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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도 일반 회사원도 다 경험해 본 전업주부 겸 학부모로서

오덕후 조회수 : 2,437
작성일 : 2011-06-25 18:27:51
그냥 제 경험 재미삼아 좀 떠들어 볼랍니다.ㅎㅎ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생활 거시기하단대로
애들한테 물어뜯겨도 보고
패싸움 말리러 갔다가 얻어맞고
별걸 다 오해한 학부모한테 위협도 당해보고
에라이~ 내가 이럴라고 공부했냐!! 하며 일반 기업으로 전직했어요.
애들이 좋은 거랑 애들 가르치는 거랑은 너무나도 다르더군요.
스트레스로 젊은 나이에 대상포진 걸리고 별 걸 다해봤네요.

회사가 급여는 더 쎘고
(연금 연금하지만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수십년 후의 돈은 너무 막막하고.. 그 돈마저 못버는 직업 많다기엔 배운게 좀 많죠.)
대신 밤 10시, 11시에 끝나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많긴 했는데
심적으로는 훨씬 편했어요.
내 일만 잘하면 되니까.
(물론 그렇기 까지 쉬운 건 아니었어요. 다니던 회사도 두 번이나 망했고, 월급 떼여서 노동청 들락거리고)

결과적으로
선생이 방학도 있고 출퇴근 고만하면 좋은 직업이란 것도 맞고
매일같이 들들볶는 철없는 아이들, 자식 사랑 지나친 학부모, 눈높이가 초딩에서 머무른 동료 교사들 때문에 힘든 직업도 맞고
폭력교사보다 좋은 교사가 더 많다는 것도 맞고
(나 학창 시절에 이상한 교사가 어쨌고.. 하는 얘기 많은데 저도 그런 경험 있었긴 해요. 근데 딱히 저도 공부만 잘했지 좋은 학생이었다고 자신은 못하겠어요.ㅎㅎ 제가 이갈리게 싫었던 선생이 있었는데 성인되어 만난 동창 중에는 그 선생을 도덕적이고 마음 깊은 은사라 칭하며 계속 찾아뵙는 애들도 있었거든요. 걔네가 촌지 이런 거 줬던 건 아니고..)
좋은 부모도 많지만 82에도 참 이상하다 싶은 엄마들 글 종종 올라오는 거 봐서 이상한 학부모도 많은 것 같고.
사춘기 자식 하나 때문에 못 살겠다는 분들도 있는데
사춘기 애들 수십명 상대하는 교사 고충도 이해해요.


암튼 자식한테 교사 시킬 거냐 말거냐고 묻는다면
내 자식이 사람 상대하기 좋아하고 기가 세다면 찬성
조용하고 수더분한 타입이라면 반대입니다.

교사가 잘 가르치면 만사 오케이라는 의견도 있던데
사람 카리스마있게 휘어잡는 게 몇년 만에 뚝딱 가능하겠어요.
그게 자격증 시험처럼 딱 떨어지게 공부하면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교사분들도 이래저래 해도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새로운 길도 권합니다.
생계가 걸렸는데 이직이 뚝딱 쉽지는 않겠지만요.

근데 교대 나와서 교사 아니면 할 일 없다 징징대는 소리는 저도 싫더군요.
의외로 다양한 직종에 이력서 내봤는데 서류 합격 많이 됐어요.
IP : 125.131.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yu
    '11.6.25 6:42 PM (175.119.xxx.68)

    교직에 맞는 사람은...
    정말 팔방미인이어야 해요
    초등교사는 말할 것도 없구요
    글씨도 잘 써야 하고
    글도 잘 써야 하고 - 학생들 추천서, 하다못해 성적표 가정통신문에 적어주는 글도...
    컴퓨터도 잘 다루어야 하고 - 엑셀, PPT, 동영상 정도면 되지만...
    인간관계 능력 좋아야 하고 - 윗사람에게 잘하고, 동료들하고 잘 지내고...
    아이들을 좋아해야 하고
    무엇보다 통찰력이 있어서
    오늘 이상한 애가 있으면 바로 혼내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 파악해서 강하게 할 건지, 부드럽게 할 건지 수위 조절해야 하고...

    물론 이런 능력이 처음부터 있는 사람도 있고
    5,6년은 지나야 생기는 사람도 있고 - 그래서 신규교사 학부모들이 꺼리는....

    그래도 일단은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항상 좋은 선생님만 만났다는 어머니와 학생을
    두 번 봤는데(중3)
    둘 다 긍정적이고 리더쉽 있고
    인간 관계에서 어려움 겪어도 잠시 위축되기는 하지만
    결국 극복해 내는 능력이 있드라구요...

  • 2. 공감
    '11.6.25 7:01 PM (125.188.xxx.12)

    아주 드세야 요샌 선생님 해요.

  • 3. ...
    '11.6.25 7:09 PM (116.124.xxx.222)

    일반 회사다니다가 임용봐서 중등교사 하다가, 현재 전업주부겸 학부모인 입장에서 아주 공감합니다.

  • 4. ......
    '11.6.25 7:51 PM (116.39.xxx.17)

    작년 중학교에 인턴교사로 잠깐 일했었는데 원글님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요즘 세태를 잘 모르고 교사라는 타이틀에 마냥 존경하고 부러워하시는 분들 많은데 그 안에서 직접 경험해 본 저는 교사가 부럽지 않습니다. 박봉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분야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직에서 보수, 처우, 발전성, 장래비젼등을 종합해 볼때 그닥 메리트 있는 직업이라 생각 안 듭니다.

  • 5. dd
    '11.6.25 10:23 PM (221.163.xxx.245)

    진짜 교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교사의 겉으로 드러난 장점만 보고 교사가 별거냐 왜 죽는 소리냐 하는 사람들은 일주일 이라도 교사 직접 경험해 보고 원글님처럼 애들한테 물어 뜯기고 싸움 말리다 좀 얻어 터져 봐야 그 소리 들어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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