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담한 울집 작은방에 떡하니 버팅기고 있는 울집 냉장고가 오늘따라 눈에 띄네요. 양문형이라서 가끔 불편하지만 냉동실이 길쭉해서 내가 마구 쑤셔넣어도 얼핏보면(제가 그냥 보기에는) 정리가 되어보이는 기특한 냉장고입니다.
집사이즈에 비해서 좀 크다고 다들 그랬지만, 제 미혼시절에 누구가 냉장고는 여자의 자존심이라고 하는 말도 들었던터라 욕심을 부렸던 내 냉장고이기도 했지요. 요즘은 팍팍내려간 가격에 배가 많이 아프기도 하지만요.
오늘 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냉장실에 있었던 반찬들과 야채들은 변했을꺼라고, 아낌없이 버리고 정리했는데,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것들은 쉽사리 버리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한개도 못버렸어요.
지금 이런 생각을 해보니, 문득 내 맘속에도 냉동실처럼 한참을 길게 생각해도 안먹고 버려야 정리가 될 것들이 냉동실에 있다는것만으로 버리지 못하고, 그냥 다시 쓸수 있을꺼야 하고 넘어가버리는 제가 혹...인간관계나 저의 생각도 저렇게 제맘속에 미뤄두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쉽사리 썩지 않을꺼야하고 그냥 묻고 두고 마는 생각들......
휴......
세상 살기가 힘들다고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는 단순 아메바가 좀 이런저런 생각해보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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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냉장고 조회수 : 1,126
작성일 : 2004-05-23 03:24:13
IP : 61.73.xxx.15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솜사탕
'04.5.23 4:21 AM (68.163.xxx.246)참 동감되는 생각이에요....
사람이... 죽는 날을 알게되면 많은것들이 변한다고 하지요.
내일 죽는다면...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는데.. 정말 한가지도 미룰것이 없더군요.
아니, 내일 죽는다면... 하고 생각해보니... 그저 '사랑한다' 라는 말밖엔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모든 미움도 억울함도.. 모두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그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만 들어서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던 기억이 있네요.
님 글 읽으면서... 저두 미루지 말고, 그냥 묻어두지 말고... 사람들에게, 일들을, 제 자신에게 더 충실해야 겠습니다.2. 강금희
'04.5.23 11:45 AM (211.212.xxx.42)냉장고 하나에서도 삶의 깊이를 생각하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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