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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시리즈 3탄

jasmine 조회수 : 2,191
작성일 : 2003-12-17 18:50:17
오늘은 슬픈 이야기입니다.  강약을 조절할랍니다.

[ 이야기 1]
3년전. 수영장에서 일어난 일....으흐흐.........무섭죠?

죽기전에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었던 수영복이 있었습니다. 키가 작아 박탈당한 미스코리아의 꿈을
대신해 바로 그 수영복을 샀습니다.......왜, 미스코리아들이 입는 파란색 수영복있죠? 여자의 몸을
가장 이쁘게 표현하는 라인과 색이랍니다. 돌맞을 각오로 샀죠. 사이즈 44로.....
각주: 그대는 뼈만 있었음.

그 수영복을 처음 입은 날, 우리팀 회식이 있어 맨날 맨얼굴로 다니던 아짐들이 그날은 찍어바르고
하느라 매우 분주했습니다. 겨울이라 머리도 말려야했고, 저도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깜박
수영복을 탈수기에 놓고 나왔답니다. 다음 날 찾으니 없고.....한 번 입은건데......미스코리아
수영복인데....엄청 속이 상했죠.

2주 후, 수영을 끝내고 샤워를 하는데, 웬 혜경선생님과 비슷한 라인의 아줌마가 그 수영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우리 다음 타임이었나봐요. 근데, 수영복 옆라인이 미어져, 살이 다 삐져나오는게
자기것이 아니라는걸 쉽게 알 수 있었죠. 잠시, 어찌할까 고민하다, 다가가서 “저.....이 수영복
빌리셨어요?” “그런데....” “제건데요.....그럼, 이거 수영 끝나고 탈의실에 꼭 맞겨주고 가세요.
제가 며칠 찾았거든요......제가 아주머니께 말씀드려 놓을게요. 부탁해요” 그리곤, 샤워실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그 아짐이 제 팔을 잡아당기면서, 따라나와서는
“야 이년아, 내가 이 수영복 훔쳤니? 니가 칠칠맞아 흘리고 가구선 왜 사람을 도둑년으로 몰아.
내가 이거 입고 안가져 왔으면 넌 찾지도 못했을거 아냐?” “무슨 말씀......” “입 닥쳐. 이 dog같은
년아, 별게 다 사람을 우습게 보구 .3#%&*@@#$%%&&**(*(*#$%^%^&^&야!!!!!!!!!!”

탈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제가 그 아줌마에게 무언가 큰 잘못을 하고 혼나는 걸로 알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그.순.간. 저는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멍해져서 아무 생각도 안나고, 입도 떨어지지
않는게.....벌거벗은채 암 말도 못하고 당하고 서있었죠. 그 아짐 실컷 떠들고 들어가니 가까이 계시던
아주머니들이 바보냐? 왜 말도 못하냐? 자기들이 기가 막혀 죽겠다.....뭐 저런 인간이 다 있냐.......
마구마구 거들어주었습니다만.....

전, 멍해져서 빨리 옷입고, 머리도 못 말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시동을 걸때까지도 아무
생각이 없었죠. 갑자기 지상으로 올라서는 순간, 눈물이 막 쏟아지는게 엉엉울면서 집까지 왔습니다.
참, 왜 울었는지.......그 눈물의 의미가 뭔지, 아직도 모릅니다.

담날, 수영장에 가니, 우리 시간 아줌마들에게 그 소문이 쫙 퍼져 모두들 저를 위로 하느라 바빴고,
수영복 찾았냐는 인사들 받느라 바빴습니다. 다 미어져 입을 수도 없게 됐지만.......

일주일 후, 탈의실 아줌마가 저를 불렀죠. 이야기인 즉슨, 그 아짐이 그날부터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탈의실을 이용했더라(오전엔 남자탈의실 개방합니다). 글쎄, 오늘도 그 인간이
찾아와서 누가 두고간 수영복 있으면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 오늘은 꼭 반납하라는 말과 함께.....

