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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은 것도 병이죠

김흥임 조회수 : 1,344
작성일 : 2004-08-17 10:25:12

봄햇살이 한가로이 골목에 뒹구는 어느 날이었어요

시장을 다녀 오는데 어느집 쓰레기통에 고무 나무 가지가
버려져 있더라구요.
가여워서 얼른 주워왔죠

그래본들 맘만 천사지 식물들 제손에 쥐어 지는 날이
사형선고 확정일인데 말입니다
늘 정성이 지나쳐서 화분들을 저승으로 보내거든요

다행인가
저앤 나랑 통해서 내 맘을 읽어 버렸나
작은 화분에 심어 두고 매일 들여다 보고
물주고 혼자 중얼 거리며 인사하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며칠이나 지났나 몰라요
언제나처럼 그 화분을 들여다보는순간
꺄~~~~악
소리 쳣더니 두 강아지가 달려 오더라구요
고무나무 가지에서 새 잎이 올라온것좀 보라고 ...

그제 였어요
예의 언제나 처럼 밥보따리 챙겨 들고 땀 방울 후두득 흘리며
아부지 간병하러 병원가는길 정류장으로 향하는데
누군가가 화분이 깨졌다고 깨진 화분에 난을
통채 길가에 버렸네요.

전 그리 냉정 할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화분정도 깨 졌다고 정든 난 까지 미련 없이 버릴수 있는
그 차가움이...

허둥거리며 그 난을 다치지 않게 감싸안고
집으로 되 돌아와 집으로 들어 갈시간은 안되고
창을 두 들겨 큰강아지한테 뿌리만 감싸 두라 부탁하고...

이제 2차 항암치료전 체력 보강차 퇴원중이신 아부지 덕에
얼마만에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어요.

단골 화원에 가서 우리집에 버림 받은 고아란이 있는데
난 화분엔 뭘 넣어 줘야 하냐 물으니 웃으시네요.


얘도 내 맘을 알아주고 내 식구로 살아 남아 주면 좋겠는데...

새로 산 화분에 나무 껍질 채워  심어 주니 날 보고
웃어 주는것만 같은데 모르겠어요.

여름의 끝자락 만끽들 하시와요^^


IP : 221.138.xxx.11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윤마미..
    '04.8.17 11:16 AM (221.158.xxx.6)

    ㅎㅎㅎㅎ
    글을 읽으면서 그 모습이 상상이 되어..흐믓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저도 닯아야겠네요..

  • 2. 소금별
    '04.8.17 11:49 AM (211.207.xxx.47)

    중병이시네요.. 그런데 어쩌죠.. 그병은 불치병이랍니다..
    고치려하다간 더 큰 병을 얻게되구.. 걍 그렇게 즐기시는게 좋을성 싶은데..
    감당하시겠어요..??
    강아지들이 잘 도와줄테니.. 걱정마시고.. 새로 맞은 난식구도 건강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김선생님.. 그 병은 어쩜 유전이 될성 싶은데.. 클났네요..
    정이 많은 그병은 또 전염성도 강한데..
    제가 그 병을 조금 덜어가도 될런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지윤마미님도 전염됐나봐요... 정말 클났네요..

  • 3. 쵸콜릿
    '04.8.17 12:33 PM (211.35.xxx.9)

    오랫동안 안보이셔서...궁금했어요 ^^

  • 4. 청포도
    '04.8.17 1:15 PM (203.240.xxx.20)

    꼭 우리 언니 같으시네요.
    베란다에 넘쳐나는 화초들은 언니가 돈주고 산게 하나도 없데요.
    길가다 버려진것들 주워다 화분에 심고 거름주고 키운것들이죠.
    화초나 사람이나 꼭 같다는걸 저도 화초 키우면서 느낀답니다.
    그 녀석들 예쁘게 잘 키우세요.

  • 5. 푸른바다
    '04.8.17 1:53 PM (221.158.xxx.168)

    마음이 너무나 예쁘시내요 아이들이 그런 따스한 마음을 배우게 되쟎아요다른게 교육이 아니라 우리가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 중요하다고 봐요

  • 6. 이론의 여왕
    '04.8.18 12:46 AM (203.246.xxx.211)

    저는 동물보다 식물이 더 무서(?)워요.
    숨쉬고 보고 듣는 게 막 느껴지거든요.
    그나저나, 아버님 쾌차하시길 빕니다. 김흥임님도 늘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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