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예전에 고3 사촌동생이 5살 많은 연상이랑 사귄다는 글 썼던 사람인데요

미성년자 조회수 : 824
작성일 : 2011-03-07 21:17:47


주말에 가족 모임이 있었습니다.
큰아빠 작은아빠 고모들 다 해서 친가쪽 가족 만나는 모임인데요.
저녁은 집에서 일찍 먹고 나머지 시간은 YB / OB 나눠서 2차로 술 마시는 그런 시스템이에요.
전 아직 OB 쪽에 낄 형편은 안 되는지라^^;;;; 동생들을 통솔(?)해서 노래방 가는 역할이지요.

제 남동생도 전역하고나서 동생들을 많이 챙기므로, 다른 아이들은 그쪽에 맡겨두고
문제의(?) 사촌동생과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답니다. 원래 10일날 모의고사 끝나고 보기로 했는데
할머니 생신이니 뭐니 겹치는 게 있어서 밥은 나중에 사고 이번에 10만원 용돈 줬어요~
사촌동생 이야기 듣고 싶어서 둘이 할 말 있다고 하고 나와서 커피 마시러 갔구요~
(고3이라 밥만 먹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용케 커피 한 잔 하게 됐네요. 원래라면 가족모임이라도
고3은 빼주는 게 관례인데, 금요일 할머니 생신 파티를 엊그제 한 거라 다들 모이게 됐어요.)


동생은 고3이고 그 여자는 24살, 직장인이랍니다. 올해 2월에 대학 졸업했구요.
저희 친가쪽이 죄다 송파구, 광진구 쪽에 몰려 사는데 여자분도 비슷한 동네에 살구요.
사진을 보여줘서 봤는데 딱히 이쁘다는 것 보단 그냥 귀염상? 24살이라서 차도녀 언니야들을 생각했는데
보니까 아직 애기 같더라구요 ㅎㅎ 화장 안 하면 고등학생~ 대학초년생으로 보이는...

어떻게 만났냐고 묻자 버스 정류장 앞에서 첨 봤는데 자기가 번호를 땄(?)대요. 맘에 들어서.
첨엔 그 여자분도 뭔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계속 피했었는데 동생 녀석이 열렬하게 대쉬한 듯 하더군요.
고2때는 동생이 학원도 안 다니고 야자도 없을 무렵이라서 여자분은 대학생이니 수업 끝나면 일주일에 두어번은 만나게 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고3이라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얼굴 보는 것도 힘들다고 하소연 하더군요.
동생 키가 177정도 되는데 여자분은 160도 안 되는 전형적인 귀염상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근데... -,.- 저 고민상담 하러 갔는데 어찌 얘 여자친구 자랑만 계속 듣고 온 것 같네요;;;)

첨엔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들어주기만 했습니다.
댓글 다신 분들 이야기 하나하나 생각해내면서, 우선은 그래 할 말이 있어도 어떤가 들어주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역시 그 녀석도 조금 찔리는 게 있는가 봅니다.
'근데 누나한테 내가 이런 말 계속 해도 되나?' 어머나, 30분 넘게 여자친구 자랑한 사람이 누구였지???
동생이 작은엄마한텐 여자친구 이야기 얼마 안 했나봐요. 그냥 선전포고만 해 놓은 상태래요.
사실 지금 만나는 사람 있는데 연상이라고. 작은 엄마가 첨엔 기겁했었대요. 5살 연상이라니....
제가 생각해봐도 조금 어이 없죠. 금이야 옥이야 잘 키운 아들인데 (얘 여동생은 아직 초등학생...;;)
엄마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겠죠... 저희 엄마 반응도 비슷했었구요...


나 : 근데 작은 엄마가 뭐라 안해?
동생 : (말이 없음...)
나 : 야단 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걱정하고 계신 것 같아서.
동생 : 근데 누나... 나 일년만 있음 대학생이잖아... 그래도 남들이 보기엔 이상해?