[ 이야기 2 ]
사내 아이 키우시는 분들, 절대로 아이말만 듣고 실수하지 마십시오. 아이의 말은 그저 아이의
상황판단일 뿐입니다. 공연히 먼저 화내고 전화하고, 찾아가면 꼭 망신당합니다. 당한 아이가
그럴만한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급식 시간에 우리아이와 A집아이가 C의 급식판에 침을 뱉는걸 봤다고 D가 얘기했습니다.
무슨 광경을 봤는지, 확실치는 안았지만, 친한 사이라고 생각해 아이들 주의 좀 줘야겠다고
A엄마에게 얘기했습니다. 30분 후, A의 엄마, 맞아서 얼굴에 멍이 든 A를 데리고 우리집에
쳐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자기 아이에게 "너 그랬어, 안그랬어, 엄마는 니 말만 믿어. 다른 아이
말은 하나도 안 믿어. 왜냐하면 니가 내아들이니까. 그러니, 빨리 말해." 그 아이는 겁에 질려,
아니라고 대답했고, 그 엄마, 피해아이와 말을 전한 아이 집에 전화해 소란을 피우고는 결국,
그 두 엄마마져 우리집으로 소환했습니다.

자기는 시시비비가 밝혀지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하면서. 결국 두 엄마가 왔고, A의 엄마는
울며불며 우리애가 안그랬단다. C가 그러더냐, D를 불러라. 생쇼를 하고 난리를 쳤죠. 결국, C와
D에게 전화해 달라고 하여 다그치며 그애들에게 제대로 봤냐, 솔직히 말해라, 울면서 고함을
지르더니, 전화를 끊대요. 아이를 어떻게 키웠으면 자기가 울면서 진실을 얘기해 달라는데,
이리 시침을 떼고, 어른을 농락할 수 있냐며 퍼질러 앉아 울더군요. 우리 세 엄마와 그 집 아이,
우리 아이는 모두 공포에 질려 암말 못하고...
결국, 자기 아이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곤, 3시간만에 퇴장했습니다.
그럼, 울 아들은.....전, 누가 뭐라하든, 그 아줌마 앞에서 바보된 거 아닌가요?

그때 느낀게 있습니다. 어미라는 사람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저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정말 첨예한 문제로 대립됐을때, 나같은 엄마는 지새끼 하나 지키지 못하고, 또 양보하는 꼴이 되면
어쩌나.......때때로 그런 악다구니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저는 왜 이리
남에게 밀리고 사는지, 한심한 순간들이었답니다.    
IP : 218.52.xxx.20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riffin
    '03.12.17 7:03 PM (61.83.xxx.156)

    아이를 키우다보면 정말 황당한 일 많이 당하는거같아요.

    1주일에 한번 있는 수업에 아이 데리구 가보면 정말 넘의 일이지만 부글부글 할때가 많아요.
    A란 아이가 B란 아이를 자꾸 건드리는거예요. 때리듯이... 그래서 몇대 맞던 B가 A를 한대...
    그순간 찢어질듯 올라가는 A엄마의 외침 "애!!!!!!"
    잠깐 딴데 눈 돌렸던 B엄마 놀래서 넘 미안해하는데 기막힌 A엄마의 한마디
    "우리집 애가 한대 맞고 참는 성격이 아닌데.. 오늘은 웬일이니~ 애~ 너 재수 좋은 날이다~"
    (자기애는 한대 맞으면 안되구.. 자기애가 넘의 애 몇대 때리는건 됩니까???)

    C가 큰~ 공을 굴리구 노는데 D가 와서 뺐는거예요..
    C는 엄마의 양보하라는 말에 양보하구...
    이 일이 한 서너번 반복.. 말 잘 못하는 어린 C지만 더이상은 싫었던지 끝까지 안뺐기겠다구 버티더이다~
    그때 D 엄마 왈~ " 어머~ 애가 성깔이 만만찮네~~~"
    (저 너무 황당해서 어색한 헛웃음을 C엄마에게 보내는걸루 위로했습니다..)

    jasmine님의 마지막 문구에 넘 동감이 되네요. 에휴~
    (애가 어려서~~라면서 내버려두는 엄마들두 많기두 많드만~ ㅠㅠ
    점점 더 통제불능이 되가는 22개월 꼬맹이때문에 전 늘 좌불안석입니다..)

