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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를 통해 본 조선족과 한국인

미리내 조회수 : 446
작성일 : 2011-05-31 03:02:15
위탄에서 백청강이 1위를 했습니다. 이렇다 저렇다 말들은 많지만 1위인 것은 변함이 없지요. 물론 실력이 뛰어나서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눈 귀라는 것이 공학처럼 정밀한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상위권자와의 실력차이에 대한 말들이 오고가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백청강의 실력이나 그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네요. 그 분야에 전문가도 아니고 그에 대해서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건 그렇고, 지금 그의 조선족이라는 정체성이 문제가 되는가 봅니다. 저도 조선족을 대할 일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개인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저도 이걸 계기로 조선족에 대해서 개인적인 판단을 내린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개인판단에 불과하니 글로 옮기가 그렇구요.

다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와중에 왜 조선족과 내국인 사이에 이렇게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도 개인 감정에서 출발한 것이라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 생각이라는게 완벽하게 객관적일수는 없으니 양해해 주시기를.

보통 조선족 사람들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을 차별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건 사실이에요. 그들은 여기에 분개하고 자신들과 한국인들을 동등하게 대해달라고 합니다. 이것도 타당한 주장이죠. 문제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에요. 이 분들은 때때로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망각합니다. 외국인과 내국인간의 차별은 세계 어디에서나 존재하지요. 멀리는 입출국의 절차에서, 가까이는 일상의 문화적 차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한국분들도 착각하기는 마찬가지이죠. 다른 문화 속에서 다른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에게 자신과 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요구합니다. 조선족 분들에게 조국이 어디냐고 묻고, 중국과 한국이 싸울 경우 누구 편을 들거냐고 묻습니다. 조선족은 중국편을 한국인은 한국편을 들겠지요. 그분들에게 한국편을 들라는 것은 조국을 배신하라는 말과 같지요.

고려시대에 거란과 고려간에 전쟁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전쟁은 귀주대첩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잘 알려진 3차에 걸친 큰 전쟁 이외에도 그 전후로 수십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가 있었습니다. 큰 전투를 기준으로 대략 30년, 소소한 전투를 포함하면 한 60년 정도 전투를 벌였지요. 할아버지가 시작한 전쟁을 손자가 끝을 맺었다고 할 수 있지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려는 창업 초기부터 발해유민을 받아들였습니다. 고려가 왜 그랬을까요? 국사 교과서는 고려가 발해 유민을 같은 뿌리 즉 부여/고구려의 후손(요즘말로 민족) 즉 동족으로 인식했다고 서술합니다. 동족이기 때문에 받아들였다는 것이지요.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고려초기 지배세력은 황해도와 경기북부 중심이었고, 이 지역은 고구려의 후손들이 다수를 차지한 곳이었어요. 고려 중기에 이르기까지 평안도 지역에 대한 집착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겠지요.

그런데 이런 포용정책이 갈수록 후퇴합니다. 거란 성종이 직접 참여한 2차 거란 전쟁의 경우, 안융진과 서경에서 큰 전투가 벌어집니다. 고려군의 주력을 이끈 강조가 회전에서 참패한 이후 실제 고려를 지킨 이들은 안융진과 서경의 군사들이었습니다. 이때의 기록을 보면 발해 유민출신이 큰 활약을 보였다고 합니다. 발해왕자 대도수의 아들도 여기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그의 계급이 요즘으로 치면 대령에 불과했다는 점이에요. 발해왕자의 아들이 고작 대령이라! 대령 즉 중랑장은 고려시대의 9등급에서 중간직에 불과합니다.

3차 전쟁은 더 웃기게 진행됩니다. 거란은 이 전쟁에서 대규모의 보병군단을 운용합니다. 거란이 원래 유목민족이라는 점에서 기병 대다수는 거란족이 맡았지만, 보병은 그들이 정복한 민족 즉 발해/고구려계나 말갈계 아니면 한족으로 충당합니다. 3차 전쟁당시 거란의 총 사령관은 공식적으로 동경유수라는 직책을 썼는데, 이는 지금으로치면 내몽골 동쪽 즉 요동반도와 길림지역 및 흑룡강 지역을 총괄하는 자리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만주지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요동반도와 길림지역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대대로 부여 고구려 계통의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이기도 했지요.

정확한 기록이 없어 당시 얼마만큼의 고구려/부여계 주민이 거란군에 복무했는지는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동원된 병력이 주로 동경유수의 관할하에 있던 병력이라는 측면에서, 상당수의 부여/고구려계 주민이 거란군에 참여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알려진 거란군의 부대명 중에는 발해군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발해군은 발해의 수도인 상경용천부 일대 지금의 연변지역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아무튼 귀주에서 거란군은 참패하고 살아나간 자가 수천에 불과했는데, 이들의 대다수가 기병이었습니다. 그 결과 총사령관을 위시한 고위장교 거의 모두가 참수형에 처해졌지요. 나머지 거란군은 전멸했습니다. 사서에 포로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방적인 학살로 전투가 진행된 것으로 짐작됩니다.

저는 이점이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왜 고려는 거란군내의 부여/고구려계 주민을 포로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그들이 백년 사이에 완전히 거란화 되어서 동질성을 느낄 수 없었을까요?, 아니면  
동족이라는 인식보다는 적국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서였을까요?, 그도 아니면
요즈음 주장대로 민족/동족개념이 허구라서 아예 그런 생각을 할줄 몰랐을까요?

이중 무엇이 답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고려와 발해 유민이 비록 동질성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그게 국적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조선족과 한국인의 반목도 이와 같다고 느낍니다. 같은 민족/동족이지만 서로의 국적이 다르고, 적을 두고 있는 국가간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백청강 씨는 지금 준 연예인입니다. 조선족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지요. 한국 사회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는 한국사회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자뭇 궁금합니다.
IP : 183.103.xxx.2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라디에이션
    '11.5.31 3:09 AM (114.206.xxx.219)

    그렇군요. 어찌돠었든 다른 나라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는거군요. 좋은 글입니다.

  • 2. anonimo
    '11.5.31 10:42 AM (122.35.xxx.80)

    딴얘기지만,
    아르헨티나가 IMF 터져서 완전 바닥칠때 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의 이탈리아 이민자들 (교포 2세든 3세든)에게
    이탈리아 귀화를 원하면 이탈리아 국민으로 시민권을 준다고 공식 발표했고 아르헨티나의 이탈리아 교민들
    (그들은 법적으론 아르헨티나인들이지요)이 대거 역이민오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인들 일반적으로 인식이 별로 좋지 못하고 또 이탈리아도 높은 실업률에 썩 좋은 형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네 국민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요.

    조선족들을 안 겪어봐서 잘 모르긴 하지만 암튼 중국서 태어나고 살았으니 분명히 토종 한국인과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들이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왜 외국인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내가 보기엔 한국이 그들을 차별하기때문에 그들이 한국에 융화를 못하고 자기 나라라는 생각을 못하는것으로 비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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