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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가 내리면... ^^
이번 주말이 절정일 것 같은데 밖에 비가 오네요.
제 추측엔 뽀사시 목욕한 벚꽃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구년 전 봄, 처음 그 길을 달릴 때의 감동~
잊혀지지가 않네요.
회사가 보문단지 안이라 매일매일 출근하면서 보고 또 봐도 얼마나 화사하던지...
우리 회사에 카풀로 출근하다 흐드러진 벚꽃 아래서 마음이 흔들려 결근하고 놀러갔다 결국
은 결혼까지 한 사람들도 있지요.
저 아닙니다. ^^
하지만 저도 그에 못지않은 추억이 있어요.
Y씨, ^^;
제가 근무하던 곳은 젊은 사원들이 출입이 잦지 않은 곳이었어요.
그런데도 굳이 제 사무실에 와서 커피 한잔만 달라던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입사해 다른 부서에 근무하면서 커피심부름 때문에 남자직원과 지독하게 싸운 괴로운
과거가 있던 저는... 흔쾌히 커피를 타줬습니다.
커피 하나, 설탕 둘, 프림 셋 ㅋㅋㅋ
저희 사장님 취향 그대로요. ㅎ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프림죽을 마시곤 두 번 다시 저한테 와서 커피를 타달라고 하지 않았
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은 너무도 맛있게 ^^; 그걸 다 마시고 가더군요.
그 다음날... 옆에 조선호텔에서 산 커다란 초코쿠키 상자를 내밀며 커피 고마웠다고, 자기
는 자판기 커피가 너무 진해서 못마신다고... 또 커피 한잔 달라고 하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먹는 것에 약한 저는 헤헤 웃으며 커피를 타줬지요. ^^;
자주 빵이나 쿠키를 사다주는 그 사람이랑 꽤 친해져 농담도 주고받고 어느 순간 회사에서
제일 친한 동료가 되어, 제가 급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되었어요.
어느날 은행에 볼 일이 있는데 저는 차가 없고, 시내버스를 이용하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Y씨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흔쾌히 태워준다고 하더군요. ^^
그의 차를 타고 나가는데 너무도 눈부신 벚꽃 사이로 더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세상이 너
무 아름답더군요.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데 보문벚꽃을 보러온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길이 아니고 주차장이었습니다.
입으로는 회사에 돌아갈 시간이 늦었다는 말을 했지만 밀리는 차 안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
다.
지루하다니요? 바람이 불어 밖에 꽃비가 내리는데요. ~.~
우리를 감싸 안은 꽃비를 보며 애틋한 마음까지 생기더군요. *^^;
그 사람도 제가 더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같은 방향이니 내일부터 카풀을 하자고 해서 좋
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일사천리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났답니다.
제가 고향에 가는 토요일 날이면 대구까지 태워주고, 일요일엔 마중 나오고...
저는 부모님께 가는 고속버스 안 라디오에서 나오는 트롯트 가사까지도 의미심장하게 들리
더군요. *^^*
가슴 뛰는 제 첫사랑이 이제야 찾아온 거죠.
결국은 결혼약속까지 했어요.
그제서야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그 동안 했던 거짓말들을 고백하는 거예요.
제 커피는 이젠 도저히 죽어도 못 마시겠다고...
커피 하나, 설탕 둘, 프림 셋 ㅋㅋㅋ
그 외에도 한 가지 거짓말을 했더군요.
집이 같은 방향이라는 것도 역시 ...
저 이 거짓말쟁이 Y씨 재워놓고 와서 이거 쓰고 있어요. ㅋㅋ
이 아름다운 벚꽃시즌에 82쿡 미혼자들 번개 한다는 공지 보구요.
지금이 그럴 땝니까??? 네?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있으면 같이 벚꽃길 드라이브 해야지요. ^^
날이면 날마다 피는 꽃이 아니잖아요? ㅋㅋ
모여서 즐거운 시간 가지시고 상태 좋은 신랑감 있으면 서로 소개시키고 그러세요. ^^
신랑이랑 저는 해마다 이맘때면 꽃구경 다닙니다.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벚꽃비 내릴 때는 꼭 가요.
그리고는 둘 다 한마디 하지요.
그때 그 벚꽃이 아니야, 얼마나 이쁘고 화사했는데... 이젠 나무가 나이가 들었나? 옛날만큼
이쁘지가 않아... 이러고 집에 옵니다.
그런데 며칠전 택시기사 아저씨랑 이 이야기를 했거든요.
