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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헛헛한 ..

둥이모친 조회수 : 1,126
작성일 : 2004-01-24 23:34:28
설을 어떻게 지냈는지... 구정 이틀 앞두고 우리 쌍둥이 갑작스레
급성장염으로 병원신세 지다가 기여이 네시간 거리인 시댁에 가지를 못했네요.
마음만 무진장 무거워서 남편만 보내놓고 설사와 고열을 오가는 아이들 뒤치닥거리하면서
죄지은 사람 모냥으로 지냈어요.
집에 못가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더니, 급기야는 퉁퉁불어서 이불 뒤집어쓰고 누운
당진 촌 사람.   혼자 집에 보내버렸더니 그제서야 소풍가는 아이처럼
전화기 붙들고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더군요.
코맹맹이소리로 "자기야 애들 아픈데 미안해^^" 해 가면서..
아직 엄마 젖을 덜 먹었나 왜 그리 엄마를 찾는겨? 이해가 오해가 될려구하네.

그런데 그렇게 남편 보내고 나서부터 제가 우울증이 걸려버렸나.
권태기인가?    다음날 눈보라속을 헤매며 처갓집으로 달려온 신랑한테도
내내 퉁퉁거리다가 급기야 지금 냉전중입니다.
괜스레 담배 많이 핀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닥달하다가 ...
밥 먹는 것도 텔레비젼 보는 것도 코고는 것도 미워지기 시작하네요.
누가 이기나 누가 먼저 말 거나 두고보자 하는 심사입니다.
아쉬울 거 하나없다.

새해부터 정말 한심하죠?
신부님께 고해성사 할 일만 잔뜩 쌓이는군요.
이놈의 연휴는 다른때는 너무 짧아서 시댁과 친정을 오가기도 바쁘더니
이번에는 왜이리 길어서 사람을 진빠지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리 넓지도 않은 아파트에서 말 걸기 싫은 사람과 자그마치 3일을 같이
보내야 하다니...
내일이 일요일인 것이 그나마 참으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만 배시시 웃고 치울까요?
그런데 괘씸한 것이 신혼때는 내가 화가나서 말 하지 않으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면서 달래주던 사람이
애 둘 낳고 나니까 뵈는것이 없나 이젠 내가 먼저 말 걸지 않으면 끝까지
고집 부리고 있네요.  강씨고집은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난다는 최씨고집을 꺽어버린다더니....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이번참에 저 고집을 한 번 꺽어서 강씨고집위에다가 김씨 고집을 한 번 얹어볼까나?
내가 내 풀에 죽지 싶어서 참을랍니다.
나만 병들어 일찍 죽으면 안그래도 나보다 두 살이나 젊은 남편
화장실 가서 키득거리면서 웃겠죠?

이럴 때 어떻게들 하시는지 좋은 위로라도 좀 해주세요.
마음이 헛헛해서 정말 괴롭네요.
어리다 못해 젖내나는 남편은 혼자 '반지의 제왕' 보면서 심각합니다.
IP : 210.105.xxx.20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4.1.25 9:06 AM (211.36.xxx.231)

    에구~~~그냥 봐 줍시다...
    넒은 가슴으로~~~~~~큰 아들 키우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더이다.
    제가 10년 더 나이 많은 아들이 있는데...
    에구 ~~제가 그냥 봐 줄때가 ................

  • 2. 김혜경
    '04.1.25 9:37 AM (218.51.xxx.88)

    아이들 급성 장염은 괜찮은가요??

    하하, 모성애로 남편 용서해드리세요...

  • 3. ...
    '04.1.25 10:16 AM (218.237.xxx.154)

    쌍둥이 아프면 엄마 혼자 어떻게 감당하라고
    저 혼자 엄마한테 달려간답니까?
    자기가 자기엄마의 아들만 되남?
    자기아들 아빠도 되면서리...
    나 같으면 관두지 않겠슴다.
    죄송해여...

  • 4. 김미영
    '04.1.29 2:58 AM (65.93.xxx.193)

    제 애들도 쌍둥이인데 .... 고생많으시죠 근데 좀 크고 나면 좋은점이 더 많으니 행복한 맘으로 예쁘게 키우세요

  • 5. 둥이모침
    '04.1.31 12:20 AM (210.105.xxx.207)

    아이들은 이제 다 나았는데 잠깐 친정 다니러 간 사이에 친정 조카들이 모두
    장염에 옮아서 지금 셋이나 병원에 입원했답니다. 오늘도 병문안 다녀왔어요.
    정말 이상한 신년입니다.

    둥이아빠는 며칠 풀 죽어 다니는 모양새가 하도 처량해서 그냥 용서해주고 말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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