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이상적인 배우자란 무엇입니까

[dia]

오늘 우리 남편 대리로 승진했대”라고 기뻐하자, 친구 왈 “부럽다. 우리 남편은 변호사라서 승진이 없어”라고 대꾸한다. 장모의 이야기도 있다. “오늘은 비가 오니 큰 사위가 우산을 많이 팔겠구먼, 내일은 맑을 거라니 둘째 사위가 양산을 많이 팔겠지?” 그러자 옆에 있던 할머니 왈 “우리 사위는 삼성 다니는데”. 이 이야기에 씁쓸하게 공감하는건 우리의 의식체계 안에 배우자의 직업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이미 자리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 지난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북한의 김정은이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 결과, 89점을 받아 상위 2% 내에 드는 신랑감으로 선정됐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보도한 것. 뉴스에 따르면 결혼정보업체 커플닷넷(couple.net)이 김정은의 프로필 정보를 ‘더 로직’이라고 불리는 알고리즘 시스템에 입력해 분석했더니, 이른바 ‘배우자지수’에서 89점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김정은이 한국에서 상위 2% 내에 드는 1등 신랑감임을 뜻한다. 재미있는 결과지만 세습 독재자가 1등 신랑감으로 뽑힌 이 상황이 어딘가 씁쓸하다. 이 알고리즘의 결과는 마치 한국 여성들에게 1등 신랑감이란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만을 뜻하는 것처럼 들려서 말이다.




> 실제로 미혼 남녀가 원하는 배우자 기준은 어떨까. 지난해 말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함께 운영하는 듀오 휴먼라이프 연구소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2030 미혼 남녀 결혼 인식’에 관한 연구조사 보고서를 살펴보자. 이 보고서는 전국의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남녀 978명(남성 478명,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이상적 배우자 연령 남성은 3~4세 연하(33.26%)를, 여성은 3~4세 연상(38.6%)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4살 차이면 선도 안 본다’는 옛말을 입증했다.



> 이상적 배우자 직업 남성은 배우자의 직업으로 교사(15.11%)와 공무원(13.45%)을, 여성은 사업가(14.24%), 금융가(7.61%), 회계사/변리사/감평사/세무사(7.61%)를 선호했다.



> 이상적 배우자 학력 남성은 43.72%(209명)가, 여성은 56.6%(283명)가 4년제 대졸자를 원했으며, ‘상관없다’는 사람은 남성이 39.45%, 여성이 22.2%를 차지했다.



> 이상적 배우자 연소득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연소득 평균은 4342만원,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연소득 평균은 3210만원으로 집계됐다.




> 이상적 배우자의 자산 규모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자산 규모는 2억4104만원이었고,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자산 규모는 1억6045만원으로 조사되었다.




> 이상적 배우자 신장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신장 평균은 179.41cm였으며,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신장 평균은 168.56cm로 나타났다.




> 배우자 선택 고려사항 남녀 모두 ‘성격’을 1순위(남 31.1%, 여 29.7%)로 꼽았다. 그 외 조건으로 남성은 외모(22.5%).경제력(9.2%) .가치관(7.2%)을, 여성은 경제력(21.8%).직업(10.7%) .가정환경(9.4%)을 꼽았다.



이 결과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이상적’이란 단서가 붙었잖아, 이상적인 상대는 얼마든지 꿈꿀 수 있지. ‘자신이 현실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배우자’로 다시 조사해 보는 건 어떨지. _리얼리스트 님
아놔, 매스컴에서 이런 걸 걸어놓으니 짱나눼. _ 알바얀 님
차라리 16세에서 19세까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면 ‘사랑하나면 다 돼요’라고 나올 텐데. _쳐발쳐발 님
연애결혼 하면 되죠. 눈에 뭐가 씌면 뵈는 게 없어요. _ 콩깍지엄마 님
30대 전후에 연봉 4500만, 자산 2억인 남자… 소설 쓰나? _ 아 웃긔 님
키만 되니까 더 짜증. _ 길다길어 님
난 ‘돌싱’도 괜찮다. 조건도 없다. 근데 난 왜 노처녀임? _ 광주리 님
많은 여자들은 꼭 돈이 많은 명품백을 잘 사줄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
람을 원한다고. _ 파파라치 님
남자? 사지 멀쩡하고 빚만 없으면 되지 뭐. 아니다 빚 조금 있는 것도 괜찮아. _ 올해는간다 님




>  사랑 하나로 결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 버린 걸까? 이런 생각도 든다. 결혼이 처음부터 완벽해야 한다는 과시적 강박은 우리 개개인의 판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등급을 매기는 결혼정보업체가, 무한 재생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드라마가, 럭셔리를 칭송하는 매스컴이 우리에게 심어준 행복의 기준은 아닐까. 사랑 하나를 믿고 결혼하는 친구의 모습이 혁명처럼 느껴지는 오늘, 당신에게 이상적인 배우자란 무엇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