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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 2

금빛새 조회수 : 1,984
작성일 : 2003-12-02 14:35:59
이른 새벽 눈을 떠보니
왠 할머니가 창백한 얼굴에 산발한 머리를 치이익 늘어뜨리고 서 있다.
으악!!! 남의 집에 왜 들어오셨어요?

놀라서 소리쳐 물었는데
그 할머니는 거울 앞에서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서 있는  나 였던것이다.

놀란맘을 진정시키고
머리를 커트 하러 120% cool 에 갔다.
120프로 쿨은 우리동네 뷰티숍에 제목이다.


언덕위에 하얀지붕 까페로 알고  들어서면
엄청나게 야? 한 선남선녀들이
가위를 돌려대고 염색약을 바르고  퍼머셋팅을 하고 지지고 볶는다.

엄청나게 야한 선남선녀들을 구경하며 어정쩡 서있으면
잠시 기다리시라며 크림색 쇼파에 앉게 해주고 커피도 주고 녹차도 준다.
운이 좋으면-- 이혼한 모 재벌 부인의 고백-- 도 공짜로 읽을 수 있다.


그 쿨 한곳에
척 들어서서 생각해보니
머리카락을 손질하러  왔다간 것이 10일 전이다
그럼 왜 온거지??

생각해보니 10일 전 커트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긴머리를  가볍게 풀어놓을수 있도록 살짝 커트만 하려고 왔다가
머리를 은색으로 물들여서 한 올갱이씩 강력왁스로 잡아 올리고 [ 머리막대기가 스무개쯤 된다]
군복바지에 군화를 신은 남자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겼었는데
어깨에 닿은 머리를  심도 깊은  빗장치기로  예술적 마무리를 해놔서
묶어보아도 올려보아도 땋아보아도

인생에 불만있냐.....왜 머리를 산발하고 다니냐는 소리를 듣는터라
제발 이머리좀 정리 해달라고 다시 이곳에 왔던게 아니냐??



구십도로 인사하는 헤어디쟈이너어  박 에게
[ 이 머리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저는 좀 정리가 된 헤어스타일을 원하는데요......]

[ 아? 그러셨군요? 그럼 지난번에 그렇게 얘기 하시지....걱정마십쇼 잘 해드리겠습니다.]


헤어디쟈이~너어 박이 군화 신은 두 발을 어깨 넓이로 탁! 벌리더니
거울속에 비치는 자기 얼굴을 보며 한 번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현란하게
양 손을 휘두르며 허리에 꽂은 쌍권총!!!
아니 쌍가위를 손에 들고
츠  파파파팟!! 일격필살의 의지를 보이려는듯
가위권법을 휘날리기 시작했다.


차 한잔 마실 시각이 흐른후 눈을 떴다.[ 무협지에 이런 대사가 많이 나온다 차 한잔 마실 시각]


으으윽!! 아아악!!! 오오옷!!!!
이번엔 지난번 보다 더 더 더  more and more -- more than more--more than ever-----

아래쪽 머리를 전부 빗장질 해 놔서
윗머리가 수박처럼 부풀었다.

화성에서 온 사람들 이란 비디오를 봤는지??
짱딸막한 키에 윗머리통만 유난히 큰 그 징그러운 화성인들

너무나 놀란 내가 거품을 물며
헤어디쟈이너어  박에게  [ 이하 헤디박] 외쳤다.

[ 이머리가 아니라구요 이 스타일의 반대로 해 달라는거에요!!!!!]


쌍가위를 허리에 꽂은채  컴퓨러~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발 장단을 맞추던
헤디 박이 째려보면서 하는 말

[요즘 누가 그런 머리를 합니까?  보세요... 이 커트가 요즘 유행이라구요.
아줌마가 원하는 그런 촌시런 머리를 우리보고 하라는 말 입니까?
제가.... 못해서 안해드리는게 아니구여... 진짜 직업상 ...일부러 촌시럽게는 못 잘라 드린다구여!!!]


그래서 꼬랑지를 겨우 모아 묶었더니
메추라기 꽁지만한 머리가 삐죽 매달려있다
가발이라도 사야하나 고민중이다.
그리고 얻어낸 교훈이 있다면.......


한 번 망가진 머리는
적어도 일년은  기다리며 내공을 쌓았다가
다시 복수? 아니 복구 해야 한다.
그동안은 대인기피증에 걸린듯 벽보고 참선이나 하며 살아야한다.



