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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도, 주말 야유회도 다 업무라고 하는 상사

... 조회수 : 338
작성일 : 2011-07-18 02:52:33


사실 옛날일이예요.

전 서른 초중반인데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3년 정도 있다 대학을 갔어요.
  
그때 휴대폰 판매점에 2년 정도 다녔어요.
그땐 아직 imf 분위기여서 일자리도 많이 없고 다들 어렵고 그랬죠.
  
초봉 80만원에 9시 출근, 9시 퇴근. 그나마도 매일 늦어지기 일쑤였지만
뭐 불만 없이 다녔어요. 어려서 뭘 몰랐으니까.
일요일만 쉬는데 집이 가깝다고 개통해 달라고 주말에도 불러내고 그랬죠.
온전히 사무실 안 나가는 날은 한 달에 이틀 정도?

게다가 2, 3일에 한 번씩 작은 회식을 하고 한 달에 한 번 밤새 노는 회식을 했어요.
작은 회식은 소규모로 삼겹살, 치킨 정도에 술, 한 달에 한 번은 와이프들까지 불러내서 밤새도록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과장네 집 가서 또 술 먹고 남자들은 포커 치고...

첨엔 어리고 뭘 모르니까 가끔은 재밌기도 하고 좀 체력적으론 힘들고 그랬는데
나중엔 싫더라구요. 그래도 즐거워하면서 지내려고 했어요.

1년 반 정도 됐을 때 사칙을 바꾼대요.
한 달에 한 번, 전 직원 가족 동반으로 여행을 간다는 거예요.
가족 동반이면 사장님, 사모님, 그 집 3, 5세 남자아이 두명, 과장님네 부부에 돌쟁이 아가, 주임네도
같은 처지... 그것도 그분들 고향으로.... 간대요.

남자직원이 월등히 많았는데 뻔하잖아요.
미혼 남자직원들이야 가서 술 먹고 또 포커 칠 거고, 기분 좋음 여자 있는 술집도 가겠고,
여직원은 딸랑 둘인데 둘 다 미혼이고 제가 막내인데...
가면 1박 2일 동안 애 보고 시종 노릇이잖아요.
사실 상 매일 13시간 이상 근무하고 한 달에 두 번 쉬는데 그 중 한 번을 1박 2일 노동하러 가라니...

못하겠다고 했어요.
과장이 불같이 화내더라구요.
요즘 애들은 이러냐며. (그땐 제가 어려서 몰랐는데... 그래봤자 그 과장도 서른 쬐끔 넘었었죠)
회식도, 야유회도 업무의 일환이라고.
지금 업무를 못하겠다는 거냐고.

그리고 3개월 뒤에 아파서 한 번 지각했더니 절 자르대요.
남자직원들은 허구헌 날 술 먹고 피씨방 가서 밤 새우고 두 시간씩 늦게 오면 해장국 먹고 오라고
용돈 찔러주더니 말이죠.

잘 그만 뒀어요. 그 후에 대학 가고 지금은 잘 살아요.
프리랜서라 안정적이진 않지만 그때 보다 거진 열배정도 벌어요.

근데 아주 가끔 그 시절이 생각이 나요.
나 쥐 잡듯이 잡던 과장, 동업자들 다 배신하고 옛날 그 자리에 지금도 혼자 장사하는데....
아직도 그런 마인드로 살고 있겠죠?



IP : 110.14.xxx.1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7.18 2:57 AM (1.225.xxx.148)

    제가 가요를 잘 안듣게된 이유가 그놈의 회식과 노래방때문입니다.

    남자고 여자고간에 저런 문화 좋아하는 사람들....협오스러워요.
    술한방울 못 마시는 저같은 사람은 정말 고역이죠.
    거기 안 끼면 또 바보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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