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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극복하기 힘든 위화감을 아이들이 안 느낄까?

깍뚜기 조회수 : 1,861
작성일 : 2011-03-09 17:38:46
판이 깔린 김에 아이폰으로 댓글달다 답답해서 컴터 켜고 ㅋㅋ

학기 초이고, 또 알게 모르게 초등학교 생일 간식 관행이 일부 있다고 하니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 가서 저는 참 좋은데요? ㅎ 물론 깜짝 놀라긴 혔어요. 아직 초등다니는 아이가 없어서;;

82에서도 많이 볼 수 있듯이 주위 사람이 딱히 대놓고 자랑한 것도 아닌데
급여, 사는 경제 수준, 소비 패턴가지고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속상해하는 경우가 참 많잖아요?
물론 대부분의 성인의 경우 그런 차이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할지 잘 알고 있기에
부질없는 상대적 차이에 몸부림치기 보다는 문제의 본질을 보자는 게 모범답안일테지만요.
(그런데 의외로 어른들도 안 그런게 현실인 것 같더군요 -.-;;;;)

그런데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가 타인의 존재를 이해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바로 '차이'를 통해서가 아닐까해요.
뭐뭐 정신분석학자의 말대로 엄마와의 일체감을 느끼다가 그 동일화가 깨지면서 자아를 경험한다거나
또 뭐시기 철학자의 말따나 타인과의 차이를 통해서 또 그 타인의 '인정'을 얻으면서 나를 이해한다거나
이런 말쌈이 그런대로 수긍이 가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구요.
물론 어떤 댓글님 말씀따나 그 까이꺼 누구 생일이어서 간식 나오면 그런갑다~ 무던하고 쿨한 아이들이야
언제나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과연 전체를 대표할 일반적인 반응일지 의문시되고, 만약 그게 정말
일반적이라면 그만큼 초등 아이 생일 간식 이벤트가 관행이 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경험이 일천하고 또 나의 체험이 세상의 전부인 시절에는 사회 전체의 경제적 계층 내에서의 나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주변과의 차이를 통해서 '상대적인 위치' 를 각인하기가 훨씬 더 쉽습니다.
오래전 82에서도 쓴 글이지만, 저 국민학교 때 애들 차별하기로 이름난 여선생이 자기 눈에 좀 띄면
불러다가 그 애 옷 뒤집어 까서 메이커봤던 기억나요. 지금이야 그 선생의 행동이 왜 문제인지 또박또박
말할 수 있지만, 그 땐 그냥 죽고 싶고, 쪽팔리고 그랬어요. 제가 좋은 옷을 입어서 그렇게 불려간 것이었음에도
잊을 수 없는 원형적인 상처였고요.
(사실 부자 친척언니에게 물려입은 옷이고 우리집 경제 수준을 넘어선 거라 기분이 더욱 꽁기꽁기)
암튼 <서울의 달> 이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간접체험한 시절

중학교는 하필이면 극과 극의 경제수준을 달리는 동네에 자리잡고 있었던터라
이런 계층적 차이가 드러나고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서 저 역시 체험과 동시에 관찰할 기회가 많았어요.
이건 에피소드를 풀어내자면 너무 길어져서....
어떻건 사춘기가 겹쳐져서 엄청 반항적인 자아가 형성되었던 시기...

어찌된 것인지 고등학교 때도 다양한 경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친구들과 만나게 되었죠.
여러 동네 애들이 다 모인 학교에 다닌터라 각 개개인의 개성과 성격의 다양성이야 물론 있었지만
분명 동네별 (흔한 구분으로 강 남쪽과 북쪽) 소비패턴과 여가패턴의 차이를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었죠.
생각해보니 강북애들이 더 많았던 것 같지도 않네요. 고1 때는 우리 동네에 학교 버스가 안 다녀서
엄청 고생하면서 다녔으니까요. 전형적인 강북 키드 (물론 특징 일반화는 금물이겠지만) 면서도 대학로나
광화문의 문화적 수혜(?)를 입었던 저로서는 우리 학교 애들이 관찰의 보고였어요;;;;
물론 이미 머리가 굵었던지라 컴플렉스야 없었지만 소풍 때 무슨 옷을 입고가야 될까 고민은 좀 했던 것
같습니다. 하다 못해 방학 때 친구들과 약속을 해서 다른 동네에 모였을 때도 컬츄럴 쇽을 좀 경험했구요.
(논란이 될지도 모르니 자세한 동네 이름은 생략 ^^;;;)
이 또한 에피소드가 한보따리라 길어질세라 끊구요.

