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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맞기^^

김흥임 조회수 : 1,659
작성일 : 2004-10-01 13:19:20

추석 전날이었네요.
신랑 차롓상 얼추 그림 그려 두고
급히 엎어지면 배꼽닿을 거리인 친정으로 갔죠.

올케언니들이나 올케아우님이 만두나 송편 빚는걸
두려워 해요
예전에 신랑생전에야 고아 신랑 덕에 명절이면
당연히 처가로 가는게 길들여 졌고

곰같은 제 성격 탓에 세시간이고 다섯시간이고 앉아 뭘
만드는걸 잘 하느지라 저랑 제 큰 강아지가 만두며 송편
만드는 담당이었거든요.

미리 말해뒀어요
큰 언니한테...

언니야
내 빚을 송편은 남겨 두시구랴

얼렁 가 송편 두어시간 빚고
두통이 살짝 오길래
무심결에
언니야 두통약 있냐고 질문만 해두고 까먹었어요.

제가 조류걸랑요^^

한참을 작은 올케언니 무릎에 누워 작은언니가 뽑아 주는
흰머리칼 헤아리고 있는데
큰언니가 부르네요

약먹으라고

큰언니가 들고 있는 약 숟가락 보고 눈물 들킬뻔 했잖아요
제가 알약을 먹으면 체해 버리든지 목에 걸려 토해 버리는지라
알약 먹을땐 그 약을 바나나라든지 빵이라든지 김치에 말아
꿀꺽 하거든요.

나이 사십 넘은 시누이가
그 약먹고 체할세라 수저에다가 약을 올려
곱게 뽀샤서
분말형태로 만들어
물을넣어 손가락으로 저어
시럽형태로 만들어 들고와
먹으란 겁니다.

사람생을 걸만큼 소중한일들도 실상은 참 작고
사소함에서 출발하는거란 생각 종종 하고
또 늘 배워 가며 삽니다.

저 돌맞아도 그냥 이렇게 살래요^^
IP : 221.138.xxx.6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개비
    '04.10.1 1:24 PM (221.155.xxx.70)

    돌맞아도 행복하시겠어요.
    늘 많은걸 배우고 느낍니다.
    저 자신 다시한번 돌아보는 좋은 글 항상 감사 드려요.

  • 2. 딸기
    '04.10.1 1:25 PM (211.205.xxx.213)

    신랑생전 이라는 단어가 왜이렇게 슬프게 보이는지..울컥 했네요..
    님도 마음이 좋으시니까 올케분들이 그러실꺼예요...
    정이라는건 한쪽에서만 준다고 좋은게 아니니깐요...
    저도 좋은 올케가 되고 싶은데...
    시누가 협조를 안하네요..성격이 너무 안맞아...

  • 3. yuni
    '04.10.1 1:31 PM (211.210.xxx.139)

    사람살이 작은일에 감동받고 작은일에 맘에 생채기 입는건데...
    항상 느끼지만 참 예쁜 시누이 올케 사이 같아요. *^^*

  • 4. 마농
    '04.10.1 1:34 PM (61.84.xxx.22)

    받는 사람이 맘을 알아주면..주는 사람은 더 고맙고 흥이 나지요.
    작은 배려에 눈물 나올 정도로 고마워하는 시누이를
    세상 그 어떤 올케들이 이뻐하지않을까요?

  • 5. 로렌
    '04.10.1 2:03 PM (211.53.xxx.176)

    닭살 돋는 부부지간 얘기만 돌 맞는줄 알았는데 시누올케지간도 이젠 돌 맞는건가요 ?
    사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올라올수록 좋죠 머 ...
    김흥임님 가족간에 정이 남다른거 같아요 ..
    돌 날릴 생각 ....전혀 없으니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ㅎㅎ

  • 6. 크리스티
    '04.10.1 2:09 PM (203.255.xxx.118)

    사람생을 걸만큼 소중한일들도 실상은 참 작고
    사소함에서 출발하는거란 생각 종종 하고
    또 늘 배워 가며 삽니다.

    이 말에 정말 살짝 눈물이 고이네요
    흥임님의 글은 언제나 마음이 따뜻하네요

  • 7. 작은아씨
    '04.10.1 2:09 PM (221.140.xxx.212)

    흑흑 감동입니다..

  • 8. 마시오에
    '04.10.1 2:13 PM (222.115.xxx.127)

    참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기분이 흐뭇해지네요.
    감사하며......늘 건강하세요.
    저도 흰머리 무지 많아요.....젊은나이에...에휴~

  • 9. chane
    '04.10.1 2:13 PM (152.99.xxx.22)

    가족간의 사랑이 보입니다.

  • 10. 헤르미온느
    '04.10.1 2:56 PM (61.42.xxx.86)

    ^^...........

  • 11. 다솜이
    '04.10.1 3:21 PM (210.90.xxx.4)

    가족간의 사랑이 제일이지요~~너무너무 이쁘십니다

  • 12. 빈수레
    '04.10.1 4:55 PM (218.235.xxx.90)

    부러운 것인지 내가 그렇게 받게 못한 것이 후회랄까 그런 것인지...어쨌거나간에...눈이 뜨근해지네요, ^^;;;

  • 13. 모란
    '04.10.1 7:41 PM (220.118.xxx.45)

    배를 시계 방향으로 마시지 해 주고
    항문을 오일 발라서 맛사지 해 주면
    아기가 배변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오일은 베이비 오일이나 올리브 오일을 쓰면 괜찮아요.

  • 14. 해보성우
    '04.10.2 6:36 AM (221.150.xxx.34)

    글들이 너무 따뜻해서 이불삼아 덮고싶네요..
    저 김흥임님 팬입니다...

    사람생을 걸만큼 소중한일들도 실상은 참 작고
    사소함에서 출발하는거란 생각 종종 하고
    또 늘 배워 가며 삽니다.

    마음에 와 닿네요..
    김흥임님은 뭐하시는 분일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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