  • 2. honeymom
    '03.12.17 7:04 PM (203.238.xxx.212)

    저두 부러워요...
    세상에 젤 잘난게 내자식임을 철썩같이 믿으며,
    누구라도 내자식한테 상처 입히면 가만 안 둘 실*력*을 가진 엄마가...

    울딸 5살 무렵..자주 함께 놀던 친구 엄마 붙잡고 그 엄마 딸 일르더래요.
    제 엄마한텐 백번 일러봐야 저만 혼나니까...
    학교 들어가서는 선생님께 혼난일,친구가 괴롭혀 울고불고 했던일들 모두 어찌어찌 알게되지
    딸아이한테 직접 듣게 안되더라구요.
    엄마 잘못 만나 계속 불쌍한 우리딸...

  • 3. cargopants
    '03.12.17 7:10 PM (203.26.xxx.218)

    쟈스민 님은 절대 그런 " 악 " 못 부립니다.
    얼굴에 쓰여져 있던걸요.
    사진으로 본 모습이지만...
    눈이 대빵 크신게... 절대 안됌다...*^^*

  • 4. 아라레
    '03.12.17 7:13 PM (210.117.xxx.164)

    그냥저냥 밑지고 손해보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도 항상 나중에야 씩씩거리고 그 때 이럴걸, 저럴걸...하며 속끓이지만
    버스는 이미 떠난뒤고 악다구니 치는 건 천성으로 태어나야지
    나는 절대 못한다고 포기하고 삽니다.....

  • 5. 가을맘
    '03.12.17 7:24 PM (211.172.xxx.129)

    옛말에 아이말듣고 배딴다는 무서운 소리가 있더군요...
    시야가 좁으니까 보이는데로 또 아이가 본것만 이야기 하는경우가
    많아요...항상 이런글보면 진짜로 겸손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술술술~~ 쟈스민님 글을 읽다보면 읽기도 편하고 술술 넘어가시는군요...
    그리고 대화를 나눠보니 쟈스민님 정말 남한테 악다구리하고 따지는
    그런거하곤 거리가 먼거 같아요... 휴~~~ 그럼 항상 당하구 살아야하니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텐데요...
    잼나는글 많이 올려주세요. 아줌마 2편은 언제 올려지나여? ^^
    검은봉지 아줌마 긴장되시겠네요...

  • 6. 냔냐
    '03.12.17 8:13 PM (210.205.xxx.186)

    그 미스코리아 수영복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7. 자두
    '03.12.17 8:36 PM (211.209.xxx.221)

    첨에는 잼나게 읽다가
    다읽고 난후에는 눈물이 납니다.
    같은 아이 엄마입장에서 많은것을 느꼈습니다....

  • 8. 통통
    '03.12.17 8:59 PM (221.153.xxx.149)

    참, 세상에 이렇게 어이없는 일들이 많으니... 정말 황당합니다.
    그래서 부럽습니다. 그런 악다구니 써대는 무경우인 사람들이...?

  • 9. 냔냐
    '03.12.17 9:30 PM (210.205.xxx.186)

    위의 제 질문이 너무 부끄럽군요...
    그런데 정말 A의 엄마처럼 되어야 하는건가요? 저 역시 절대 그리될 수 없겠지만 , 그러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드네요. 너무 씁쓸합니다.
    옛날 TV 에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애들이 저학년 여자애를 성추행한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 적 있습니다. 삽입까지 했다하니 성폭행이지요. 어찌어찌 자백한 남자애들이 몇 있었는데 그 부모들 절대 자기 아들은 그런 짓 하지않았다고, 강압에 의한 거짓 자백이라며 펄펄 뛰며 난리를 쳤죠. 저 그 부모들에 무척 분노했는데, 그리고 지금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역시 분노하지만, 만약 제가 그 남자아이들의 부모 입장이라면 그렇게 펄펄 뛰면서 아니라고 해야되는 것 아닐까 혼란스럽습니다. 힘든 일이겠지만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여아에게 사죄하고, 정신과 치료 등으로 아들의 잘못된 의식을 깨쳐주는게 진정한 용기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런 상식이 통할 사회인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 10. 푸우
    '03.12.17 9:56 PM (218.52.xxx.89)

