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비가 왜 샜나 했더니만...[펌]

[흠...]

삼성물산 시공능력 흔들리나



석진환 기자  

소양강댐 터널공사서 잇단 사고
싱가포르 30층 빌딩도 부실시비
건교부 종합평가 2년째 1위 무색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하고 있는 소양강 다목적댐 보조 여수로 터널공사 현장에서 지난 3월과 4월 터널이 무너지는 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30층짜리 고층빌딩을 부실 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져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교통부의 시공능력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삼성물산으로서는 나라 안팎으로 악재를 만난 셈이다.

터널공사를 발주한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여수로 제1터널 사고가 처음 난 시점은 지난 3월27일이었고, 사고 규모는 290㎡였다. 이어 17일 뒤인 4월13일에 비슷한 위치의 제2터널 공사 현장에서도 1500㎡ 규모의 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사기간 지연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물산은 사고지역 지반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8월 말 공사 재개를 목표로 보강공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여수로 터널 공사는 수자원공사가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으로 1603억원에 발주한 건으로, 집중호우 때 댐의 물을 추가로 방류하기 위해 직경 14m, 길이 1280ｍ, 1200ｍ짜리 터널을 뚫도록 설계됐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물산 쪽은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약한 지반을 만나면 당연히 물을 퍼내고 보강공사를 하는 것으로, 터널공사의 통상적인 과정”이라면서 “공사가 끝난 상태도 아니고, 공사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 쪽도 낙반(터널 상부에서 돌 등이 떨어져 내리는 것)이 좀 생겼다고 해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발주처의 감독소홀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일단 삼성이 종합적인 보강공사 계획을 세워오면, 우리 나름대로 철저하게 검증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 공사는 이를 위해 학계와 전문기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도 구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 터널설계 전문가는 “터널 공사 때는 병원에서 하는 시티(CT) 촬영처럼 지반의 단층촬영을 하므로, 삼성 쪽이 지반조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연이어 난 사고 시점에 비춰보면 약한 지반을 발견하고도 대처가 늦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산하 건설청으로부터 싱가포르의 금융 중심지 래플스 플레이스 거리에 30층짜리 오피스 빌딩을 지으면서 지반공사 규정을 어겼다고 고발 당한 바 있다. 콘크리트 말뚝이 지반을 뚫고 최소한 5m 이상 내려가도록 지반공사를 해야 하는데 73개 콘크리트 말뚝 가운데 66개가 규정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빌딩은 현재 0.1도 기울어진 상태이며 200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사전입주허가서를 발급해주지 않아 현재 아무도 입주하지 않은 채 비어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규정대로 공사를 했지만 건물 부지가 연약층 매립지여서 1cm 정도 부동침하가 일어난 것”이라며 “2003년부터 지반 보강공사에 들어가 2006년 2월에는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건설이 단순 시공이 아닌 설계까지 일괄적으로 맡았기 때문에 연약지반 등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설계시 충분히 반영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기사등록 : 2005-08-02 오후 06:23:57기사수정 : 2005-08-02 오후 06: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