'05.8.22 7:53 PM (221.162.xxx.191)우리시댁도..신문지가 무슨 밥상인양.. 접시대신 깨진스뎅쟁반.. 접시는 무겁다고 두고 안쓰셔요 처음엔
정말 한숨만나왔어요 울신랑도 불쌍하고 그런데 지금은 신경 껐어요 오래된습관을 제가 하루아침에 고칠수도 없고 그게 편해서 사시니 어쩔수없죠 같이살던 6개월이 6년인듯했죠 그래서 지금은 한풀이라도하는듯 식탁에서 모든 세트 갖춰먹어요 울신랑 좋아하는모습때문에요9. 원글녀
'05.8.22 8:07 PM (211.208.xxx.64)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한결 좋네요 그래도 전 할도리 해야될거같아 시장보러 가야겠어요
다들 넘 감사해요10. 하하하
'05.8.22 11:24 PM (222.98.xxx.107)읽다가 재미있어서 저도 보태야겠어요.
저희 시어머니도 만만치 않아요.
결혼후 추석이 되어서 13시간 걸려 전주 시댁에 내려갔는데
밥상을 차렸는데 보니까 플라스틱 반찬통에 먹다가 만 반찬들,
씻어서 여러번 쓴 나무젓가락들(압권 아닙니까?)
그러면서 은젓가락 있는데 귀찮아서 안꺼낸대요...
그런데 지금은 며느리, 사위 여럿이 있으니 조금 고쳐지긴했어요
그러나 지금도 고쳐지지 않는 것- 음식의 원재료를 삶거나 데치기만 해서 초고추장
찍어먹는 반찬들 정말 싫어요
저는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반찬이 채소가 많이 들어간 부침개인데
시어머니는 귀찮아서 못한대요11. ...
'05.8.23 12:49 AM (218.234.xxx.60)하하하님
저는 전주분들은 모두 한정식으로 차려 드시는 줄 할고 있다는,,,,
그 쪽이 워낙 음식 문화가 남다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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