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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미씨및 기타 여러분께 감사

진맘 조회수 : 1,109
작성일 : 2004-05-19 21:42:03
안녕하세요.
저는 82cook에 글을 올렷던 진맘이라는 엄마랍니다.

우선 저의 글에 여러 조언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중 특히 동경미님의 글이 너무나 도움이 되어 이렇게 감사의 글을 보냅니다.

동경미씨, 앞으로도 가끔씩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82cook을 통해서)
괜찮은지요.

간단히 저를 소개하자면, 나이는 30대 중반이고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시간강사)
일본에서 유학을 하는 동안 아이는 서울에 아빠와 생활하고 있었어요.
시어머니 친정엄마가 돌봐주시기도 했지만, 아이의 주 양육자는 따로 도우미할머니이였습니다.
참고로 도우미할머닌 엄마인 저도 키워주신 분이기에 아주 믿음은 가는 분이랍니다.
하지만 그 2년이 계속 우리 아이의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엄마와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는 분리불안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이아빠가 의대교수라 이건 치료를 받아야겠구나 하는 말을 해서 놀이치료를 받았었습니다.
(물론 정신과가 아니라 특히 소아정신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습니다.)
치료는 한 5-6개월 했고 웬만큼 호전되어 치료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후 2년 정도 그런대로 문제없이 지내게 되었구요.

그런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학교에 안 가려고 하는 건 이젠 없어졌고, 친구도 생겨 스쿨버스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탑니다.(스스로 타겠다고 했어요.)
억지로 타라고 하지는 않고 있어요.
사립인데, 아빠가 출근하는 학교의 부속 초등학교라 아빠와 함께 등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외형적인 학교적응으로 아이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아마 학교에 그런대로 적응하면서 다닐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학습능력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다지 떨어지는 편도 아닙니다.
그러나 정서적인 면에서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예를 들면
1.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다가 예상(?)보다 그 시간이 길게 느껴지면 엄마가 왔을 때, 본 척도 않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던가,
2. 안아주려고 해도 거부한다던가
3. 숙제를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고 엄마와 같이 하려고 했다는 핑계(?)로 안 한다던가 (충분히 혼자 가능한 약간의 분량)
4. 사소한 문제에 봉착했을때도 쉽게 짜증을 낸다던가 (스스로 해결능력이 부족한 것 같음)
5. 학교는 가나 기타 다른 피아노 등의 학원은 전혀 갈 생각을 안 함.
   (저는 학원을 꼭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의 경우는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
6. 별 흥미를 못 느끼고 학습의욕도 없음. 학교에서 하라는 학습은 꼭 해야 하는 것이니까 한다는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아이가 하고 있어요.
   즐거움이라던가 새로운 것에 대한 의욕은 별로 없어요. 그러니 당연 시간을 질질 끌면서 하니까 보는 사람도 화가 나게 됩니다.
   (엄마의 강요에 의한 학습은 아닙니다. 한번은 제가 그렇게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건 싫다고 울더군요.)
   (하지만 할 수 없이 학습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엄마는 속이 많이 상합니다. )
7. 이상한건 아빠 앞에서는 순하고 착한 아이랍니다.
   또 자기가 뭘 크게 잘못 한 게 있으면 아빠한테 말하지 말라고 저에게 부탁하곤 합니다.
   (아빠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라고 생각해야 하는건지요?)
8. 여러 환경 조성을 해 보았는데 자발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처리를 안 하는군요.
그러니, 안 그럴려고 하면서도 자꾸 엄마가 지시하게 되고, 한두 번 말해서 안 들으니 야단치게 되고, 서로 감정 상하고, 악순환의 연속이고…

너무 길게 저의 아이 이야기를 했네요.
화를 절대 내지 말라는 조언 너무 저에게 맞는 이야기랍니다.
명확히 저의 문제점을 꾀뚫는 말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님의 글을 겨울에 붙여 밑줄까지 그어 두었습니다.
아이가 계속해서 엇나갈 때 저도 감정 조절이 무척 힘들거든요.

제가 직업이 선생이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도 바른 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모범생(?)이라 사실 엇나가는 걸 잘 못 참겠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우리 아이가 그러리라고는 생각도 못 햇고요.

앞으로 아이가 엇나갈때나, 스스로 할수 있는 숙제를 안 해 놓았을 때 제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요?
또 아이가 제가 퇴근할때까지 너무 무료해서 그러나 해서 둘째가 가는 어린이집에 일주일에 두번 오후에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가서 약간의 숙제도 하고 그냥 놀다 오는 거예요.
아이를 나이에 안 맞게 너무 퇴행시키는 건지,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하나의 대안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겟습니다.
바쁘시겟지만,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불쑥 편지 드려 죄송합니다.
님의 글이 너무나 도움이 되어 이렇게 또 글을 띄우게 된 것 이해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진맘
IP : 218.152.xxx.2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asmine
    '04.5.19 9:55 PM (219.248.xxx.96)

    82시작 페이지 우측 상단에 보면, 헬로엔터로 가는 베너가 있습니다.
    동경미님이 그곳에 글을 연재하고 계시거든요, 한 번 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읽을때마다 반성 많이 해요....
    동경미님은 심리학 전공하신 분이고, 아이가 넷이라죠.....^^

  • 2. 동경미
    '04.5.19 10:15 PM (221.147.xxx.153)

    과찬의 말씀이네요. 저도 아이가 넷이나 되고 초등학교 4학년에서 유치원까지 고만고만하다보니 아이 문제가 늘 주관심사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상담심리학을 조금 공부했는데, 아이들의 문제를 상담할 때 대부분의 경우 부모를 먼저 상담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이들은 그야말로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을 보이는 것은 사실상 그 가정의 문제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것인 경우가 많거든요.

