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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제 생각인데요...
우선 강금희님의 글내용을 확인해보자면-------------
한달 후에 독서경시대회를 나가게 되었고
그 필독서에 '청소년용 토지'가 포함되어 있어
한달만 그 책을 읽혔으면 하는데
아이는 청소년용이 싫다면서
그 먼 도서관을 가서 원본을 읽겠다고 한다는 거, 맞지요?
조심스럽게 제 의견을 올려봐도 될까요?
(굉장히 주관적이고 단편적이며 깊이도 얕은 생각입니다. ㅎㅎ)
1. 우선 '청소년용' '아동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들이 전반적으로(제 생각엔) 문제가 많습니다.
작가의 정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은 원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청소년용',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등등의 이름을 붙인
대부분의 책들이 원작의 문학적, 예술적 완성도(문학외 지식책 포함)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저급한 수준의 소위 '짝퉁'을 만들어 내어 어린이(청소년)의 눈앞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이것에 '책은 (무조건) 많이 읽는 게 좋다' '우리 애는 이런 책(서명이 알려진 유명한 책)도 읽는다'는
어머니(책값을 지불하는 당사자)들의 정서에 출판계는 그 시장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엄청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거든요.
(아.......... 말하면서 말이에요.
막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거에요.
제가 짧은 생각 가지고 너무 나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요.
벙ㄹㅓㅇ벌렁, 미치겠네.)
2. 다만 청소년용 '토지'는 대부분의 다른 교정본에 비해
(1) 원작자가 직접 썼다는 것(확실치 않은데... 맞을거에요)
(2) 돈에 눈 멀어 출판사 의도에 말려들지 않을 작가라는 믿음(이거, 굉장히 주관적인 생각이에요)
이것 때문에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해왔어요.
그간의 '청소년(어린이용)' 딱지 붙은 책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좀 있었거든요.
문제는... (결정적으로..^^;) 제가 아직 그것(청소년용 '토지')를 읽지 않아서
'제가 읽어보니 이 건 이렇네요...'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가 없다는 거에요.
만약, '청소년용 토지'가 진짜 그간의 '짝퉁'들과 달리
새로운 '청소년용 도서'의 장을 열었는가... 하는 기대 반, 걱정 반... 그런 마음이거든요. 제가.
3. 도서경시대회...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서와 관련한 어떤 대회도 '걱정과 우려 95%'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뭐, 좋은 독서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좋지는 않지만 필요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그래요.
(제가 모르는 다른 의견도 또 있겠죠.)
뭐, 많은 얘기를 쓰기는...
지금은 , 쫌 그렇네요.
4. 어쨌든 이 상황에서 제 의견을 정리하자면...(누가 의견 달라고나 했나... 계속 걱정!)
(1)도서관 가는 것, 그냥 가게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독서'를 넓게 보자면 '책과 만나는 모든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번의 버스를 타고 시간을 쓰며 가는 일이 확장된 의미의 '독서행위'라고 보는 거지요.
게다가 자녀분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면 너무너무 기특한 일이잖아요.
엄마가 '얘, 이거 좋은 책이라더라.'하고 책상 위에 던져주시는 책과
도서관 찾아보고 헌책방 찾아보며 만나게 되는 책은
똑같은 책이더라도 '결코!!!' 같은 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2)그리고 독서경시대회를 위한 책읽기를 너무 강조하시진 않으셨으면 좋겠구요.
(이미 그런 생각이신데 제가 괜히 오지랖 넓은척하는 건 아닌지...ㅎㅎ)
(3) 다만, 사람마다 모두 환경과 상황이 다르고 또한 그에 대한 관점도 틀리니
무엇보다 강금희님과 자녀분의 종합적인 판단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저는 그냥 제 의견을 '이런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조용히 말씀드리는 거구요.
(4)자녀분한테 꼭 전해주세요.--이건 꼭이요!! ^^
'얼굴 모르는 어떤 언니가 너 참, 이쁘다고 그러더라.'라고 말씀해주세요. ^^
(이 말 쓰면서 벌렁거리는 거 좀 가라앉고 입가에 웃음이 헤벌쭉~!)
말이 많았네요.
