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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시누 부부가 다녀갔어요 ㅠ.ㅠ

패닉이지나간자리 조회수 : 11,380
작성일 : 2011-03-19 18:37:37
오늘 토요일이잖아요.
저는 세수도 안하고 이도 안닦고 게다가 생리중이어서 엄청나게 큰 수퍼롱오버나이트 착용중이었어요.
머리는 또 어떻구요? 짧은 머리에 파마도 안한 나뭇가지같은 머리여서
더구나 어젯밤에 감고 잔 뒤 대충 머리띠로 눌러놓은 상태.
거의 피구왕 통키 수준보다 조금 나은 정도였.겠.죠.
거울도 안봤어요. ㅠ.ㅠ

BLT샌드위치 먹으려고 샐러드 준비하고 토마토랑 치즈, 머스타드랑 피클, 기타등등
재료 다 셋팅하고 호밀빵 여섯 쪽 버터에 굽고 베이컨 구워서 기름기 빼고
내용물만 끼워서 입 함박만하게 벌려 한입 앙~~~ 하려던 참이었거든요.

근데 남편 폰으로 전화가 온거예요.
남편이 머라머라 하다가 "...어? 그래? 어. 와." 하더니 끊네요.
저는 그 "와" 라는 단어에 반사적으로 몸이 돌아갔어요.

"뭬야? 온다고? 누가? 여길?"
ㅠ.ㅠ
남편 말로는 시누네 부부가 어디 어디 갔다가 여기 들리는 거라네요.
그래서 아 그렇구나, 그럼 점심 얼른 먹고 이 닦고 세수하고 가스렌지좀 닦고 욕실 세면대랑 변기만 좀 닦자 하면서
자리에 앉는 순간 그들이 들이닥친 거예요.

엉엉엉.

언니들. 제 끔찍한 꼬라지를 다 보여주고야 말았어요.
저는 미친듯이 방에서 브라 가지고 화장실로 도망가서 브라 하고(브라도 안차고 있거든요 집에서는)
생리대 보통사이즈로 교체하고 ㅠ.ㅠ 머리에 물좀 바르고 나갔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 ㅠ.ㅠ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쿨하게 농담하며 열심히 서비스했지만
정.말.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어요.
저는 피부도 똥피부랍니다. 맨얼굴로 다니면 사람들이 다 물어봐요. "어디 아파요?"
네. 저 누리끼리한데다가 거무튀튀한 잡티도 많아요.

아... 정말... 제 이미지 한순간에 엉망진창되었어요.
베이컨 기름으로 뽀얗게 튀어있는 가스레인지...
물때 낀 세면대...
뿌연 거울...
구리구리한 냄새도 좀 났겠죠?

언니들.
언제 온다는 건지 방문 시간을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린 남편이 정말 미워요.
자기한테는 너무나 편하고 좋은 여동생 부부겠지만
저는 그정도까지 편하진 않거든요.

시누는 외출하는 거니까 화장도 연하게 하고 옷도 깔끔하게 차리고 왔지만
저는 정말 집에서 무방비상태였단 말이거든요.
반찬도 없었어요. 왜냐면 점심에 빵 먹고 저녁에 반찬 하려고 했었거든요.
게다가 오늘 오이피클 담글 거라서 오이 준비중이었어요.

결국 라면 끓여달라 해서 찬밥이랑 라면 해줬는데
제가 패닉인 상태에서 라면을 한 개만 끓였네요. ㅠ.ㅠ
시누는 혹시 제가 라면 아까워서 한 개만 끓였다고 생각하진 않겠죠?

언니들.
엄청 힘든 토요일 오후였답니다.
흑흑. 그냥 하소연이예요.

------------------------------------------

추가요 :
아래에도 답글 달았지만 시누 부부가 완전 무례하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구요, 좀 편하게 편하게 하는 스타일이고
저는 조금 예민하고 까다롭다고 해야 하나 그런 스타일이구요.
아까 정말정말 맛있는 과일 한보따리 사가지고 왔었답니다.

답글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ㅠ.ㅠ
IP : 59.2.xxx.2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11.3.19 6:50 PM (220.86.xxx.73)

    저라면 라면이고 나발이고 스산한 그 얼굴에 한 마디도 하지 않겠어요
    뭐 그렇게 무매너 가족이 있답니까? 간뎅이가 부어도 유분수지..
    남편님도 되게 황당하네요. 거기가 자기 혼자 사는 집이에요?
    오라 마라 혼자 말하고 말게..
    휴일에 말도 없이 들이닥치는 천하 불상 무식이 아직도 존재하다니..
    게다가 밥까지 달라구요.. 휴일에.. 헐.

  • 2.
    '11.3.19 6:50 PM (121.130.xxx.42)

    어휴~ (오늘 여기저기 제가 한숨 쉬고 다니네요 죄송)
    원글님이 워낙 유머러스하게 글을 써서 그렇지
    그 시누 진짜 확!!

