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었는지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쉬고 있는데
마님께서 무언가를 코앞에 불쑥 들이 미네요.
ㅋㅋㅋ
올해 4년째 쓰고있는 바가지가 깨진것을
아내가 줄로 엮었습니다.
이름하여 흥부네 바가지~
달구들 청치밥하느라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송곳을 달궈 구멍을 뚫고
고추줄로 탄탄하게 엮었네요.
둘이 마주보며 한참을 웃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시며 마님이 한마디 던지십니다.
"우리아파트 쓰레기장에
이따금 우리 소파보다 더 깨끗한 것들 종종 나오던데
우리거 버리고 그거 주워다가 쓸까?"
또 다시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뭐가 그리 우스운지 눈물이 나도록......
"그건 됐고
그거 줄 풀리면 얘기해.
철사로 딴딴하게 동여매줄게~"
.....................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내가 너무 고맙다는......
폭삭 망해 거지꼴이 된 이후에도
아내의 타고난 알뜰함 덕에 다시 재기할 수 있었고
큰 부자는 아니어도 부족함 없이 이만큼 먹고살 수 있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