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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누나...ㅠ.ㅠ

Ellie 조회수 : 1,215
작성일 : 2004-07-08 14:18:32
저랑 제동생 관계는 아주 이상하다지요.
흠...
부모님도 인정 하신것...오빠같은 동생... 동생같은 누나... 두살차인데 말입니다.
혹이라도 제가 무슨일이 생기면 부모님보다 동생한테 먼저 전화하게 됩니다.
그럼 동생이 어른스럽게 한마디하지요.
"누나야. 우선 한숨자고, 내가 여기서 어떻게 알아볼께... (혹 돈이 좀 들어가야 할 문제면, 짜식... 지가 사고친것처럼 위장하고 저한테 한번 붙여 준적도 있어요..ㅠ.ㅠ)"
그렇게 많이 의지합니다.

제동생이 성인 군자냐구요? 흠. 그건 아닙니다.
원래는 엄청 쪼잔한테 이상하게 큰일앞에서는 담담해지는 형이 맞겠군요.

여하튼 저나 제 동생이나 고집도 무진장 세구요, 성깔도 있답니다.

몇일 전이 였어요. 제가 동생한테 전화를 했지요.(밖에는 비도 오고, 주말이라서 친구들은 아무도 없고...심심해서 걍 동생한테 했는디...ㅠ.ㅠ)
막, 이야기 하는 도중에 이놈이 한마디 하는거에요.
"그런 쓸데 없는 소리 할려면 끊어라. 전화비 아깝다."
얼마나 서럽던지, 전화에다 대고 막 퍼부우면서 울었어요.(솔직히 쓸데 없는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제 동생 목소리가 듣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했는데...)
그러고는 끊었지요.

너무 심심해서뤼(요즘 부모님이 많이 바쁘시걸랑요.) 티비도 틀어보고... 이리저리 뒹굴 뒹굴 하는도중에 전화가 왔더랍니다.

"누나야... 내가 잘못했어. 아직도 화 많이 났어? 이제 그만 풀고.. 콜렉트콜로 전화해서 쓸데없는말 해도 이제 화 안낼께."

허걱, 저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숨고 싶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많이 꽁~ 해가지고 서뤼, 아빠랑 통화하면서도 동생 뒷다마 까고, 엄마랑 통화하면서도 동생 뒷다마 까고...
뭐, 제 동생 성격에 엄마랑 아빠가 압력 넣어서 먼저 사과할 놈은 절대로 아니구요.
누나라는게... 나이 2살이나 더 먹은게 그렇게 속 좁게 굴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미안하더라구요.
흠.. 내가 먼저 동생한데 화풀라고 애굘(?) 부렸어야 하는건데....

쓰고 나니깐 제 마음을 글로 다 표현 하지 못한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걱정되는건... '흠. 저놈이 나중에 지 마누라 생겨도 나한테 소홀해 지면 안되는데..'라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쩝.

(보너스로 제동생이 남긴 엄청난 말들 올립니다.)
일화1)제가 말이죠, 주특기가 짝사랑이걸랑요. 소심해서 찔러보지도 못하면서..
한날은 그랬지요.
"아우야.. 이 누님이 말이지, 맘에 콕 찍은 사람이 있는데 골키퍼가 있단다... 한번 해볼까? ^^;;"
동생왈..."골 넣어도 키퍼는 절대로 안바뀐다. 그냥 가만히 계시지..."