  • 3.
    '11.3.19 6:53 PM (124.61.xxx.70)

    원글님 남푠님이 누구랑 똑같네요ㅜㅜ
    울 남푠은 친구들까지 수시로 델구와요 집구석은 개판인데 예고도 없이여 ^^;;;

  • 4. ㅍㅎㅎ
    '11.3.19 6:54 PM (59.9.xxx.162)

    아이고 웃겨라 ....
    저도 지금 생리중이라서 제일 큰 생리대하고 있는데, 그 느낌 팍 오네요 .
    옛날에는 이찌그리 조그만 생리대를 했는지 모르겠네요 .
    그리고 원글님 시댁 식구랑 자꾸 그렇게 부딪치면 괞찮아 질거예요 .좀 당황스럽지만 얼떨결에 쉽게 맨 얼굴과 자연스런 생활 보여줬네요.
    처음이 어렵지... 사람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죠 뭐

  • 5.
    '11.3.19 6:57 PM (121.130.xxx.42)

    글쎄 그 자연스러움을 과연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가가 문제겠죠.
    나혼자 자연스러우면 뭐하나요.
    상대가 두고두고 살림 못하고 지저분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 게임오바죠.

  • 6. 남편이 웬수
    '11.3.19 6:57 PM (123.212.xxx.162)

    그럼 외출하는 길에 끼니 해결하려고 들른거예요?
    생각 있는 사람같음 그냥 들이닥쳤다가도 그런 풍경이면
    밥은 먹고 왔다고 잠깐 얼굴 보러 들른거라고 들러대곤
    나가서 자기들끼리 밥 사먹고 어디론가 가겠고만...
    원글님 안아 드려요...ㅠㅠ

  • 7. 페퍼민트
    '11.3.19 7:14 PM (222.235.xxx.176)

    주말에 왜 들이 닥칩니까 그집은 참..
    자기들끼리 볼일 보구 들어가지
    담에 초대할때 오지 왜 갑자기 들이닥치냐고...왜 라면까지 굳이 먹고 가냐고 ㅠ.ㅠ
    잠시 들렀으면 차나 한잔 후딱 마시고 밥은 지네집 가서 먹을 것이지 !!

  • 8. ,,
    '11.3.19 7:15 PM (110.14.xxx.164)

    남의집 갈땐 최소한 청소할 시간여유는 주고 가야지요
    참 예의가 없네요 이런걸로 투덜거리면 남편들은 사람 사는집에 놀러도 못오게 하냐 이러지요

  • 9. 페퍼민트
    '11.3.19 7:15 PM (222.235.xxx.176)

    원글님 담에 시누집에 일욜아침 10시에 들이닥치세요. ㅎㅎ지나는길이네 하면서요.
    화장 곱게 하시공 드레스 업해서 한번 들이 닥쳐 주세요. 전화하고 5분안으로.

  • 10. ,,
    '11.3.19 7:16 PM (110.14.xxx.164)

    남의집 갈땐 최소한 청소할 시간여유는 주고 가야지요
    참 예의가 없네요 이런걸로 투덜거리면 남편들은 사람 사는집에 놀러도 못오게 하냐 이러지요

  • 11. .......
    '11.3.19 7:16 PM (221.148.xxx.120)

    진짜 전화라도 미리 하고 오시지...
    갑자기 들이닥치는 사람 젤 싫어요..ㅠ

  • 12. ㅠ.ㅠ 원글이예요
    '11.3.19 7:20 PM (59.2.xxx.2)

    언니들 공감해주시고 또 자분자분 충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시누 부부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진짜루요) 머랄까 흉허물없이 대하는 스탈인데
    저는 좀 예민하고 까다로운 스탈이라고 해야 하나요... 성향이 달라서 제가 좀 힘들어요.
    반대의 경우에 남편이 시누네 집 근처 지나갈 때 불쑥 전화해서 "야 우리 간다" 하고 바로 가도
    그집 부부는 정말 기꺼이 맞아줘요. (근데 그집은 늘 깨끗함 ㅠ.ㅠ 아가씨도 천상 베테랑주부)

    휴... 어찌나 신경썼는지 몇 시간이 지난 지금도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생각해보면 좀 웃기기도 하구요.

    아, 그리고 시누 부부가 천국처럼 맛있는 과일 사가지고 왔어요.
    정말 고맙지만 ㅠ.ㅠ
    아흑. 저한테서 냄새라도 날까봐 정말 너무너무 신경쓰였답니다.

