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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한 지 한 달.

생크림요구르트 조회수 : 1,220
작성일 : 2004-04-04 12:45:01
친정집살이 3년여만에 그동안 빈집이다시피했던 우리집으로 옮겨간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한 달동안 빨리쿡 사이트 들락거린 것만도 백번은 넘을겁니다^^;;

국도 끓일 줄 모르고,
국간장과 진간장도 구별못하고,  
찌개는 참치김치찌개가 유일한 레파토리고,
계란으로 할 줄 아는 음식이라고는 후라이 뿐이고,
대파를 깨끗이 씻어서 물기도 안 뺀 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다 상해서 버리고...등등
도저히 두눈뜨고 볼 수 없었던 한달 전의 참상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답니다.

콩나물국도 적당히 간 맞춰서 비린내 안 나게 끓일 줄 알고,
계란으로 찜도 말이도 할 수 있고,
된장찌개도 버섯매운탕도 만들어 보았고, (....된장찌개는 아직도 맛이 없지만^^;)
닭고기 조림도 야채볶음도 그냥저냥 먹을만할 수준은 되었습니다.

뭐랄까, 이제서야 좀 어른이 된 느낌입니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성인이 된 인간이라면 이 정도의 '자생능력' 은 당연히 갖추어야 할테니 말이지요.

퇴근하면 밤 여덟시가 넘는데, 그때부터 식사준비 하려니 좀 고달프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솜씨 늘어가는 재미에 꾸준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 아이가, 엄마가 해준 밥을 맛있게 먹을 날이 오리라 생각하니 뿌듯하구요.

이래저래, 이곳의 살림선배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조금 투정....^^;;

밥하는것 까지는 좋은데, 설거지는 정말 쥐약입니다ㅠㅠ
청소도 빨래도 다 그냥저냥 할만 한데, 설거지는 도저히 너무 하기 싫어요ㅠㅠ
큰맘먹고 식기세척기라는 거 사볼까 싶어도,
비용은 둘째치고, 부엌에 도저히 둘 자리가 없습니다...;
(공간이 부족하여, 소파도 식탁도 없이 사는 걸요)

다림질도 막상 해보자니 너무나 고난이도의 살림기술이더군요.
딱 한 번 시도해보고, 그 이래로는 남편과 둘이 사이좋게 구겨진 옷 커플룩으로 입고 살고 있습니다-.-;
다행히 가운을 입는 직업이다 보니 그다지 직장에서 티는 안난다지요...^^

그리고, 우리 애기 보고 싶어요ㅠㅠ
저녁 늦게나마 매일 보던 녀석을 주말에밖에 못 만나게 되니 얼마나 아쉬운지요.
친정집에서 저희집이 한시간 거리이다 보니, 달리 방도가 없더군요...
아예 데려와서 놀이방이라는 곳에 보내볼까 생각도 했지만,
종종 당직까지 서야 하니 그조차도 여의치가 않고...

한달동안, 바지런히 산답시고 집 안팎에서 좀 무리를 했더니(이런 엄살;;)
몸 상태도 피부 상태도 최상에서는 거리가 멀고ㅠㅠ 으음.
조만간, 제가 살림에 좀 익숙해지면, 도우미 아주머니라도 한 번 시도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어쨌거나, 앞으로도 자주 뵙겠습니당~ 그럼 이만...^^
IP : 61.74.xxx.14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4.4 12:53 PM (211.215.xxx.197)

    너무 고생하지 마시고..도우미아주머니 도움 조금만 받으세요.
    아기도 중요하고 남편도 중요하고 가정도 직장도 소중하지만...그보다는 내 행복이 우선입니다. 내 자신이 행복하고 편안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염시킬 수 있어요...

  • 2. 쵸콜릿
    '04.4.4 4:18 PM (211.207.xxx.241)

    혹시 의사선생님이신가요?...가운...당직...혹시 맞으시면 그래도 행복하신겁니다.
    제 사촌동생부부가 레지던트인데...
    둘다 너무 바쁘기도 하지만 애키워줄 사람이 없어서
    애는 만들 생각도 못하고 있답니다.
    시어머니인 우리이모...일년의 반을 외국서 지낼만큼 바쁘신 분이시고
    친정어머니...일하시는 분이고
    오죽하면 제 동생이 누나 혹시 직장그만두면 우리애 좀 키워줘라 그럽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암튼 의사 타이틀빼곤 불쌍하기 그지없는 애들입니다.