여튼 아이들이 어릴수록 또 교육 공간일수록 개개인의 의도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게 '선물이 뭐 어때서? 좋은 게 좋은 거지'란 '선의'보다 더 큰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부모의 재력 (3만원이든, 4만원이든)으로 '한 턱 쏘는 문화' 어릴 때부터 배워서 좋을 거 한 개도 없다고 생각하구요. 별 생각없이 쿨하게 간식 냠냠 먹는 애들도 있지만 어쨌거나 그 순간에 '어? 누구 생일이야? 축하해야되나?' 부담느끼는 아이며, '엇. 나도 해야 하나, 엄마한테 말하자'라는 아이, '엄마는 맨날 돈 없다고 하는데 먹긴 먹는데 난 말하기도 어려운데' 하고 기죽은 아이, '뭐야, 수준 떨어지게 왠 햄버거?' 까칠한 아이...까지

가르치고 나눌 것도 많은데 굳이 의무도 아닌 행동으로 행하는 사람이 미처 다 통제하지 못한 파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구요. 생일 간식 쏘는 것을 반대하시는 분들의 우려가 이런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요!!!!!!!!!!!!
간식으로 토론하는 건 좋은데, 이렇게 82에 둘러앉아 댓글달다 배고픈 우리한테는 누가 간식 안 주나요?
82 포인트로 지마켓에서 간식살 수 있게 해주세요~
운영자님께 대책없이 외칩니다;;;;
IP : 122.46.xxx.13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많이
    '11.3.9 5:44 PM (175.211.xxx.222)

    바뀌었네요. 2년전에 제가 간식 얘기 올렸다가 반장 못 된 엄마가 질투하고 시기하는 걸로 떼거지로 저를 몰아부치는 댓글 90퍼센트.... 제가 그 때 절망했습니다. 울 아들 그 때 반장이었는데... 참그 땐 82수준이 느껴졌었는데... 오늘 보니까 어머님들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놀랬습니다.

  • 2. 많이
    '11.3.9 5:49 PM (175.211.xxx.222)

    자꾸 바뀌어서 82 엄마만이라도 간식 안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 3. 간식콜~
    '11.3.9 5:50 PM (58.142.xxx.118)

    요즘 아이들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순진하고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얼마전에 겪고 정말 쇼크받은 적이 있어요. 하긴 몇 십년전에도 주공아파트 옆에 있던 대규모고층아파트 단지에 살던 어떤 엄마가 아이에게 "너 공부못하면 저런 아파트에서 살게 되는거야. 저런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그렇지 않음 공부 열심히 해!" 그러면서 지나가는 걸 바로 그 주공아파트 살던 외숙모가 듣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우리 엄마한테 얘기하던 기억도 나긴 납니다만..

    아이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해서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라 했더니 20명도 넘게 모였어요. 그래서 이아이 저아이 관찰(?)해 볼 기회가 생겼더랬지요. 그러더니 지들끼리 누구는 어느 아파트에 사네, 어디에 사네 그런 대화를 하다가 한 아이가 자기는 빌라에 산다고 했더니 한 여자아이가 정말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 아~~ 빌라아~~~?" 하더군요. 그 말투와 표정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분명히 그 아이의 그 태도 뒤에는 그 아이 부모의 가치관이 투영되어 보이더군요.
    그 아이들은 3학년이었습니다. 그러니 간식을 준비하네 마네 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서로서로 비교할 준비가 되어 있겠지요. 그것 또한 부모를 통해 배운 것일테구요..
    그래서 한 인격체로서, 그리고 부모로서의 삶이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들더라구요...