  • 13.
    '11.3.19 7:55 PM (119.207.xxx.8)

    읽으라는 내용보다는
    BLT샌드위치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써비스


    B : Bacon 베이컨

    L : Lettuce 양상추

    T : Tomato 토마토

  • 14. ㅋㅋ
    '11.3.19 7:55 PM (110.11.xxx.24)

    잼나요..잼나요.. 글이 넘넘 ..꺄르르 입니다. 이런분은 저랑 쫌 닮으신 분 아닐깡?? ㅋㅋ

  • 15.
    '11.3.19 8:14 PM (121.130.xxx.42)

    그정도로 착하고 흉허물 없는 시누라면요.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원글님 글솜씨 보니깐 말도 재치있게 잘 할 거 같은데
    시누 기분 안상하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거예요.
    "어유~ 아가씨 나 그날 사실 이러저러 했는데 (여기 쓴 거처럼 솔직하게 생리대 얘기까지)
    나 그날 냄새 안났어요? 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요.
    아가씬 그래도 괜찮은데 아가씨 남편까지 오시니 진짜 창피했다우.
    다음엔 꼬옥 1시간만 여유 주고 오세요.
    나에게 샤워와 청소할 시간만 준다면 언제나 두팔 벌려 환영이랍니다."
    원글님 글솜씨처럼 재미나게 유쾌하게, 조잘조잘 자매끼리 수다떨듯이요.

  • 16. ㅡㅡa
    '11.3.20 10:05 AM (210.222.xxx.234)

    -_- 반대로 그 꼴 갑자기 올케언니에게 종종 보여주게 된 시누..입니다.
    자기는 울 집에 올때 풀 메이크업하구 오구..ㅠ.ㅠ
    난 떡진 머리에, 늘어진 티샤쓰와 무릎나온 츄리닝.. ㅠ.ㅠ


    더 우울한건, 그래도 놀라지 않는 올케언니..(그래 나 평소에도 그런거지ㅠ.ㅠ)

  • 17. 브랑카
    '11.3.20 10:34 AM (119.69.xxx.22)

    저도 결혼3년차인데 신혼초부터 마구 들이닥치더니 이젠 애기 본다고 더 마구마구 들이닥친답니다.. 첨에는 온다는 전화받으니 미친듯이 정리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오면 또 이거저거 내가고 대접하고 했지만.. 결국에 들려온건 시어머니한테 제 살림 뒷얘기 한거 시어머니 통해 고대로 제 귀에 들어왔구요.. 그 뒤론 오는게 달갑지가 않아서 치워도 뒷얘기 하니 안치우고 그냥 있는답니다.. 참 시댁식구들은 왜 다들 자기들만 편한지 모르겠어요.. 편한척하려면 정말 쿨하게 왔다가야지 뒷말은 왜들 그렇게 하는지.. 본인 살림도 만만치 않으면서 말이죠..ㅠㅠ

  • 18. 옹이맘
    '11.3.20 11:48 AM (210.109.xxx.83)

    읽으면서 원글님 상상하니 웃음이 터져나오네요.ㅋㅋㅋㅋ저도 동서네가 주말에 가끔 갑자기 온다하면 허겁지겁 치우면서 지맘대로 오라고한 남편보고 욕하곤했거든요..먹을거도 없는데...하면서...

  • 19. ㅎㅎㅎ
    '11.3.20 12:26 PM (113.60.xxx.125)

    똥피부에서 빵 터졌어요...ㅎ 원글님은 속상하신데 웃어서 지송...
    근데,글 읽어보니 예의따지고 어쩌고 그것보다,,같은여자인데 시누가 갑자기 들이닥쳤으니
    상황 다 알고 이해할거에요...맘이 또 막된 시누도 아니면 애교차원으로 이해할거같아요...
    저는 더 심한데...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요??;;;;

  • 20. ㅎㅎㅎㅎㅎ
    '11.3.20 2:12 PM (61.109.xxx.8)

    원글님 심정 어떨지 이해가요.ㅎㅎㅎ
    저도 내일은 집 치워야지..하면 더 어지르고 막 갈때까지 가고
    목욕도 쉬는날은 5일도 안하고 그래요.
    그럴때 손님(시누이)이 왔다면....음..그 속상한 심정 이해가요.ㅎㅎㅎ
    시누이도 이해 가네요. 지나가는길에 들릴수도 있지 않아요?
    시누이 욕하는 까칠댓글은 패스하세요.;;;;^^

  • 21. 에고
    '11.3.20 2:17 PM (121.182.xxx.174)

    전 맨날 폭탄맞은 집인데, 그래도 좀 치워 둔 날은 개미하나 얼씬 안하다가
    폭탄맞아 앉을 자리도 없을 때 꼭 누가 오더군요.
    근데 저도 남의 집 갔을때 대충 해 있는 거 보면 흉보는게 아니라
    그냥 편하고 그렇더라구요.

  • 22. ^ ^*
    '11.3.20 4:30 PM (58.225.xxx.64)

    재밌어요 !!
    재미있으면 최고 ^ ^
    큰 불행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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