일화2)제가 한때 살뺀다고 난리 쳐서뤼.. 식구들 외식하는데 꾸욱 잘 참고 잇엇는데, 동생 한마디에 넘어갔습니다.
"세상모든 여자들이 자기가 살빼면 이뻐질줄 알고 죽을동 살동 굶걸랑... 근데 말이지, 원판 불변의 법칙은 화장발에만 적용 되는게 아니라는 말이지. 이뿐애는 살쪄도 귀엽고, 못난 니는 살빼도 원판 절대 안변한다. 고마~ 먹고 싶은거 무라...." ㅡ.ㅡ;;
IP : 24.162.xxx.17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eawoman
    '04.7.8 2:29 PM (169.140.xxx.38)

    ㅎㅎㅎㅎ 원판불변의 법칙

  • 2. 만세만세!
    '04.7.8 2:36 PM (221.149.xxx.251)

    저도 세살 아래 남동생한테 참 많이 의지하는데요~
    그 넘 여자친구 하고도 잘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근데 결혼을 앞둔 제 친구 하나는...
    신랑될 사람이랑 그 누이랑 사이 좋은게 영 못마땅한가봐요ㅠㅠ
    그러면서 저 보고도 "네 동생 여자친구는 실은 너 싫어할지도 몰라...." 그러더라구요ㅠㅠ
    언제가 제 동생도 그넘 마누라 것이 될거라는 것을 인정해야할듯..
    남동생 참 좋은데~ 그쵸?!

  • 3. 키세스
    '04.7.8 2:36 PM (211.176.xxx.127)

    어머!!! 넘 남자답고 멋있어요. ^0^
    이상형의 성격을 이제서야 찾다니 안타까워요.
    제가 15살만 어려도 도시락 싸서 쫓아다닐텐데...

    고마~ 먹고 싶은거 무라... ㅋㅋㅋ
    말하는 거 보니까 완전히 오빠네요. ^^

  • 4. Ellie
    '04.7.8 2:40 PM (24.162.xxx.174)

    원판불변의 법칙... ㅠ.ㅠ 제 동생 말에 따르면 성형도 원판 불변의 법칙이 어느정도 적용 된다는... 원래 골격이 괜찮았던 애는 성형하면 더 이뻐지고, 아닌애는 성형하면 성형 부작용이 된다는...^^;;
    저도 제 동생 무진장 사랑하는데 저보다 더 사랑해줄 아릿다운 여자를 언젠간 만나겠지요... 흐미~ 저도 제동생 보다 더 믿음직 스러운 남정네 만나야 되는데...ㅋㅋㅋ
    먹고 싶은거 무라... 이거 새벽 2시 둘이서 신나게 오락하다가... 라면 2개 끓여 와서도 하는데... 정말 악마의 유혹이라고...ㅠ.ㅠ

  • 5. 깜찌기 펭
    '04.7.8 2:52 PM (220.81.xxx.195)

    제 남동생도 언제가 진실로 내가슴후비는 나쁜 친구랍니다. --*

  • 6. Ellie
    '04.7.8 3:01 PM (24.162.xxx.174)

    펭님, 혹 어렸을때 오빠 있었으면 안그랫어요?
    대부분 남동생있는 사람들은 어렸을때 오빠 타령 많이 하더라구요.
    (나만 그랬나? ㅡ.ㅡ;;)

  • 7. 달개비
    '04.7.8 3:10 PM (221.155.xxx.120)

    사이좋은 남매!
    보기 좋아요.
    근데 정말 장가 가면 많이 달라지는것 같더만요.
    누나는 여전히 동생 챙기는데 동생은 누나 안 챙겨요.
    미리 대비를 하시죠? 멋있는 짝지를 먼저 얼릉 구하심이~~~

  • 8. Ellie
    '04.7.8 3:11 PM (24.162.xxx.174)

    달개비님...
    저 쫄았습니다..
    힝... 짝지, 저도 구하고 싶어요... 외로와~~~여 >.<

  • 9. 깜찌기 펭
    '04.7.8 3:12 PM (220.81.xxx.195)

    흐흐흐 저도 당근 그랬습니당.
    유치원갈때까지 엄마한테 오빠낳아(?)달라고 엄청 울면서 졸랐어요.
    남동생말고 오빠가 좋다고 엄청 졸랐던지, 울신랑한테까지 울엄마가 흉봤어요.--*

