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마루에 걸터앉아
양철 지붕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가을이 되었는데 뒤늦게 되 살아 납니다.
돌담에 담쟁이 덩굴이 가을임을 알리는데
빛 바래고 녹슨 지붕까지 가을의 운치를 더합니다.
도토리나 밤알이 떨어져 구르는 소리도 들리는 것같습니다.
가을이 되니 바스락 거리는 낙엽소리까지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감나무에 기대어 수확을 돕던 사다리는
초가지붕이 부를 때 까지 추녀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쉬엄 쉬엄 자기의 일을 충실하게 감당했던 아름다운 흔적들이
오늘도 마음에 자리를 잡습니다.
도도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