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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한테 받은 상처를 배우자나 연인에 의해 치료받을 수 있을까요?
우울증도 좀 있고 자존감도 낮고 그랬는데
결혼 후 아주 많이 좋아졌더라구요. 결혼 상대자가 좀 넉넉한 성품의 사람이에요
어설픈 심리학 지식으론 배우자 고를 땐 상처준 부모랑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선택해서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부모나 다른 가족에 의한 상처를 배우자나 연인으로 부터 치유받은, 이런 경험 있으신 분 계실까요?
1. ㅇ
'11.5.11 11:40 PM (121.130.xxx.42)제 대학친구가 결혼 후 많이 좋아졌어요.
대학 다닐 땐 깊은 속 이야기 안해서 그 정도인줄 몰랐는데
어려서부터 엄마한테 받은 상처가 크더라구요.
근데 남편만나 굉장히 밝아졌어요.
뭣보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 말할 수 있게 된 거 부터가 치유의 첫걸음 같아요.2. 네..
'11.5.11 11:48 PM (122.32.xxx.10)저요. 제가 그래요. 만약 제 남편이랑 결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랑 했으면
벌써 이혼을 하고 혼자 살던가, 아님 죽지못해 하는 결혼생활 하고 있을 거 같아요.
전 의식적으로 결혼상대자를 찾을 때, 저희 부모님과 반대성향을 찾게 되었어요.
감정적이고, 막말하고, 윽박지르고, 상대방 자존심을 죽이는 말을 하시던 친정엄마와
정말 정반대인 남편을 만나서 너무 좋아요. 제가 예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된 거 같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더, 더 좋은 건, 제 아이들이 제 남편의 자식으로 자란다는 거에요.
가끔 속으로 생각해요. 너희 아빠를 만나게 해준 걸로 난 엄마노릇 다했다 하구요. ㅎㅎㅎ3. 네
'11.5.11 11:50 PM (124.52.xxx.142)평생 부려보지못한 어리광과
용납받음을 경험하면서
마음이 치유됨을 느껴요4. ..
'11.5.11 11:50 PM (110.10.xxx.183)저요.
가난한 집 형제많은 집에서 순둥이로 자란저.
아버지는 가정엔 별 관심도 없고 밖으로만 돌고, 엄마가 생계를 거의 책임졌어요.
엄마는 삶이 고단하니 가끔씩 자식들에게 화를 많이 내셨고, 그중 순하고 만만한 제게 가끔씩 폭언을 하셨고, 전 할머니한테도 욕도 많이 듣고 자랐어요.
좀 자라서는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나름대로 상처가 많은 사람이에요.
학교도 착실하게 다니고 공부도 제법 열심히 한 이유가 단 하나. 엄마의 관심이 필요해서에요.
그나마 공부한 보람으로 학교를 잘가서 지금 남편 만났는데요. 울남편 부처님 가운데 도막이에요 절 딸처럼 대해요. 진정으로 따뜻하게요. 전 많이 치유되었어요
울남편도 가난하게 자랐지만 정말 따뜻한 사람이에요. 울시어머님이 자상하게 자식들 키우셨거든요.5. 저요
'11.5.11 11:53 PM (67.162.xxx.99)저는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읍니다.
지금은 늙으신 아버지를 연민의 눈으로 볼만큼 담담해져있지만, 아직도 아버지와의
사이는 서먹한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보기에 나쁜가장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할만큼 가족들에게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를 많이 주신 분입니다.
그래서 전 결혼과 남자에게 두려움이 많았고, 독신으로 살 결심을 하고있었읍니다.
그러던중 저희 남편을 서른살이 된해에 만났고 연애5개월만에 결혼하게 돼었죠.
결혼을 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하면서도 , 불안하더군요.
우리 아버지처럼 변하는것이 아닐까...
지금 결혼한지 14년 돼었네요. 예쁜딸도 있구요. 참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있읍니다.
예전에 받은 상처는 희미하게 기억될정도로...
그리고 아버지도 용서하고 , 불쌍하게 여길정도로 제 남편은 저의 상처를 잘 감싸주고
제가 한가정의 아내,엄마로 잘 살아갈수 있도록 저를 변화시켜주었읍니다.6. 네..
