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흰 눈이 반사되어
더욱 밝게 빛날 때
발길이 끊긴 눈길은
펭귄 걸음을 해도
달구지가 거북이 주행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어 좋다.
멋진 풍광에
잠시 차를 세워도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모든 소리마저 눈 속에 파묻혀
뽀드득거리는 눈의 속삭임만 들린다.
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산하가
신선의 동산처럼 보인다.
그곳에 한점으로
내가 서 있고
존재의 의미가 살아 숨 쉰다.
그렇게 하루의 해가 지고
또 그렇게 새날이 밝는다.
오늘은 어떤 모습이
창조주의 그림으로
눈 앞에 펼쳐지고
나는 그 그림을
어떻게 간직할까?
상상의 나래를 펴고
미리 감격하며
가슴에 방망이 질을 한다.
도도의 눈속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