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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쟁이

아이비 조회수 : 887
작성일 : 2004-01-14 17:52:42
sbs 환경의 역습의 자전거타고 시내를 누비는 외국사람들을
보니까 저의 처녀적일들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전 20대후반에 처음으로 자전거타는 것을 배웠어요.
자전거가 너무 좋아 출퇴근, 수영장, 영어학원을 자전거타고
다녔답니다.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의정부까지 자전거로 왕복한
일도 있었어요.(70킬로정도)
가뜩이나 까만얼굴 더 탈까봐, 챙이 넓은 이태리제 모자쓰고
시내를 누비고 다녔으니, 좀 특이했겠죠?
외로울땐 강아지(요크샤테리어)를 자전거에 묶고, 남산
순환도로와 남산산책로를 돌아다녔답니다.

선을 보기로 약속되어있는 여름의 일요일 낮,
약속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는거예요. 이러다 늦겠다싶어, 자전거를 타고
레디슨 플라자 호텔까지 갔습니다.

한여름에 자전거를 타고 왔으니, 자리에 앉은지 한참이
지나서도 땀이 삐질삐질....
선보러 나온 남자 "몸이 않좋아서 쉬신다고 들었는데,
많이 안좋으신가봐요?"
"아~~,네......."
분위기 무르익어 상대남 왈 "강변쪽으로 분위기 좋은
까페아는데 자리를 옮길까요?"
"저..... 사실은..... 제가 자전거를 타고 와서....."
대로변에 묶어놓은 자전거 잃어버릴까봐, 2차 제의도
거절하고 집으로 왔답니다.
(뒤트렁크에 실어주면 갈 수 있었는데....)

30살정도에 한살연하남을 어른을 통해 소개받아
만나고 있었어요.
성실하기는 한데, 재미없는 사람이었답니다.
그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더 만나다보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만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남자는 토요일 오후에 약속도 없이 영화표
예매해놓고 직장앞에 와서 전화하고, 평일에는 집앞에
와서 전화하고 해서 좀 짜증이 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 오후, 그날도 퇴근하고 저희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해서 할 수 없이 나갔습니다.
제 자전거를 들고 남산계단을 올라(제 자전거무게 거의
오토바이 무게였답니다.)  남산타워까지 올라갔어요.
음료수 간단하게 한병마시고 내려오는데,
전 자전거타고 (경사진 곳이다 보니 속력 정말 잘 나더군요.)
그 연하남은 그 뒤에서 열나게 뛰어오고....
집앞에 도착해서 봤더니, 와이셔츠가 모두 젖었더군요.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인사하고 올라와버렸어요.
그 남자하고 어떻게 됐냐구요?
얼마후에 편집했습니다.

재미없죠?
아라레님이라면 맛깔나게 쓰셨을텐데........





IP : 220.75.xxx.10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성원
    '04.1.14 5:58 PM (218.147.xxx.45)

    슈~님의 침묵로맨스후 자전거 로맨스인줄 알았는데,
    끝에가서 한살어린연하남이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 2. 열쩡
    '04.1.14 6:02 PM (220.118.xxx.91)

    저도 불쌍하다에 한표!ㅎㅎ

  • 3. 아라레
    '04.1.14 8:10 PM (210.117.xxx.164)

    당시 정황이 그려지는데요, 뭘. ㅎㅎㅎ
    대단하심다. 70킬로 자전거...
    근데 그 연하남은 왜 뒤에서 젖도록 뛰어온거예요?
    집까지 바래다 준건가...?

  • 4. 아이비
    '04.1.14 8:27 PM (220.75.xxx.107)

    자전거타고 저 혼자 비탈길을 내려가니까, 같이 내려온거랍니다. 아라레님.
    자전거는 제 자전거 한대뿐이니 어쩌겠습니까?
    연하남은 뛰어내려오는 수 밖에.
    그 연하남 제가 운동 열심히 시킨 덕에 아내로 부터 사랑받고
    살고 있지 않을까요?

  • 5. 김혜경
    '04.1.14 10:32 PM (218.51.xxx.93)

    하하..편집하셨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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