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서태지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팬이 되었었고, 팬이라 행복했던 뮤지션.

포에버 태지 조회수 : 658
작성일 : 2011-04-22 10:52:06

그가 은퇴를 선언하던 소식을 들었던 것은 유영석의 라디오 프로 엔딩 멘트였습니다.

서태지씨가 은퇴를 했다네요....이 멘트로 유영석은 라디오 프로를 마쳤고,

순간 해머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상태가 되어 반도음반과 방송사에 전화를 돌렸지만,

자정에 전화 통화가 됐을 리가 없었죠.

밤을 꼴딱 새고 아침에 남동생이 제게 왔었습니다.

누나가 어떤 마음일 지 너무 짐작한 동생이,

밥이나 같이 먹으려고..... 했지요.

같이 한식집 가서 육계장을 한 그릇씩 비우고 8번 버스를 타고 맨 뒷좌석에 앉아 신촌으로 가는데

스포츠 신문에 난 유림회관 기자회견 기사를 읽었습니다.

눈은 쌓여 세상이 고요하고 차갑고 빛나고 그랬던 날이었습니다.

내 사랑하던 그를 그렇게 보내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서태지기념사업회에 회원이 되고도 회비만 납부하고 별 다른 일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돌아올 때까지 대형 브로마이드 판넬을 방안에 걸어놓고

그의 스냅사진을 다이어리에 꽂아갖고 다니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그가 다시 왔을 때 번복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돌아와 주어서 고맙다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마음으로만 조용히 말하며 혼자 음악을 들으며 감사했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에 대한 것은 잊고 살았습니다.

돌아오길 기다릴 땐 매 순간 기억했던 것 같은데, 돌아온 후엔 마음에 평온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만나는 일을 하던 저는 태지의 힘을 아이들을 통해 보았습니다.

태지가 은퇴한 후였을 때였습니다.

아이들과 수학여행 다녀오는 열차 안에서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정규 학교가 아니라 열차를 이용해 이동했었습니다)

어떤 입석 청년이 웃으며 친구에게 그렇게 말하더군요.

우리는 참 표현을 잘 못 하고 살았던 거 같애, 근데 요즘 애들은 굉장히 자유롭지? 그게 서태지 이후 그런 거 같애.

!!!!!!!!!! 태지는 그런 존재라는 거 그래서 그렇게 가슴 깊이 담고 있었던 존재라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우리 영혼의 색깔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길을 열어준 사람.

그의 음악에 대해서 평가는 갈리지만,

적어도 그 하나는 인정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표현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여준 사람이라는 것.





지금 휩싸인 이 사태.

태지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다고도 하고 아니라고도 하고, 이혼후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

이 사태가 놀라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태지가 결혼도 하고 살았었다니 다행스럽습니다.

그리고 그걸 공표하지 않았었다는 게 그렇게 대중들의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 결혼에 대해 날마다 보도하고 집중하게 하는 게 오히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이었지 않나요?

굳이 말하지 않은 것과 숨긴 것은 분명 다르지만,

입장이 다르니 이해도 해 주고 싶습니다.

그 찬란한 인기를 뒤로 하고 칩거에 들어가게 할만큼 사랑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저는 고맙네요, 그가 최소한 외로워 목매달고 싶게 하는 그런 인생을 산 건 아니라는 것에.

다만, 그토록 사랑한 여인이고 어쨌든 그 오랜 세월을 태지를 위해 곁을 지켰을 한 여인을 위해

50억 조용히 주고 아름답게 이별하지 무슨 이유에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었을까 그게 안타깝습니다.






서태지..... 다만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

앞으로 다시 맛보지 못 하겠지만,

그가 이번 일을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IP : 110.47.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4.22 10:53 AM (14.63.xxx.35)

    놀랍긴 하지만 뭐 잘했다 잘못했다 비난하거나 미화할 일도 아닌듯 해요.