****요즘엔 부분 가발이 잘 나오더라구요
      그거 살려구 해요... 흑!!!







IP : 61.42.xxx.6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영맘
    '03.12.2 2:54 PM (211.204.xxx.136)

    웃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하지만 전 자꾸 웃음이나네요.
    한편의 무협지를 읽은듯하여....
    그저 동네 상가에 있는 미장원이 저는 젤루 만만하더라구요

  • 2. 김혜경
    '03.12.2 4:59 PM (211.178.xxx.90)

    허걱...어쩌면 좋아요..맘에 안드는 옷은 안입으면 그만이지만 머리는...어디 다른 곳에서 가서 커트머리를 하고 가볍게 웨이브 퍼머를 해보시죠.
    어떡해요? 제가 이리 속상한데, 금빛새님은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 3. 아라레
    '03.12.2 5:18 PM (210.117.xxx.164)

    맘에도 안들고 속상한데 돈까지 치루고 나오려니
    정말 짜증나시죠? 다들 이런 경험 있으실거예요.
    글 너무 재미나게 쓰셨네요. ㅎㅎㅎ(앗! 웃으면 안되는 상황인감?)
    저같으면 동네방네 그 미장원 가지말라고 소문낼것 같아요.
    손님의 요구대로 해주지도 않고 미용사 맘대로 하는 그런 곳.
    미장원은 정말 서비스업인데...

  • 4. 초록빛모자
    '03.12.2 5:27 PM (220.74.xxx.194)

    혼자서 OO듯이 웃었더니
    tv보던 둘째가 놀라서 달려오네요
    올 저녁에는 울 신랑한테도 보여줘야겠어요
    남의 아픔을 두고 이리 웃어서는 안될테데...지송

  • 5. jasmine
    '03.12.2 5:47 PM (211.204.xxx.217)

    벌써 두번째 같은 글........저두 그렇게, 똑같이 당했어요.
    갑자기 가위로 앞머리를 쑹덩....허걱....이게 모에요?.....가만 계세요. 잘 어울리쟎아요.....
    이게 요즘 유행이에요........ㅠㅠ. 저처럼 모자 쓰고 한달만 버티세요.

  • 6. 초코초코
    '03.12.2 8:01 PM (218.150.xxx.194)

    허..대도시에서도 그런 만행이 자행되다니..저의 몇달전 모습이 생각나네요.기냥 머리나 정리하고가야지했는데 삼십여분후 거울속에는 전성기의꽃돼지 정수라가 하얗게 질려서리..한동안 낮시간에 외출삼가,뒷머리를 앞으로 돌려 내려 이마를 가렸더니 가발잘못썼냐는 이웃들..으으..그럼에도 원장아지매왈,자기는 이마가 이뻐서 이게 딱이야.아직도 당하고 있는 이웃들..미용실옮기래니까 꼭 가네요.반상회에서는 문제 미용실도 짚고 넘어가자구요.

  • 7. 푸우
    '03.12.2 8:11 PM (218.237.xxx.203)

    근데,, 헤디박인지 뭔지 그 사람,, 어떻게 고객에게 그런식으로 말을,,,
    유행이 뭐든지간에 나한테 어울리지두 않는데,,다시 가셔서 머리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하세요,,
    유행도 좋지만,, 고객에게 가장 어울리고 고객이 마음에 들어하는 그런 머리를 해야
    헤어 디자이너이지,,,무슨 ....그냥 요즘 계속 연습하는 머리 그냥 써먹어놓고 유행 운운하면서,,
    괜히 사람 기나 죽이기나 하고,,

    따지실 용기가 안나시면,, 제가 따라가 드릴까요???

  • 8. 꾸득꾸득
    '03.12.2 9:18 PM (220.94.xxx.25)

    저는 제일 싫은 디자이너가 주의주장 강한 사람이예요. 뭐든 실패하면, 이상하면, 다 유행이라고 얼버무리죠. 흥!

  • 9. 금빛새
    '03.12.2 11:12 PM (61.42.xxx.61)

    세상에나 덧글이 많이 올라와있네요....

    혜경선생님 별로 속상하진 않아요 ^^;;
    연말에 모임에 못나가는 핑계거리가 생겼으니 그도 좋구.....
    이참에 모자도 좀 장만하기도 해야겠구.....
    정말 맞아요 반상회에서 미용실 짚고 넘어가야 해요 ㅎㅎ
    푸우님 저혼자 가도 되는데요~~
    문제는 원하는 대로 복구할 머리카락이 없다는거시어요.
    그저 혼자 중얼거릴수밖에요
    헤디 박!!! 정말 웃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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