  • 10. Ellie
    '04.7.8 3:18 PM (24.162.xxx.174)

    그래도 펭님은.. 헤붕님 옆에서 공주처럼 살잖아요.
    흐미...
    저도 여름에 땀 삐질삐질 나도 좋으니 손 꼭잡고 온동네를 싸돌아 당기고 싶어용...*^^*

  • 11. 깜찌기 펭
    '04.7.8 3:35 PM (220.81.xxx.195)

    공주인지..왕자 모시는 시녀인지..
    왕자를 조련하는 조련사인지.. ㅠ_ㅠ
    델고 놀러다니긴 좋더군요. ㅋㅋ
    대구에 놀러한번 오세요. 소개팅 책임짐!!

  • 12. Ellie
    '04.7.8 3:57 PM (24.162.xxx.174)

    아앗싸~ 대구!!!
    뭐, 홈피도 헤붕님이 만들어 주시고... 살짝 들여다 보니.. 공주 맞더구만. *^^*

  • 13. 깜찍새댁
    '04.7.8 4:55 PM (211.218.xxx.172)

    정말정말 좋은 오누이관계입니다..^---^
    두살차인데 순서가 뒤바뀐거 같다굽쇼?
    ㅎㅎㅎㅎ
    그래도 정말 귀여운 누님..든든한 남동생이십니다.

    전요..
    저랑...6살 차이나는 남동생잇는데요...
    어려서는 제가 기저귀 빨아본적도 있어요..^^;;
    근데
    크니깐.....
    키도 엄청 큰것이(전 155....동생 184@.@)
    가끔 앗....얘가 이렇게 속이 깊엇나 싶게.............깜짝 놀라고 또 든든해 질때가 있더군요..

    정말....오빠랑은 또다른 든든함입니당.......^^

    나중나중 두분다 결혼하셔도.....또 4남매 된것처럼 잘 사실거에요..
    두분 맘이 다 이쁘시잖아요.

  • 14. Ellie
    '04.7.8 4:57 PM (24.162.xxx.174)

    새댁님... 희망적인 말씀 감사합니다..
    4남매.. 나이 드니깐 정말 여자 형제 필요하던데..
    허헛.. 고놈.. 참한 색시로 골라 와야 될텐데...

  • 15. 이론의 여왕
    '04.7.8 6:26 PM (203.246.xxx.134)

    오빠는 없어서 모르겠고, 남동생이 참 든든하고 대견하죠.

    저랑 남동생은 3살 터울인데, 이 녀석이 사춘기 이후론 누나들한테 곱게 '누나'라 하지 않더이다.
    지도 터프해지고 싶었던 거겠죠. 크크...

    근데 저한테 부탁할 일이 있으면 꼭 "누나" 하면서 다가옵디다.
    진짜루 큰 일을 부탁해야 하면 "작은누나" 하고...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된대요. 얍삽한 뇨석... ㅎㅎㅎ

    예쁜 올케 들어오면 제가 진짜 잘 해줄 텐데... 거리 적당히 유지하면서...
    Ellie님, 우리 집으로 들어오시지 않을라우? 캬캬캬...

  • 16. Ellie
    '04.7.9 4:11 AM (24.162.xxx.174)

    최동원 선수와 부친때문에 참 말이 많았던 선수같아요. 그래서 싫어했었어요.
    그런데 이번 안좋은 소식듣고는 유명인 사망소식에 노통 소식에 이어 두 번째로 제 입에서 탄성이
    나와서 입을 가리게한 사람이었어요.
    진짜 한 시대를 거느렸던 훌륭한 선수였었다는걸 인정해요.
    마지막 인터뷰가 너무 아쉽고 일대기보니까 선수생활도 일찍 끝냈던데 안타깝고 슬프더군요

  • 17. 김혜경
    '04.7.9 9:27 AM (218.237.xxx.177)

    그 남동생 진짜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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