    그렇네요,,
    자식일이 아니라면,, 그냥 내가 한번 져주고 만다,, 뭐 이렇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학교에 있을때에도 참 자기 아이 잘지키는 엄마들 많이 봤어요,,
    그런 엄마가 있는 반면에 쟈스민님 같은 엄마들도 있었죠,,
    근데,,쟈스민님,,
    학교에 있어보니까,, 정말 변하지 않는 진리 같은 것이 보이던데요,,
    그 부모에 그 자식이란 겁니다,,
    그 아이를 보면,, 엄마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보인다는 것이죠,,
    교육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이죠,,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100번 말하는 것보다
    엄마,아빠가 책읽는 모습 1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른다면
    자식도 마찬가지이겠죠??

    교육은 말보다 환경이고,, 그 환경중에서 가장 효과 적이고 중요한 환경요인은
    부모인 것 같아요,,

  • 11. helen
    '03.12.17 11:47 PM (221.145.xxx.20)

    참 바지런도 하십니다. 어느새 이렇게 재미있는 글까지 띠우고
    오늘 처음 먹어본 맛있는 태국음식 우리애들에게 자랑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요리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오늘같은 기회가 종종 있었으면해요.

  • 12. 김새봄
    '03.12.18 8:47 AM (218.237.xxx.253)

    헉...푸우님 그 말씀 요즘 시간이 갈수록 새삼스레 무서워지는 말이에요.
    동생이 보습학원 강사인데 그러더라구요.
    아이를 보면 그 엄마가 딱 나온다구요.

    요새 뭐가 학교에서 안좋은지 엄마 친구들이...이러는 딸아이를 보면
    아이가 왜 저럴까 이전에 난 왜 이모양이지란 생각이 먼저 들어
    아주 착잡하거든요.
    (우리딸 사건의 전말은 새로사준 튈것도 없는 실내화가 발단이었습니다)

    아아가 커가면 커 갈수록 엄마 자리가 어렵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 13. 나리
    '03.12.18 2:24 PM (210.90.xxx.126)

    엄마들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겠어요.
    하지만 가끔은 그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자기 자신의 자존심 때문은 아닌지 물어 보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애들이 잘못해서 야단을 맞으면 그걸 자기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요. 우리애는 안 그런다, 나쁜 친구를 만나 그런거다. 학교에서 문제아 부모들과 상담을 하면 백프로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가 그렇게 안 키웠다구요. 끝까지 자식을 감싸다가(?) 아이에 대해 결정적인 부분이 나와도 거의 막무가내식이죠. 부모님이 그래도 아이 실수를 인정하고 잘 지도하겠다라고 나오는 경우에는 주변에서도 아이에 대해 관대해지는 면이 있어요. 부모가 양식이 있으니 애가 막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예상을 하고요. 하지만 부모가 정말 위의 엄마 같은 경우, 모두들 두 손을 들죠. 그 다음부터 애가 무슨 짓을 하든 터치하지 않는 거예요. 그 잘난 부모가 잘할 텐데 괜히 말해 봐야 힘만 들다 이거죠. 누가 진짜 아이를 위한 부모일까요?

  • 14. 아임오케이
    '03.12.18 3:26 PM (221.145.xxx.205)

    쟈스민님.
    A라는 아이의 엄마. 그 난리친 엄마 말입니다.
    그 엄마의 행동은 결코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는 볼수 없겠는데요.
    그렇게 될려면 A가 훗날 자신의 어미의 행동을 자신을 지켜주기 위한 행동으로 추억해주어야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겠는데요..

    우리 애들 같으면 쪽팔린다고 담날부터 학교도 안하겠다고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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