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별을 위해 필요한 것들...

슬픈 숙제 조회수 : 1,225
작성일 : 2011-06-25 15:38:10
밖에 비가 엄청나게 무섭게 오네요.
오늘은 M을 데리고 사진관에 다녀왔어요. 수속이 좀 빨라져서 6월 마지막날에 떠나게 되었어요. 인천공항에서 후랑크후루트를 거쳐 오슬로로 간다는데 총 10시간~11시간의 비행이라네요. 중간에 경유가 있으니 좀 쉬어가기는 하겠지만 11시간의 비행 시간을 M이 잘 버텨줘야 할텐데... 걱정이예요.

오늘 사진관 일정은 엄청난 인원이 동원되어서 다녀왔어요. M의 주 양육자인 언니네 식구 4명, 우리 식구 3명(W는 절에 있어서 저희 끼리만..), M의 부모님이 되실 두분과 자녀 둘, 자녀분들을 데리고 입국해 주신 아이들 이모님, 그리고 M, 모두 13명이 같이 가서 사진을 찍었어요.

M이 100일 사진이 기관에서 찍어준 것 한 장 뿐이라서 가기전에 한국의 식구들도 잊지 않게 또 한국의 돌사진을 미리 찍어줄 겸해서 다같이 갔어요. 한복이 좀 크기는 하지만 M이 한복을 입은 모습은 너무 귀엽고 눈물나도록 미안했어요. 저 한복을 언제 또 입어볼까 싶어서요.

한국의 돌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더니 노르웨이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시고 흔쾌히 동참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구요. M의 오빠와 언니가 될 아이들도 아이들의 이모님께서 데려와 주셔서 같이 사진을 찍었구요. 부부 두분만 한국에 오셔서 입양을 추진하실 줄 알았는데 아이들까지 얼굴을 익혀야 한다고 데려오신 정성에 많이 감사드렸답니다.

M은 다행이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3시간 가량 이사람 품에 안겼다 저사람 품에 안겼다, 옷을 갈아 입히고 난리를 쳤는데도 생글생글, 중간에 낮잠도 30분 잤구요, 맘마랑 이유식도 잘 먹었어요. 오늘 낮잠을 잘때도 평소 잠들기 전처럼 칭얼거리는 모습을 보이길래 편지에 적은 M의 잠버릇을 직접 보여 드릴 수 있었어요. 글로 쓴거랑 직접 보는 거랑 다르니 노르웨이 부모님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칭얼댈때 해주는 노래 (테이프에 녹음해놨어요)를 불러주고 둥가둥가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신랑이 동영상으로 찍어서 USB에 저장해주었구요), 지난번에 녹음해 주신 노르웨이식(?) 자장가도 들려줬어요(이건 이제 엄마의 몫이 되겠죠). 그래도 칭얼거릴땐 비상의 무기에 대해서도 알려드렸구요(아빠 품). 먼저 저희 신랑이 안아서 등을 토닥토닥하니 눈이 꿈벅거리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때 선배언니가 다시 안았더니 칭얼대며 울어요. 그래서 노르웨이 아빠께 M을 안겨드리고 저희 신랑이 한것처럼 토닥토닥을 몇번 하면서 허밍으로 노래를 흥얼흥얼 하시니 M이 잠들었어요.

저희 모두 집중해서 바라보면서 다들 숨죽이면서 웃었고 노르웨이 아빠께서 자신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위로... 다행이죠, 정말 다행이죠...가서도 저렇게 사랑받고 잘 자고 예쁘게 컸으면 좋겠어요.

이제 며칠 후면 떠나야 되는 시간인지라 미리 짐을 싸시는게 좋을 것 같아서 정리해 둔 M의 앨범, 육아일지, 노래담은 테이프, 우리들의 인삿말과 둥가둥가 등이 담겨있는 USB 스틱, M의 옷가지등을 드렸어요. 오늘이 헤어지는 날도 아닌데 다들 어찌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노르웨이 부모님들은 하나하나 확인하시고 설명을 들으시면서 땡큐를 연발하시고 영어가 서투른 언니네 식구들은 그분들이 고개를 끄덕일때마다 그분들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땡큐~를 연발하시고...

