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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갔다가....너무 슬픈 광경을

가슴에돌하나 조회수 : 13,045
작성일 : 2011-05-13 17:31:28
전에 글 썼었어요.
밤에 급체해서 아기랑 둘 뿐인데 너무 아파서 눈물 난다고
결국 근처 사는 친정엄마가 밤 12시에 내려오시고
엄마에게 아기 맡기고 야근하고 들어온 남편하고 응급실에 갔다고..

오늘 채혈할 일이 있어서 그 병원에 갔다가
응급실 초진기록지를 떼려고 들렀어요.
전산 오류가 뜬다는 간호사의 말과 조금 더 기다리시라는 말에
옆에 의자에 앉아있는데
119요원인지 경찰인지 제복입은 사람이 들어오더니
"사망환자 수습하러 왔습니다"하더군요.

속으로....노인분이 돌아가셨나 안됐다...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한곳으로 우르르 들어갔고 좀 분주해지나 싶더니
침대를 밀며 나오는데

침대위엔 흰천으로 쌓인 ........
작은 인형만한 크기의

어...태어나서 직접적으로 그런 걸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너무 놀랐는데 더구나 아기....로 보이는 그 흰 천 때문에

정신 멍하게 있다가 옆에 간호사분에게
혹시 아기가 죽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네요.
몇살이냐고 울먹이면서 또 물었더니
한살쯤??그러네요.

부모님들은..안보이시는데..했더니
간호사분이 부모님은 없는거같다...라고

그러고보니 수녀님 한분이 참담한+차분한 표정으로 옆에 계시더군요.

서류떼고 나오면서 울었어요.
아이가 너무 가여워서요.

애키우다보니 세상에 어린 아이들
그리고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존재들(동물을 비롯해서요)이
아프거나 죽거나 학대받는걸 듣고 보는거 자체가 굉장한 고통이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보육원이나 이런곳에 있던 아기가 운명을 달리했나봐요.
가여운 아기 위해서 마음속으로 좋은곳 가라고 염원해 주세요.

===========================================================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랑 같이 목욕하고
강아지 똥 치우고 걸레질하고
빨래 돌리고
아이 낮잠 재우고

그렇게 일상생활을 하는데
머릿속에서 그 모습이 안지워지네요.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겠지요..

아가야~ 아줌마가 널 위해 기도한다..
이다음엔 좋은 부모 좋은 몸을 받아서 행복한 삶을 다 누리고 가렴
IP : 180.231.xxx.21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팜므 파탄
    '11.5.13 5:34 PM (112.161.xxx.12)

    아우 어떡해.......
    아이 가엾네요...

  • 2. 5개월된 아가
    '11.5.13 5:37 PM (211.214.xxx.254)

    키우는 엄마로서 넘 마음이 아프네요.

    아가야... 부디 예쁘고 고운 곳으로 가거라...
    고운 꿈결 같은 곳으로...

  • 3. 이름모를 아가야..
    '11.5.13 5:40 PM (115.242.xxx.71)

    다음 생엔... 좋은 부모 만나

    건강하고 유복하게 자라거라...

  • 4. ㅇㅇ
    '11.5.13 5:40 PM (109.130.xxx.157)

    저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원글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아프네요...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제 딸이 6개월 미숙아로 태어나서, 병원에서 약 3개월간을 입원해있었어야 했었답니다.
    그 당시 제 딸아이 옆에 한 아이가 뇌하고 폐 수술을 받고 누워있는데...
    정말 눈뜨고 볼 수 없도록 마음이 아프더군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 5. ㅠㅠ
    '11.5.13 5:49 PM (183.98.xxx.112)

    죽음에 관한 기억들...슬프죠 ㅠㅠ
    화장장에 장례치르던중...옆 다른장례팀이 거의 기절할정도로 쓰러지고 실려가고 그러더라구요. 얼핏 보니 영정사진이...초등 저학년 미소년.. 넘 맘아팠네요..

  • 6. .
    '11.5.13 5:55 PM (119.66.xxx.12)

    눈물이 나오네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그아이가 꼭 천국에 가있기를 기도합니다..

  • 7. 아잉...
    '11.5.13 5:59 PM (222.110.xxx.248)

    저도 눈물 나자나요.... 아가야~ 그곳에선 부디 평안해라~~~

  • 8. 아우...
    '11.5.13 6:13 PM (119.196.xxx.13)

    글만 읽어도 눈물이 핑 도네요.
    같이 기도합니다. 좋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길.....

  • 9. 눈물
    '11.5.13 6:31 PM (125.185.xxx.60)

    장례식장에 갔다가 고등학생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장례식을 봤는데 엄마가 계속 정신을 잃고 쓰러지시더군요... 얼핏 들리는 얘기가 아이가 암에 걸렸는데 청소하며 힘들게 혼자 자신을 키우는
    엄마한테 짐이 될까봐 자살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아이 키우는 엄마라 정말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습니다. 님이 보신 아이도 너무 마음 아프네요.... 그 짧은 생을 부모 사랑 한번 못 받고
    그렇게 쓸쓸히 떠나다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길 바랍니다..