큰 도움이야 안되겠지만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 써봤습니다.
흥겨운 추석, 보내세요. 꾸벅.
1. 강금희
'04.9.25 11:58 AM (211.212.xxx.177)우선 진솔한 얘기 고맙고, 참 많이 공감이 갑니다.
추석 밑이라서 길게 얘기 못하고 간단히 제 입장을 얘기합니다. 성의가 고마워서,
1. 너무나 정확한 지적입니다. 벌렁, 멈추세요.
2. 아이가 청소년 토지 싫다는 건 다른 욕심이 있어서예요. 여지껏 엄마에게 많은 책을 사달라고 했었고 앞으로도 사고 싶은 책이 무지 많기 때문에 그 다른 책들을 위하여 딴에는 보류해두는 겁니다. 제가 사주겠단 말을 여러 번 했었는데 굳이 싫다고 하드만요.
3. 독서경시대회가 아니라도 책을 많이 읽는 아이입니다. 이번 대회는 독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 덕분에 학교대회에서 다른 아이보다 성적이 낫게 나온 모양이고 그 결과로 도대회에 참여하는 거라죠. 평소 같았으면 공부 시간 빼앗겨가며 책 읽어야 한다고 대회 나가는 것 만류했을지도 모르는데 다행히 중3으로서 영향력 있는 시험인 중간고사 끝나고 행사가 있대서 그러라고 한 겁니다. 동기야 어떻든 책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책 좀 고만 보고 공부 좀 해라, 고 아이를 윽박지르는 무지막지한 엄마입니다. 공부는 하프선상을 넘나드는 아이이니 제가 걱정을 안할 수가 없지요. 잘못하면 고등학교 입학이 위태롭거든요.
4. 첨에는 짧은 기간에 많은 책을 읽어야 하니 시간 낭비일까봐 도서관 가지 말랬는데 인웅둥님 얘길 들으니 정신이 번쩍 나네요. 그렇군요. 실속에만 집착하는 속물이 되다 보니... 평생 배워야 해요. 책일기 강조하는 게 아니라 만류하는 엄마라는 건 앞서 얘기했고... 아이에게 님의 말 꼭 전하겠고, 올린 글 정독해보라고 권할께요.
갈비탕 보러 왔다가 반가운 마음에 저도 말이 많았네요. 님의 집 제사 풍경 보니 저희랑 비슷하던데, 모쪼록 즐거운 명절이 되시기를 빕니다. 저는 몸은 고달퍼도 남편과 아이가 많이 도와주고 시모와 시숙모님께서도 아주 많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맘은 고달프지 않습니다.
큰도움이 되었습니다. 日日是好日 日日是新日2. 오라버
'04.9.25 12:34 PM (211.212.xxx.177)네 저는 '강금희'님의 아들인 '오라버'라고 합니다
이모님(!!!!)안녕하세요..
이렇게 써 주신글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새롭게 감동을 받으신 같군요..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 얼마나 될지...
감사합니다.3. 인우둥
'04.9.25 1:15 PM (221.155.xxx.14)어맛, 오라버님!!!
이모라뇨~!
제 막내동생은 중1이라구요.
앞으로 이모라고 하면 혼내줄꺼야요!!! ^^
'누나~!'라고 하세요. ㅎㅎ
(누나...인데 '오라버'님이라고 불러야하는군요. ㅋㅋ)
강금희님, 오라버님 (^^)
그외 이 글 읽으셨던 모든 분들...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 되십시요.4. 사랑가득
'04.9.25 1:44 PM (68.227.xxx.167)강금희님...아드님 아이디만 보아도 강금희님은 걱정하실 필요없는 듯 합니다.
요즘 통신상황에 넘 재치있는 아이디네요...^^
추석 잘 보내세요!!5. 지나가다
'04.9.25 11:59 PM (221.151.xxx.85)청소년 토지 작가가 직접 쓰지 않았습니다. 무슨 교사모임 같은데서 쓴 걸로 되어 있던데요.
6. 인우둥
'04.9.26 9:41 AM (221.155.xxx.14)앗, 그렇군요.
제가 미처 확인도 하지 않고 썼습니다. '지나가다'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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