사진을 찍으면서 M이 귀여운 표정을 하나 찍을때마다 오~우, 와우~등의 감탄사가 사진관을 메우고...아이들이랑 같이 찍고 세 부모가족이랑 돌아가며 찍고, 언니랑 나랑 M만 셋이서 찍고, 아빠들하고 M만 찍고, 엄마들하고 M 넷이서 찍고, 새 가족하고 찍고, 혼자 찍고 등등...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었어요. 나중에 M이 크면서도 한국에 있는 가족도 잊지 않고 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걸 알았으면 하면서 눈물을 막 참고 더 활짝 웃으며 찍었어요. 중간에 갑자기 눈물이 막 났는데 그것도 사진에 담겼어요. 지우자고 했는데 그것도 추억으로 모두가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해주자고 노르웨이 엄마께서 제안하셔서 두기로 했구요.

M이 떠나는 날은 오전에 공항으로 나가야 되서 저희 아이랑 신랑은 수요일에 작별 인사를 하기로 했고 선배언니네도 거의 마찬가지라 공항에는 언니랑 저만 가게될 것 같아요. 그날은 좀 더 일찍 일어나서 M이 비행기에서 먹을 수 있는 이유식을 좀 만들고(비행기에 이유식을 가져가도 됀다고 확인했어요) 한국 분유를 몇 통 더 사기로 했어요. 바로 분유를 바꾸면 M이 탈 날것 같아서 몇 통을 드리긴 했는데 조금더 준비해 드리는게 좋을것 같아서요.

그리고 내일은 신랑이랑 M의 한복을 사러가기로 했어요. 너무 비싸지 않으면 M의 오빠와 언니될 아이들것도 사려구요. 아기띠랑은 공항에서 드리기로 했고... 뭘 좀 더 준비해 주면 좋을까요? M이 한국을 기억할 수 있는것 중에서 있을까요? 한국의 탈, 도자기, 거울 이런것 말고 진짜 M이 기억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요. 돌반지를 미리 해줄까요? 은수저 세트? 뭐가 좋을까요....? 의견을 좀 모아주세요.

저녁때는 노르웨이 부모님께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다시 모일 예정이예요. 지금 M하고 노르웨이 부모님께서는 기관에 가있어요. 마지막 서류 작성때문에 그곳에 계시고 M하고 그동안이라도 같이 계시면서 정을 쌓으시라고 같이 내려드리고 왔어요.

사진 찍느라고 기가 빠졌는지, 너무 긴장을 했었는지 눈이 뻑뻑하고 힘드네요. 나머지 식구들도 그랬나봐요. 선배언니네 식구들도 다 저희 집으로 왔는데 다들 각자의 자세를 취하고 잠들었어요. 저도 잠깐 눈 부치려고요. 오늘은 W의 얘기가 없어요. 저번보다는 학교에도 절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는것 정도에요. 편지는 부쳤는데 아직 답장이 안온걸 보니 꽤나 잘 지내고 있는것 같아 안심하고 있어요. 잘된 일이죠. 그쵸?...
IP : 122.34.xxx.4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6.25 3:46 PM (175.198.xxx.195)

    얼른 로긴했어요.
    우리 핏줄 하나가 또 해외로 나가네요.
    눈물이 납니다.
    그 아기가 행복하기만을 두 손 모아 빕니다.

  • 2. 항상..
    '11.6.25 3:55 PM (182.211.xxx.238)

    매번 올리시는 글 읽고 눈물이 줄줄..ㅠㅠ
    원글님 가족처럼 예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네요.
    평생 부모와 함께 살아도 M이 원글님 가족에게 받은 사랑만큼도 못받는 아이들이 많아요.
    M이 외국으로 입양가는건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원글님 쓰신 내용으로 봐선 양부모님들도
    아주 좋으신분들같으니 바르고 예쁘게 잘 자랄거예요.

  • 3. ..
    '11.6.25 4:07 PM (121.190.xxx.113)

    어휴...읽기만해도 눈물이.. 부디 원망없이 잘 자라라 아가야....

  • 4. ㅜ/ㅜ
    '11.6.25 11:45 PM (114.200.xxx.81)

    이제 자려고 세수하고 비싼 에센스 바르고 침대 위에 앉아 노트북 열었다가...
    눈물에 에센스가 씻겨내려갔네요..

    m에게 복주머니나 노리개 같은 거 주시면 어떨까요??
    우리가 보기에 한복 공단 옷감의 복주머니가 알록달록 유치해보여도
    해외에서는 그게 그렇게 아름답다고 평을 받는다고 해요.
    복주머니에 한복 노리개 같은 거 좀 넣어서
    나중에 혹시 커서 한복 입게 되면 달으라고..