  • 10. 햇볕쬐자.
    '11.5.13 6:33 PM (121.155.xxx.191)

    ㅠㅠㅠ...다음생엔 꼭 좋은부모님 만나서 행복하게 살렴.

  • 11. 그나마 위로
    '11.5.13 6:40 PM (121.156.xxx.186)

    괜찮아요, 아직 자의식이 생기기 전이라 크나큰 고통은 받지 않았을 겁니다.
    낙태해서 사라져간 수많은 아기들도 자신이 죽는줄 모르고 죽는겁니다.
    고통스러워 하는 존재는 자아가 있어야 하거든요.

  • 12. ..
    '11.5.13 8:23 PM (220.83.xxx.47)

    응급실에 가보면 세상의 사건사고는 다 보게 되지요..
    제 남동생은 고딩때 오토바이 사겠다고 헛바람 들었다가 배아파서 간 응급실에서 밤새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실려오는거 보고 바로 꿈 접었습니다.

    저는 아이땜에 갔다가 대학생 아들 둔 어머니의 절규를 듣고 참 눈물나더라구요.. 아들이 기숙사에서 싸우다가 선배에게 맞은 모양인데 밤에 뇌출혈로 쓰러져서 밤새 방치되서 식물인간이 되었더군요..평생 식물인간이 될 아들을 붙잡고 우는 어머니를 보니 같은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그 맘이 얼마나 절절할까 싶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응급실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밤이었습니다..

  • 13. 아이구
    '11.5.13 11:16 PM (203.100.xxx.8)

    안쓰러워라.. 아마도 병이 있거나 장애가 있어서.. 버려진 아이 같은데.. 아이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세상이 있다면 정말로 건강한 아기로.. 유복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길 바랍니다..

  • 14. 세상에.....
    '11.5.13 11:21 PM (175.114.xxx.6)

    부디부디 좋은 곳을 갔기를.....
    이젠 평안한 곳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ㅜㅜ

  • 15. 모리아티
    '11.5.13 11:56 PM (72.242.xxx.120)

    음, 예전에....

    학부생 시절에 학교부속병원 장례식장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꽤 오랫동안 했는데 거기서 컴퓨터에 보면 입실자 명단이 실시간으로 갱신되거든요.

    ...

    아기..

    꽤 많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홍길동/ 89/ 서울/....."

    이런 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서현아기/ 1/ 인천/...."

    이런 식...

    정확하게 기억은 나질 않지만...

    한 주에도 꽤 여러 차례 본 듯...

    신생아인지 좀 엄마아빠랑 같이 지내다가 그리 된건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의료통계학 같은데서도 생존곡선 그릴때 어린 애들은 오히려 사망률이 좀 높게 그리듯이

    아기들 참 많이들

    부모보다

    먼저 가더군요.

  • 16. hmm
    '11.5.14 2:08 AM (70.57.xxx.60)

    죽은 아기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기를...ㅜ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17. ㅜㅜ
    '11.5.14 7:27 AM (121.132.xxx.89)

    어린아이들의 죽음은 유난히 슬프고 가슴이 아파요.
    요번 아버지 장례치렀는데 옆 유골함에 7살 8살 남매가 나란히 담겨 있는걸 봤어요.
    80이 넘어 천수를 다하고 가신 아버지의 죽음도 이리 아쉽고 슬픈데
    저 어린 꽃봉오리들을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떠랴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더라구요.

  • 18. ㅠㅠ
    '11.5.14 11:46 AM (119.64.xxx.158)

    죽은 아기의 명복을 빌어요.
    다음 생에선 좋은 부모 밑에 태어나서 천수를 누리길 빕니다.

  • 19. .
    '11.5.14 12:39 PM (122.45.xxx.22)

    에구 고작 그거 살고 갈거면서 ㅜㅜ
    태어날때도 짧은생을 살았을때도 저세상갈때도 부모는 곁에 없네요
    담엔 화목한 가정에 귀한 아기로 사랑 듬뿍 받고 태어나길..

  • 20. 응급실 광경
    '11.5.14 2:27 PM (218.145.xxx.78)

    저도 응급실에 3일 있어봤는데 제 앞에서 세 분이 휜천을 덮고 나가셨습니다. 한분은 과다 출혈 같았는데 정말 응급팀들 대단해보였습니다. 순식간에 5분이 달려들더니 애를 쓰시더라구요. 그러다 돌아가셨는데 흰천덮고 나가니 청소 아줌마가 대걸레로 바닥의 피를 닦아냈는데 또 그 자리에 출혈환자가 왔다가..나가니 또 청소 아줌마가 대걸레로 바닥의 피를.. 그 다음부턴 병원 대걸레가 그냥 안보이고 심장이 떨려서...

  • 21. 아가야..
    '11.5.14 5:40 PM (124.53.xxx.4)

    다음 생에는 꼭 내 아이로 태어나주렴. 아프거나 건강하거나 내가 많이 사랑해줄게. 다음 생에는 꼭 건강한 몸으로, 화목한 가정에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기 바라. 아가...아줌마가 기도할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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