옛날 같지 않다고...
그랬더니 아저씨는 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아저씨는 친한 친구들과 같이 해마다 보
러 가는데 변함이 없이 예쁘다고 하시더군요.
신랑도 회사 동료들에게 꽃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면 다들 갸우뚱한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그땐 콩깍지 쓰고 봐서 그렇다’ 랍니다. ㅋㅋㅋ
1. 깜찌기 펭
'04.4.2 1:32 AM (220.81.xxx.149)ㅎㅎ 결국 신랑자랑이야.. 결국.. ^^
저는 어제 영대로 벗꽃구경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ㅎㅎ2. 이론의 여왕
'04.4.2 1:49 AM (203.246.xxx.143)에잇, 에잇!! 야밤에 들어왔다가 괜히 염장만... 으...^0^
저요, 봄마다 벚꽃이 넘쳐나는 동네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를 뒤덮고 있는 벚나무가 죄다 저와 함께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벚꽃축제하면 집이 저 앞에 보이는데도 길이 주차장이라 1시간 걸립니다.
그런 동네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저...
벚꽃 절정인 시기가 되면 주말엔 아예 동네 밖으론 나가지도 않고 (너무 복잡하니까)
꽃비 내리면 칠랄레 팔랄레 조아라 돌아다녀도 거들떠보는 남정네 하나 없더이다. 으흑흑...
(꽃비 맞으며 드라이브는 안 하고 걸어만 댕겨서 그런가?)3. 김혜경
'04.4.2 7:58 AM (211.201.xxx.62)흐흐...끝까지 읽고 보니...
Y씨랑 꽃구경 가시나요? 올해도...4. 키세스
'04.4.2 9:54 AM (211.176.xxx.151)펭님 ^^
흐흐흐 속았죠?
내년엔 다른 데도 가볼까요?
이론의 여왕님 ^^
염장이라니... 아싸~ 성공입니다요~ ^0^
분석도 정확하시네요.
같이 가야지 왜 혼자 다닙니까?
멋진 남자 장만해서 끼고 가세요.
샘님 ^^
벌써 다녀왔구요, 주말에 또 갑니당~ ^^5. 김수열
'04.4.2 10:43 AM (221.166.xxx.212)키세스님~ 저는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번 봄에는 오늘 현재까지 보문 꽃구경을 못했다는거 아닙니까...주말마다 일이생겨서리. ㅜㅜ... 경주시내는 버얼써 다 피었더라구요. 오늘 저녁에 진짜루 꼭 가봐야쥐.
6. 푸우
'04.4.2 11:15 AM (218.51.xxx.232)경주의 그 벚꽃길,,정말 옆에 슈렉이 앉아있더라도
콩깍지가 씌어질만큼 환상이었어요,,
결혼하곤 한번도 같이 못가봤어요,,
전 노년을 경주에서 살고 싶어요,,
공원도 많고,, 사람을 쪼아대지 않는 느긋함을 주는,,,7. 밴댕이
'04.4.2 12:29 PM (68.78.xxx.76)하하하...단막극 한편은 충분히 나오겠네여...
근데 자랑이 넘 심하신거 아니에여? 질투날라해여...8. 키세스
'04.4.2 1:37 PM (211.176.xxx.151)김수열님 ^^
밤에도 벚꽃이 예술이예요.
요즘은 조명을 설치해놔서 멋지더라구요.
현대호텔 뒷길 꼭 가보세용~
푸우님 ^^
허거걱! 우리 신랑 슈렉 닮은 거 어떻게 알았어요?
밴댕이님 ^^
제가요, 우리 신랑 말고는 사랑은 못해봐서...
학교 다닐 때 뭐했나 몰라요. --;
벚꽃보고 기분이 업돼서 어제 이거 쓰면서 행복했답니다. *^^*
제가 동동 떠있는 거 느껴지시죠? ~.~
우리 신랑이랑 싸울 때 저는 "내가 운전면허만 있었으면 너랑 결혼 안했지."
신랑은 "내가 바쁜데 왜??? 널 태워줬을까?" 이러고 툭탁거린답니다.
그리고 위에 정황이 우리 신랑이 저 따라다닌 거 맞지요?
그런데 맨날 "그냥 꼬리를 흔들길래 잡아줬을 뿐인데..." 이렇게 오리발을 내민답니다. 흑흑9. 김성미
'04.4.2 6:57 PM (218.235.xxx.249)ㅎㅎㅎ
꼬리를 흔들길래 잡아줬다?
그 반대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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