    살림은 걍 조금씩 이것 저것 하시다보면 손에 잡힙니다.
    저도 다림질 거의 안합니다.
    전...정말 음식보다 못하겠는게 다림질입니다.
    옷에 신경써야하는 직업을 가진 울신랑이 가끔 합니다.
    군대있을때 군복 각 잡던 실력으로...
    다른 옷은 빨래하시고 손으로 쭉쭉 잡아당겨 모양맞춰 말리면
    다림질 안해도 별 티 안납니다.
    꼭 하셔야 하는 거면 와이셔츠만 세탁소에서 해달라고 하세요.
    와이셔츠 사실때 레이온이 함유된걸로 구입하시면 다림질 안해도 별 표시가 안납니다.

    아기는 친정근처로 이사가시면 안될까요...

  • 3. 생크림요구르트
    '04.4.4 8:48 PM (61.74.xxx.242)

    예...의사부부 맞습니다. 남편은 레지던트 2년차고, 저는 이제 막 끝났구요...
    레지던트가 끝났는데도, 직종이 산부인과다 보니 당직에서 놓여날 수가 없네요ㅠㅠ
    애보기, 확실히 문제죠. 돈주고 맡기자니 불안하고 어머니께 맡기자니 죄송스럽고...
    실은 저, 지금 뱃속에 잉태된 지 한달 남짓 된 둘째가 들어있습니다만;(쑥스...///)
    친정어머니께서 내심 부담스러워하실까봐 아직 말씀도 못 드리고 있습니다.

    오옷. 세탁소에 맡기는 방법도 있었군요! 가격은 얼마나 할려나요^^;;
    (와이셔츠 중 구입가격이 만원 안팎인 것도 있는데 그걸 또 돈주고 세탁한다니 아까울지도;)
    레이온 셔츠도 명심해야겠네요(번쩍)
    진짜 다른 건 대강 말리면 입을만한데, 남편 셔츠 구깃구깃한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쵸콜릿님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제가 처음에 닉 정할때 쵸콜릿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혜경선생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다들 그렇게 부르시는 듯 하여)
    말씀 감사합니다>_< 저도 슬슬 한계를 느껴서....요즘 약간 입덧끼도 있고ㅠㅠ
    역시 대안은 도우미아주머니밖에 없는 듯 하더군요,
    조만간 아주머니 성공담/실패담도 올려보겠습니다~

  • 4. 이론의 여왕
    '04.4.4 11:23 PM (203.246.xxx.179)

    저두 다림질 세탁소에 많이 맡깁니다.
    특히 상의는 물빨래 가능한 것도 말끔히 다리기가 너무 어려워서요.

    친구들도 남편들 셔츠는 집에서 세탁만 하고 다림질은 세탁소 이용하더군요.
    둘 다 직장 다니니까 다림질할 시간두 없고...
    아마 다림질은 2천원 정도 할 겁니다.
    비싸다면 비싼 금액이지만 이것저것 잘 생각해보면 괜찮은 것 같아요.
    특히 옷테가 사니까요.

  • 5. 바이올렛송스
    '04.4.4 11:41 PM (220.74.xxx.72)

    식기 세척기.. 트롬보다 더 고맙고 유용한 친구입니다.. 얼른 사귀세요..^^
    저두 신랑이 가운입는 직업이어서... 와이셔츠 잘 안다려줘요.. 저는 전업주부임에도 불구하구....-_-
    신랑이 티 별로 안난다고 신경안쓰더라구요...ㅎㅎ
    애 좀 키우고 나서 다려주려구요...-_-

  • 6. stella
    '04.4.5 12:34 AM (219.241.xxx.170)

    전 부엌에 공간이 없어서 식기세척기 뒷베란다(부엌옆)에 뒀다 써요. 글구 도우미 아줌마 일주일에 두번 부르기로 했어요. 저도 공부할만큼(?)했는데 살림에는 초보라, 전문가 아줌마가 하시는게 훨씬 낫더군요. 직장생활 안정적으로 하려면 집안일 걱정이 줄어야 하는데 확실히 아줌마가 싹 정리해주시면 일이 줄어요. 다림질도 아줌마가 해주시기로.. 많이 힘드시죠? 저도 결혼한지 두달..죽겠슴당..