    1. 남편과의 관계를 돌이켜 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어느 가정이나 남편과의 갈등요소가 없는 가정은 없지요.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백 가정이면 백 가정이 모드 다르답니다. 님의 가정에서의 갈등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것에 대해 아이가 반응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차근차근 적어가며 생각해보세요.

    2. 같은 문제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다르고 영향을 받는 정도도 다르지요. 현재 아이 문제로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이 맞으시다면 이 일이 왜 나에게 이 정도(어느 정도인지는 본인만이 아시겠지요)의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님의 아이와 같은 경우라도 어떤 사람은 '아이들, 다 그렇지, 뭐' 하며 지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님보다 더 걱정을 하다 앓아눕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야말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그 여러가지 반응 중에서 님의 반응의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외람된 말씀이라면 흘려들으셔도 됩니다만...부모님과의 특히 친정 어머님과의 관계를 돌아보시는 시간도 필요하실 것같고요. 저는 님의 글을 읽으며 엄마라는 자리가 주는 불안감을 많이 읽었습니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고 싶지 않은,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성격이신 것같기도 하고요. 님의 그러한 부분은 어머님과의 관계와 어떤 연결된 고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만...너무 개인적인 부분이라 좀 그렇지요?

    4.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자율적인 학습태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 정상 수준이라고 봅니다. 저희 세째도 1학년이거든요. 제 경우에는 아이 혼자서 알림장 꺼내어 숙제 뭐 있나 찾아서 제 스스로 숙제 다 하는 것을 아예 기대하지 않지요. 영어권에서 태어난 아이라 아직 한글이 서툴기도 하고요. 제가 알맞은 시간을 정해서(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아이를 딱 잡아놓고 빨리 끝내게 하고 곁에 앉아서 질문에 답해주고 하면서 도와줍니다. 기대치를 낮추면 아이와 제가 같이 편해지지요. 아이도 숙제 시간만큼은 엄마의 관심이 자기에게만 집중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서니까 협조적이 되고요.

    5. 저도 일부분 님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사람입니다만, 내 아이를 나의 잣대로만 보시면 우선 엄마가 너무 힘들답니다. 나와 아이는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셔야 합니다. 저도 참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심리학적 용어로 투사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 모습을 아이에게 그대로 투사해서 꼭같이 생각하려고 하는 거지요. 다른 점이 있으면 인정이 안되기도 하고요. 내 속을 빌어서 나왔지만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보세요. 마음에 안드시는 면이 많이 보이면 보일수록 좋은 면을 찾으셔서(억지로라도)칭찬해주세요. 하루에 세가지씩만이라도 칭찬을 해주면 아이가 달라진답니다.

  • 3. 콩이
    '04.5.19 10:23 PM (211.117.xxx.133)

    전 신혼에 아이도 낳지 않았지만
    제가 아이를 낳으면 꼭 저렇게 키우고 싶다는 역할모델이 되신 분이 있습니다.
    이분에게 제가 처녀적부터 굉장히 궁금해서 여쭤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분댁의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남편은 몸이 너무 좋지 않아 결혼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제대로된 직장을 가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소화력이 너무 떨어져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기력이 없고
    기력이 없으니 일을 하기도 힘들고 일을 조금만 해도 지치고
    여튼 뭐 그런 상황이어서
    여자분이 경제생활을 하고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댁의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굉장히 존경하고
    부모의 상황을 잘 이해해준다는겁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사춘기인 지금까지
    보아왔는데 계속그렇습니다.
    아주 예의도 바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어떻게 아이가 엄마가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하고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고치려고 하냐라고 질문드렸더니
    어렸을때 부터 아이에게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아이에게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칭찬해줄 일을 하면 00가 **한 일을 해서 엄마가 참 기쁘다 라고 해주시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00가 ##한 일을 해서 엄마가 지금 많이 슬퍼, 마음이 아파
    라고 하셨되요

    이 집은 당연 경제상황도 크게 좋은편은 아닌데(남편 병치레까지 하려니)
    아이들이 엄마가 힘든것을 이해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사려고 한답니다.
    그것도 늘 어떤 물건을 살때라든지 사지 못하게 될때
    그 이유에 대해 아이에게 설명해주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부모가 진지하게 설명하면 다 알아듣는다고
    아이의 용어로 설명해주고 아이의 이해를 구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억지로 공부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던지
    위에서 진맘님이 말씀하신 행동들을 할때에
    진맘님이 느끼는 감정을 흥분하는 일 없이 아이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4. 벚꽃
    '04.5.19 11:02 PM (211.229.xxx.139)

    아~ 역시... 그랬군요.
    익명님들의 글에 동경미님이 댓글 다시는 거 보면
    저도 막 고민을 얘기하고 싶단 생각도 들고
    그랬는데...

    뭐하시는 분인지 물어보고 싶기도 했는데
    ... 많은 주부님들에게 도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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