  • 5. ....
    '11.6.26 7:54 AM (112.149.xxx.131)

    몇년전에 그렇게 외국 가는 애기들 본 적 있어요, 한국 여권으로 가는 처음이자 마지막 비행ㅠ.ㅠ

    그때 생각 참 오래 갔는데, 오늘 읽고 눈물이..m이 사랑 많이 받고 자랐으면 합니다.

    원글님과 가족의 배려와 보살핌, 오늘 또 한번 배우고 가요.

    원글님 글 읽고 결심한 거 아직 실천 못 했어요, 다시 마음 잡고 시도해봐야 겠어요.

    늘 건강하시고, 의젓한 아드님도 잘 있겠죠?

  • 6. ....
    '11.6.26 8:05 AM (112.149.xxx.131)

    나지막한 동요나 자장가 cd 어떨까요? 돌반지도 의미있고..
    어디신지 알면 제가 해주고 싶어요..

    m이 크면서 자기 정체성에 고민할 때 원글님이
    준비 해주셨던 거 보면서 한국에 자기를 기억하고 아껴줬던 사람들이
    여러명 있다는 것 알면 참 든든하겠죠. 아, 오늘 여러번 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52950 강남역 대우디오빌플러스(14평) vs 이수역 신동아 4차(18평).. 둘 중 선택하라면? 5 부동산 고민.. 2011/05/23 1,276
652949 간호사라는 직업 참 좋은듯.. 26 .. 2011/05/23 4,916
652948 이소라씨 팔짱끼는거요 5 .. 2011/05/23 1,632
652947 결혼하고 행복하세요? 5 아기엄마 2011/05/23 977
652946 어린아이들 식욕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요? 5 이런~ 2011/05/23 585
652945 송아나운서 자살했다는 기사 떴네요. 20 덥다더워 2011/05/23 9,057
652944 투신 오보가 오보랍니다.(송아나 맞답니다)-내용없음. 5 명복을 2011/05/23 1,644
652943 방사능 관련 블로그예요. 보시고 많이 참고해 주세요~ 5 방사능 관련.. 2011/05/23 917
652942 송지선 투신 오보라고 기사뜨는데요? 29 2011/05/23 3,764
652941 음...신랑과 동생, 저 2:1로 싸웠던 안주논쟁...갑자기 생각나서요... 11 안주논쟁 2011/05/23 754
652940 야탑역에 노무현대통령 서거 분향소 있어요. 많이들 가세요. . 1 분당 2011/05/23 180
652939 엄마없는 사람이 불쌍하다는 글을 읽고... 7 내생각 2011/05/23 888
652938 152.149.92 ==> 이 사람 계속 분란 일으키던 사람 아닌가요? 2 2011/05/23 743
652937 송지선 아나운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49 ... 2011/05/23 16,509
652936 갤s2 사고싶은데요. 4 나두 스마트.. 2011/05/23 453
652935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네요. 1 후리지아향기.. 2011/05/23 321
652934 영화 써니에 나오는 유호정씨 아파트 5 ........ 2011/05/23 2,360
652933 사십대중반 레인부츠 주책일까요? 11 레인부츠 2011/05/23 1,064
652932 노짱님 추모 2주기 헌정 앨범 - 노영동 회원들이 부른 [상록수] 5 그립고 또 .. 2011/05/23 234
652931 배타고 가려는데.. 2 제주도 2011/05/23 190
652930 초등 단원평가 예고없이 보기도 하나요? 10 .. 2011/05/23 673
652929 cjmall에서 저렴한 트레이닝복하고 컵 세일하길래 정보나눔 글 올려보아요.. 2 정민지 2011/05/23 445
652928 추도식 봉하에서 2시에 시작했군요. 생중계 하네요 3 노무현대통령.. 2011/05/23 390
652927 이소라 싫다는 분들 많은데요. 12 나가수 2011/05/23 1,534
652926 국책연구기관 무기 계약직이 뭐죠? 2 도움 2011/05/23 445
652925 여성부는 막대한 세금으로 왜 저런걸 없애지 않을까요? 2 ... 2011/05/23 425
652924 나는 가수다 나왔으면 하는 가수 3 ㅜㅜ 2011/05/23 726
652923 빅사이즈 인간, 마트에서 옷 샀다. 12 다체로 2011/05/23 1,377
652922 송지선 투신했대요 19층. 69 d 2011/05/23 9,468
652921 남편이 회사 건강검진에서 "주의"를 받아왔는데.. 정밀검사해봐야될까요? 4 - 2011/05/23 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