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니지만 제 마음을 풀어쓰다보니 좀 길어요.
평소 남편과 거의 다투지 않아요.
연애 1년반, 결혼 7년 동안 말다툼 수준의 언쟁이 5번 정도 되지 않나 싶구요.
둘 다 장남, 장녀에 배려심 많고 이성적인 편이라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조목조목 따져가며 얘기하고 서로를 이해시키는 편이지요.
어제 저녁에 언쟁이 좀 있었는데요, 저는 서로의 잘잘못을 떠나 평소 이렇게 열심히 잘 하는 나에게 이런 작은 서운함 하나에도 어쩜 그런 자존심 상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는게 포인트였어요.
딱 표정이 "얘 뭐야,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이거였거든요.
어제의 작은 사건은 시아버지 생신이 다가오고 있어서 시동생이 그에 대해 의견을 하나 냈는데 제가 대뜸 "의견 냈으면 그 집에서 알아서 진행해보라고 해. 한 번쯤은 해도 되지 뭐." 한게 화근이었어요.
저는 점심약속을 해도 먼저 밥 먹자 말 꺼낸 사람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거 아니냐, 말 꺼냈으면 던져만 놓고 알아보자 하지 말고 본인이 상상하고 기대하는 대로 진행해봐라 였구요, 남편은 집안일이니 의논하고 도와가며 진행해야 맞지 니가 준비하면 난 참가하마 이건 아니지 않냐 였구요.
일단 제가 남편 한마디에 조금 성급하고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게 더구나 시동생 관련된 일이어서 남편 마음이 상했던 것 같구요, 저도 제가 잘한건 아니었다는거 인정하고 나중엔 사과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남편은 그런 표정은 너무 자존심이 상하니 앞으로는 조심해줬으면 좋겠다는 제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 많은 남자들이 와이프를 대하는걸 보면(제가 남자가 많은 직종에서 일합니다) 어느 정도는 "다 이해되지 않아도 그냥 받아주고 참아주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저희 남편은 그런게 전혀 없거든요.
일단 그런식으로 이해 안되는 일을 그냥 참고 넘어가는게 과연 옳은가 라는 말이구요, 저도 물론 말로만 그냥 "그래그래, 알았어 알았어" 해주고 속으로는 "여자가 다 그렇지" 이런거 원하지 않구요.
하지만, 이럴 땐 참 사람이 푸근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고 내 편이 하나 없어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그런거 맘에 들어 결혼했고 그런 면 때문에 큰 싸움, 스트레스 없이 맘 편히 잘 살고 있다는거 저도 알면서도 한번쯤은 받아줬으면 싶어요.
하다못해 그 자리에서는 받아주는 척이라도 하고 조목조목 얘기하는건 나중에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월중행사 터지는거 보고 어제 남편이 예민한 반응이라고 하더니 이러려고 그랬나 싶었는데요, 그래도 어쨌든 내가 먼저 사과했는데 아직까지 말이라도 "그래, 나도 너 맘 상하지 않게 조심할게" 이 말 한마디 안해주는 남편이 너무 서운해요.
님들.. 저 좀 위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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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하지 않은 남편.. 제 욕심일까요?
예민한날 조회수 : 807
작성일 : 2011-07-04 08:43:20
IP : 202.30.xxx.23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토닥
'11.7.4 9:17 AM (115.137.xxx.200)위로의 말씀을 드리자면.. 합리적이지도 않고 욱하는 남자가 더 많다는 거? ㅋㅋ 별 위로 안되시죠
그냥 전 속상할 때 그리 생각합니다. 나도 좋기만한 아내는 아닐 것이다, 더 험한 남자도 많다.. 뭐 일케요. 가지려고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거라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결혼8년차인 제 결론입니다. 그냥 털어내 보세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2. 공감이
'11.7.4 9:23 AM (180.224.xxx.136)살면서 정말 중요하다는거 느껴요.
저도 잘 못하는 부분이라서, 원글님의 심정이 어떠실지 이해됩니다.
제 태도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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