  • 2. 저도
    '11.4.22 10:54 AM (211.219.xxx.62)

    서태지가 결혼도 하고 살았었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인기는 상상초월이었기에 결혼발표는 엄두도 못 냈을거라 생각해요.
    만약 그랬다면 이지아 살아있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다만...그 끝이 이렇게 돈 싸움으로 종결되고 있다는 게 씁쓸합니다.......

  • 3. ^^
    '11.4.22 10:55 AM (115.143.xxx.146)

    일을 크게 만든거..이지아지요...^^

  • 4.
    '11.4.22 11:00 AM (180.64.xxx.147)

    어떤 신비주의도, 그 어떤 결벽증 환자도
    돈 앞에선 맨살을 드러내기 마련인가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6777 꿈해몽해주세요~!! 1 저도.. 2011/01/30 262
616776 시골사는 저 남대문가서 옷사고 싶은데 어디가 싸고 좋아요 15 시골녀 2011/01/30 2,050
616775 저 웃으면서 명절보내야겠죠? 10 Q 2011/01/30 1,587
616774 차량승차도우미하는데 자기기분데로하는 기사할아버지가 넘 맘에 안들어요 알바 2011/01/30 468
616773 아이들 한글 읽고 쓰기 언제부터들 하나요? 4 제이미 2011/01/30 543
616772 어떻게 해 놓을까요? 2 연휴에 보일.. 2011/01/30 372
616771 아침에 한 잔씩 드리퍼로 내려마시고 싶은데요, 적절한 도구들 추천해 주세요. 제발~~~ 8 커피 2011/01/30 1,187
616770 비트를 삶아먹으면 영양흡수율이 높다던데맞나요? 3 간건강 2011/01/30 716
616769 시모칠순여행 일본가자고하는데 가기 싫어요 6 시댁 2011/01/30 1,956
616768 여행가고싶어요~ 1 ^^ 2011/01/30 294
616767 경북대병원 인근 죽집, 밥집 좀 알려주세요 8 *.* 2011/01/30 701
616766 통신사 바꾸면 멤버쉽카드도 못쓰겠죠? 4 아까비. 2011/01/30 794
616765 세탁기 동파에 이런 방법 효과있는것같아요. 3 . 2011/01/30 1,207
616764 모피는 시체 껍질이에요. 70 no fur.. 2011/01/30 6,925
616763 말린 곤드레나물 구할 수 있을까요? 9 곤드레 2011/01/30 613
616762 곧있음 귀농하시는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7 ... 2011/01/30 1,421
616761 자동친구추천 끄면 다른 사람들이 제 아이디를 검색 못 하나요? 카카오톡 2011/01/30 1,022
616760 어머니 갈비뼈가 6대나 부러진 원인이? 2 돈에 환장했.. 2011/01/30 1,537
616759 김치 냉장고 전원 끄자마자 2 .. 2011/01/30 1,266
616758 제가 한심합니다. 4 한심합니다~.. 2011/01/30 1,258
616757 "네부모 욕해봐"…전의경 괴롭힘 더 심하다 7 미친넘들 2011/01/30 560
616756 필리핀에 성매매하러 오는 아저씨들.. 39 마닐라 2011/01/30 11,297
616755 저만 이러는건가요? 다른님들은 어떠신지.. 1 현빈이 2011/01/30 448
616754 모80 아크릴20짜리 니트 세탁기 돌려도 되나요?? 4 급질!! 2011/01/30 949
616753 중학생 아이 공부 어디까지 관여하시나요? 3 모자란 엄마.. 2011/01/30 813
616752 이 추위에 처음으로 오션월드에 갑니다... ^^ 2011/01/30 177
616751 오픈마켓에서 전기자전거 사 보신분들? ........ 2011/01/30 153
616750 서울시, '잠자는 세금' 108억원 시민에 돌려준다 1 참맛 2011/01/30 427
616749 포트메리온 면기를 지에스샵에서 파는데요 5 면기 2011/01/30 1,416
616748 고등학교 다니는 자녀있으신 분이나 선생님들 질문좀 할게요 3 고등학교문제.. 2011/01/30 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