'11.5.11 11:54 PM (14.45.xxx.56)부모한테 못 받았던 관심과 사랑 남편에게 듬뿍 받으며 자존감 회복했어요. ^^
7. 부럽네요
'11.5.11 11:59 PM (118.38.xxx.97)저도 그러고 싶은데,,,,,
8. ^^
'11.5.12 12:03 AM (125.177.xxx.156)저도 어렸을때 부모님의 잦은 다툼속에서 자라와서 너무 힘들고 결혼 할때까지 정말
지긋지긋 했었어요.
그래서 아빠에 대한 기억과 감정이 무척 안좋았어요.
그런데 성격 좋은 남편만나 부정적이던 제 성격도 많이 긍정적이 되었고
늘 제 자신에게 힘들어하고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옆에서 할 수 있다고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도와주는 남편 덕분에 자신감도 되찾았아요.
딸아이도 남편 같은 남자랑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런 아빠 밑에서 자라니 분명 남자보는
눈이 있을 꺼라고 믿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9. ^^
'11.5.12 12:35 AM (125.177.xxx.156)일단 제 남편도 마냥~~ 즐겁게만 절 감싸줬던건 아니였겠지요.
남편도 힘들고 속상하고 그랬을거예요.
하지만 강한 긍정적인 힘으로 자신도 컨트롤 하고 또 저도 컨트롤 해준거죠.
그리고 저도 그만큼 남편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면서 제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했기에
서로가 잘~ 맞게 되었던것 같아요.
또 남편 말에 의하면 ㅎㅎㅎ 제가 절대로 안바뀔 것 같은건 인정해주고 자기가 바뀌려고 노력했다네요.
원글님 질문에서 처럼 어느 한쪽에서만 계속~~~ 사랑과 인내를 퍼줄 수 만은 없다고봐요.
상대도 그 사랑과 인내를 받고 마을을 열고 치유하면서 스스로가 그 상처를 극복해 내려고
노력해야만 서로 더욱 좋은 상황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 같아요.10. ...
'11.5.12 12:46 AM (222.112.xxx.157)그리고 스스로 그런 상처를 인정하지 않아요. - 저에게 말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기가 그렇게 연약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 거죠.
겉보기엔 오히려 약간 마초 같은 구석도 있는... 그런 모습이랄까요.
인정이 안 되는데 극복이 될까... 싶었어요. 거기에 대한 대화는 아예 할 수 없는 거에요.
------------> 이부분이 가장 걸려요.. 불행한 어린시절을 살았다고 해도 스스로 변하고자 하지않으면 불행은 되풀이되거나 배우자까지 그굴레를 씌우지요..
제 남편도 새어머니 밑에서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지요.. 자존감도 낮고 불안감도 높은 사람..
그런데 제남편은 스스로에 대해 아주 잘알아요.. 남자들 중엔 이런사람은 참 드물지요.,
윗 댓글에서도 느끼지만.. 여자들은 자아성찰이나 눈치, 세상이치 등을 남자보다 명민하게 느끼고 깨닫는 이가 많아서 때가되면 껍질을 깨고 나오는 사람이 많지만,, 제가 보기에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단순하게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서,폭력이 되물림 된다거나 하는것도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것 같구요..
제 남편은 자기가 누리지 못한 행복에 대한 욕구와, 잘살고자 하는 마음과 자식에 대한 애틋함이 보통사람보다 훨씬 많아서.. 전 이사람을 만나서 결혼한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왜냐면 제가 하나를 이해하고 받아주면 너무 고마워하고 행복해하거든요..
(저희는 시댁과 연락을 안합니다.. 잘지내보려고 했지만 상처를 많이 준 그들이 전혀 그사실을 인정하지않기에 가정을 지키기위해선 어쩔수 없었네요..)
결혼후에 남편의 상처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서 심리상담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신랑이 거부하더군요..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고 인정하고.. 제가 다 들어주고, 같이 울어주고..그래서인지 결혼하기 전보다 저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후로 예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편해보여요..
저희는 앞으로 더 잘살꺼라 믿어요..
왜냐면 저희 신랑은 원래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사람이라고 믿거든요..11. 저희 부부는
'11.5.12 12:49 AM (61.105.xxx.15)참 그지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물론 저희를 사랑하셨겠죠..