  • 7. 파파야
    '04.4.5 1:41 AM (211.178.xxx.167)

    그렇게 피곤하게 일하시고 오셔서 저녁 준비한다는 거 자체가 대단한 일이에요.게다가 둘째까지 갖고 계시다면서요..전 전업주부인데도 밥하기 참 귀찮거든요?^^ 건강이 우선이니 너무 힘들지 않게 요령껏 하세요.그리고 관심이 있으면 점점 요리실력은 좋아지더라구요.와이셔츠는 세탁소에거 드라이 해주는 가격이 아마 장당 1500원인가 그래요.매일 맡기면 천원에 해주는 곳도 잇구요.저도 돈 아까와서 날 잡아 한번에 다립니다.사실 힘들고 귀찮은거 생각하면 사먹는게 빠르고 맛잇지만 조미료 많이 들어가서 건강엔 안좋구요,나중에 애들하고 살때도 엄마표 음식을 먹게 해줘야 몸에 좋거든요.저도 자식과 남편 건강 때문에라도 챙겨 주려고 노력한답니다..화이팅! 입니다,선생님^^

  • 8. 헤스티아
    '04.4.5 2:08 PM (218.152.xxx.230)

    자주 세탁소에 맞기면 한장당 천원 해주는데 있던데...주위에 함 찾아보시던지..협상해보세요...^^
    정 안되면, 와이셔츠 앞부분, 그러니까 가운에 V자로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만 살짝 눌러 주시고... --+ (보이는 부분만 깔끔하게...ㅋㅋ)

    식기세척기는.. 저도 넘넘 사고 싶은데.. 공간이 도저히 나질 않아서.. 파세코식기세척기를 중고로 사서 이사가기 전까지라도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 쓰려다가 말고, 그냥 지내네요...

    글구, 믿을 만한 도우미 아줌마를 한분 쓰셔서 일주일에 하루 혹은 반나절정도 집안 청소나 세탁등을 부탁드리면 어떨까 싶네요..... 앞으로 출산까지 계속 바쁠텐데.. 당직까지 하려면 더욱.. 주말엔 쉬어야 되지 않겠어요...당직비 일부를 도우미 아주머니 쓰는데 사용하심이 --;; 어떠실지..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젤 중요하니 넘 무리하지 마세요~~

    로긴하심 쪽지라도 보내 드릴텐데.. ~~

  • 9. 생크림요구르트
    '04.4.5 3:49 PM (61.74.xxx.105)

    우와 여러분 감사합니다~>_<

    도우미아주머니는....일단 제가 살림에 대해서 뭘 좀 알아야 남에게 맡겨도 맡기겠다 싶어서
    여지껏 보류해왔던 것이었는데,
    사실 제가 하는 집안일이라고 해봤자 밥해먹기하고, 세탁기 돌리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진공청소기 돌리기...걸레질은 생략....
    가구의 먼지는 티슈 버릴 거 생기면 그냥 그때그때 조금씩 훔치고...
    이러니 살림솜씨가 늘고 말고 할 것도 없네요. 우웅.

    남편은 집에 들어오는 날이 더 적은데다가
    그나마 들어오는 날도 밤 열시가 넘으니, 집안일 같이하기는 무리고ㅠㅠ

    어쨌든 열심히 살아볼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o^

  • 10. 익명
    '04.4.6 12:08 PM (211.213.xxx.41)

    도우미 아줌마한테 청소랑 세탁, 설겆이, 다림질만 부탁해서 일주일에 2번 반나절만 쓰세요.
    식구가 많이 없으시니 한 번 한나절보담은 2번 반나절이 낫더라구요.
    셔츠는 여분을 좀 많이 사 놓으시구요. (다림질은 할 때 왕창 하는게 편한 거 아시죠?)
    살림을 몰라도 하고 가신 거 보고 미비한 점 체크해서 말씀드리면 됩니다.
    침구 일광소독도 꼭 부탁하시구요. (때때로 재활용도 묶어 주시더라구요.)
    바쁘신데 애기까지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요, 편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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