    참, 간식 쏠 때 포인트 보태드립니다... ㅋㅋㅋ

  • 4. 깍뚜기
    '11.3.9 6:13 PM (122.46.xxx.130)

    많이 / 아, 그랬었나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여론은 또 바뀌지 싶어요. 무상급식으로 빡세게 의견을 주고 받은 것, 최근 빈부격차가 심화된 것도 한몫하지 않나 싶어요.

    간식콜~ / 휴우, 말씀하신 에피소드 충격이네요. 부모에게 또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가 그러다보니 아이도 무의식적으로 그리 반응한 것이겠지요.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요.

  • 5. ...
    '11.3.9 6:16 PM (123.109.xxx.203)

    엄마 간식빨은 정말이지 초등저학년까지죠.
    고학년만되어도 부럽거나 고맙거나를 초월해서
    맛있으면 먹는거고, 누가 줬든 상관안하고, 너무 티내면 오히려 가자미눈뜨던데요.
    뭐가 모자란아이거나, 되게 자랑하고 싶은게 있구나..하면서요.

    다 쓸데없는 짓이다..에 한표
    아이와 함께 단체에 기부를 하거나, 책을 사는데 쓰는게 남는겁니다..

  • 6. 근데
    '11.3.9 6:52 PM (175.206.xxx.120)

    판이 깔리게 된 그 원글은 어디서 찾을수 있죠? 보고싶네요...

  • 7. 저기
    '11.3.9 6:55 PM (96.3.xxx.146)

    깍뚜기님 요즘 애들 간식정도로 위화감 안 느껴요.
    아니 이미 아파트 평수, 어느 아파트 사는지에 따라 벌써 다 위화감 느끼거나
    자부심을 느끼거나 되버렸기 때문에 간식을 넣고 안넣고는 별 영향을 못 끼친다는 말이죠.

    벌써 몇 년 되었네요. 초등학생들 과외 했었는데 2학년만 되어도 누구네 집은 몇동이라서
    작아 불편해서 가기싫다, 누구네 집은 어느 아파트라서 새거다 등등 다 알더군요.
    동수만 듣고도 평수를 딱딱 맞춰서 오히려 제가 놀랐답니다.
    제가 가르친 애들 예절 바르고, 착하고, 엄마들도 교양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도 그런건 다 알더군요. 1학년은 몰라도 2학년만 되도 알았어요

  • 8. 깍뚜기
    '11.3.9 7:05 PM (122.46.xxx.130)

    근데 / '간식'으로 검색해보시면 글 많이 나와요.

    저기 / 헉... 제가 너무 순진했던 거군요;;;
    그런데 말씀 듣고보니 맴이 더욱 서늘해지는 것이...

  • 9. 우리아인
    '11.3.9 7:34 PM (180.66.xxx.40)

    형들이 둘이나 되니..;; 자기 방이 없고 침대도 없고..하니 말끝마다 난 저택에 살고 싶어..합니다. 초 2인데.. 소원빌라고 하면 부자 되는것..;; 아이가 부에 대한 아무 생각이 없는것도 싫지만 이건뭐 더 .. 합니다. ;;;;

  • 10. 나도 간식
    '11.3.10 1:52 AM (118.36.xxx.129)

    반장이나 임원 되면 간식을 준비해야 합니다.(간식 넣는다는 말 정말 싫어요)
    일단은 당선턱을 안내면 애들 등쌀에 살 수 없고
    체육대회, 더운 날, 어린이날... 등에 간식 안 주면
    무능한 걸로 타박 받습니다.
    그리고 애들이 간식으로 빈부격차 별로 안 느껴요.
    되도록 비싼 걸로 좀 쏴라는 식이지요.
    대신 해가 갈수록 많은 선생님들이
    수업 방해, 식사 방해(언제 줄지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청결방해물인
    간식에 대해 주지 말라고 하는 분 늘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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