글쎄, 라고 대답을 얼버무렸네요. 스무살과 스물 다섯... 뭐,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은...
왜냐면 이 녀석은 고등학교를 졸업했어도 군대도 가고, 복학도 해야 하는데
과연 그 여자분이 그때까지 기다려줄까요? 서로 많이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제 생각엔 남동생이 더 목매는 것 같았거든요.
첨에 대쉬한 것도 이 녀석이고, 팔불출처럼 여자친구 자랑만 하고 있고 (사진도 보여주면서;;;)
결국 한 소리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흥분하지 않고 말해줬습니다.

니가 어떤 여자를 사귀고, 그 사람이 연상이더라도 좋아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네가 그 여자를 아직은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책임, 이라는 단어가 마초적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에 대해 한참 설명해줬습니다.
여자를 보살핀다거나 소유한다는 뜻이 아니라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조건, 의 책임이라는 전제를 달구요.
다행히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남녀관계라는 것이 균열가기 쉬운 감정이니까 혹여라도 상처 받을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작은 엄마도, 누나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네가 나쁜 짓을 한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니까 관심 갖고 보는거다.
그 관심들을 잔소리로 듣거나 혼내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말들이요.


녀석은 녀석 나름대로 제게 말을 했습니다.
사실 사귄다고 했지만 졸업 전까지는 정말 흐지부지할 수도 있는 관계고,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저도 알고 있다구요.
자긴 아직 고등학생이고, 금전적이나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서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여자분도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거죠.
자신과의 연애감정이 동생의 학업 및 기타 미래의 일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뭐 그런 죄책감 비슷한 감정 말에요.
첨에 동생이 여자분 자랑할땐 뭥미 했었는데 그 여자분이 아예 몰상식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이 좀 놓였어요.


다들 안된다고 하고, 걱정하고, 한숨 쉬길래 저 또한 덩달아 긴장했었는데
그닥 나쁜 관계는 아닌 것 같아서 한숨 돌렸습니다. 근데 과연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 연애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 연애가 동생의 진로 및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음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두 사람 모두 연애감정을 서로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만든다면, 딱히 반대할 이유도 없구요.
그런데도 자꾸 걱정이 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감정적인 것은 얘가 이것저것 말하곤 했는데
사실 정말 걱정이 되는 건 육체적인 거거든요 ㅜㅜ 저 너무 오지랖 넓은 누나인가요?
전 고등학교 때 키스는 고사하고 남자랑 손도 못 잡아봤었는데 요즘 애들은 다르잖아요.... ㅠㅠ
키스 이상의 접촉에 대해 살짝 떠보긴 했는데 방법이 너무 과격(?)했는지 동생 녀석이 정색하고 그런 걱정 안해도 된다길래
말문이 막혀버렸네요.... 제가 너무 성급하게 상담하려 했나봐요... 어떻게 보면 개인 프라이버신데....
어렸을 때부터 암만 친한 사촌누나라고 해도 성상담까진 아직 무리죠? ㅠㅠ....


동생과 헤어지고 (커피 먹고 집에 갔어요~ 인강 듣는다고;;) OB랑 YB가 있는 노래방으로 갔는데요.
작은 엄마가 둘이서 무슨 얘기 했냐고, 저보고 애 좀 어떻게 잘 잡아보라고 말씀 하시는데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얜 나이차 많이 나는 여동생만 있고 어렸을 땐 거의 외동으로 크다시피 해서
좀 고독한? 스타일이에요. 그나마 친한 친척이 저랑 제 남동생(전역한지 겨우 한달;;;)이구요.
그래서 작은엄마도 저희 남매한테 전적으로 의지를 하시는 편이긴 한데 최근 여자친구 문제로 저랑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구요.
(작은엄마네 가게가 저희 집 근처라서 가끔 일 도우러 가거든요. 이틀에 한 번은 꼭 만나니까, 아무래도 할 말이 많아지죠^^;;;)