남편은 아주 이기적인 부모 밑에서 옆 집 아줌마에게 밥 얻어먹으면서 자랐고..
자라서는 이제 니들이 나한테 잘해야한다고 끊임없이 해줄 것만 요구하십니다..
어릴 때 생일이면 너 낳느라 내가 힘들었으니 내가 대접받아야지 니 생일이 대수냐..였고..
지금도 당신 생일이면 자식들이 온갖 걸 다 해줘야합니다..
제가 결혼 후 첫 생일에 미역국 끓여주니 먹으면서 울더라구요..
생일이라고 미역국 처음 먹어봤다고......
전 자신의 인생을 제가 대신 보상해주길 바라는 엄마 밑에서 자랐구요..
어릴 때 엄마의 자랑이었죠..
사립학교에서 항상 전교1등에 모든 상을 휩쓰는..
엄마들이 꿈꾸는 그런 아이었지만..
매월 보던 시험... 올백 아니면 사정없이 맞으며 자랐습니다..
한 번은 정말 혁대로 사정없이 맞고 그 다음달 올백 못 맞아서 이모네로 도망도 갔었어요..
대학도 혼자 벌어서 등록금도 용돈도 심지어 엄마 용돈도 주면서 다녔지만..
대학원에 간다고 했을 때 이만큼 공부 시켰으니 이제 나가서 돈 벌어오라고 온갖 패악을 다 부렸지요..
결혼하고 둘이 똘똘 뭉쳐서 삽니다..
서로 부모에게 못 받은 사랑을 대신 주면서 아이들만은 그렇게 키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런데 문득문득....
자신의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 결혼하고선 상대방의 부모에게 받은 상처들 때문에...
아직도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부모를 안보고 살기로 했어요..
안보고 산다고 하기 전에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않는..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하는 자식을 먼저 버리시더군요..
남편이 하던 일이 잘못되어서 빚더미에 앉자..
살던 시아버지 집에서 쫓겨나고 연락도 끊으시더군요..
그러다가 빚 다갚고 살만하니까 다시 연락하십니다만...
둘 다 상처가 너무 커서 다시 웃으면서 볼 엄두가 안난다는게 맞겠네요..
이젠 서로의 사랑으로 극복했다 싶다가도 가끔 상처가 소금을 뿌린 듯 아픕니다..
그래도 남편을 만나서 아이들을 낳고 사람처럼 삽니다..12. 질문
'11.5.12 12:51 AM (112.152.xxx.146)아... 저는 원글님이 아니에요.
글을 읽다 보니 질문이 하고 싶어져(요즘 이 문제로 머리가 복잡해서요) 댓글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도... 말씀들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고 있어요.13. 질문
'11.5.12 12:53 AM (112.152.xxx.146)원글님께 죄송합니다. 그래도 아주 빗나간 글은 아니니 이해해 주실 거죠... ^^
눈물은 나지 않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14. 저두요
'11.5.12 2:02 AM (116.32.xxx.6)남편과 결혼 8년차 사귄거까지하면 12년인데요
남편하고 살면서 많이 유해졌어요. 지금도 조금 남아 있지만 가슴속에 슬픔, 울분 이런게 많은거 같아요
위에 오빠 아래 너무 똑똑한 여동생에 치이고 힘든 시집살이 하는 엄마의 화풀이 대상이었거든요.
늘예민하고 까다롭고 여유없는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여유롭고 유해졌어요.
가난한 집안 남자랑 결혼 한 거지만 너무 행복해요
저는 신랑 한테 해 줄게 없어서 사랑 표현 많이 하고 이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은 행복감만 느끼길 바라면서 노력하고 있어요15. 솔직히 말하자면
'11.5.12 11:25 AM (211.176.xxx.112)제 남편이 상처 많은 사람이고 저 좀 넉넉한 사람(?) 쪽에 속합니다.
10년을 받아주는데도 나아지지 않는거 보고 요즘 지쳤어요.
지난 번에 또 다시 내속을 후벼파는데.....한번만 더 내속을 긁으면 버려주마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처 받으신 분들....적당히 하세요.
상대방도 부처 가운데 토막이 아니라 사람이거든요.
그쪽도 상처 받거든요.
무던히 애써보았는데 10년이 지나도 제자리라는 생각이 드니.....그냥 버리고 싶어졌어요.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