어쨌든, 동생이랑 한 시간 정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왔습니다.
근데 뭔가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네요. 제가 잘 한 걸까요? 잘 못한 것 같아서 82쿡에 후기 올려봅니다 ㅠㅠ
저번에 댓글 달아주신 어머님들! 모두 다 도움 되는 것들이었어요!
다시 한 번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IP : 121.167.xxx.6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3.7 11:20 PM (14.52.xxx.167)

    글쎄요, 원글님 쓰신 글만으로는 나름 안심이 되는 상황 아닌가요..
    육체적인 것도 지가 조절한다고 단언한 거 같은데 그에 책임질 수 있을 거구요.

    문제는 오히려 학업 같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7891 일본에서 아이폰으로 연락하기 어렵나요? 6 dd 2011/03/07 303
627890 임신중인데 감기걸렸네요..태아에게 안좋나요? 5 걱정맘 2011/03/07 679
627889 밑에 친한형이 나이어린 상사때문에 직장그만두웠다는 글을 쓴 사람인데요 1 나이 2011/03/07 357
627888 마이더스 김희애 협찬 대단하네요 ㅎㄷㄷ 27 코코몽 2011/03/07 11,097
627887 학교 특기적성부에 대해서 여쭐께요...!!! 중1맘 2011/03/07 117
627886 화면보다 실물이 더 예쁜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요? 45 ... 2011/03/07 8,196
627885 담임선생님 흉보지는것 이제 그만.. 4 쿨하자 2011/03/07 609
627884 초등컴퓨터. ^^ 2011/03/07 94
627883 아~~~ 부러워~~~ 7 결혼 2011/03/07 671
627882 16살 차이나는 아빠와 딸... 17 조언 부탁해.. 2011/03/07 2,835
627881 옷 선택에 지혜 좀 빌려 주세요. 1 2011/03/07 181
627880 나는가수다에 눈에 띄는 한 스태프 ㅎㅎㅎ 1 ㅎㅎ 2011/03/07 660
627879 엉덩이에 왕만한 종기가 났는데, 산부인과도 될까요? 1 종기왕 2011/03/07 1,172
627878 얄미운 남푠씨~ 2 2011/03/07 301
627877 진단평가.. 1 진단평가.... 2011/03/07 471
627876 번호키 비밀번호 바꾸기 1 대략난감 2011/03/07 1,157
627875 지하실공장에 Lpg 프로판가스를 써도 될까요 불안 2011/03/07 71
627874 건강검진 병원 추천해주세요 건강검진 2011/03/07 443
627873 공항에서 이쁘다는 그 여자 연예인 찾았습니다~!!!!!!!!!!!!!!!!!!!!!!!!!.. 61 공항의 그녀.. 2011/03/07 17,073
627872 정신과 상담 받으며 요양 할 수 있는 병원 알려주세요 5 알통다리 2011/03/07 322
627871 어린이집에서 퇴소처리를 안해줘요 ㅠ 4 도와주세요 2011/03/07 1,524
627870 재래시장 가보고 너무 놀랐어요 45 레알신세계 2011/03/07 11,543
627869 며칠 전부터 온 몸이 전기 오는 것처럼 찌릿찌릿 합니다. 3 급히 2011/03/07 465
627868 아름답고 슬픈 피아노곡 좀 알려주세요. 15 피아노 2011/03/07 743
627867 크록스 신발사이즈 조견표에서 2 사이즈 2011/03/07 449
627866 일반 버버리 코트요, 세탁하려니.. 3 답답 2011/03/07 308
627865 블루투스 이어폰 추천해 주세요 추천 2011/03/07 187
627864 장터를 이용하면서 4 .. 2011/03/07 686
627863 옷이나 가방 같은거 기부하는곳 있나요? 11 기부? 2011/03/07 764
627862 예전에 고3 사촌동생이 5살 많은 연상이랑 사귄다는 글 썼던 사람인데요 1 미성년자 2011/03/07 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