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슬픔이어도 강 어부가 얼음낚시를 하러 얼
음에 뚫어놓은 모란꽃만 한 구멍 같았으면
그대 가슴속에도 몸이 투명한 빙어 떼가 노는가
<문태준, 겨울 강에서> 중에서
* 사진 위는 시인의 시중 앞 부분
* 사진 아래는 쑥언늬의 2017년 12월 겨울에 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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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 본다
겨울 강에서
문태준
슬픔이 슬픔이어도 강 어부가 얼음낚시를 하러
얼 음에 뚫어놓은 모란꽃만 한 구멍 같았으면
그대 가슴속에도 몸이 투명한 빙어 떼가 노는가
얼음 구멍 아래
치마 한 감 거리 빛 속
반짝이는 빛이었구나 빛의 한 마리 몸이었구나.
찬 없는 밥을 삼키던 누이는
머릿수건 올려 찬물 한 동일 이고 돌아오던 키 작은
내 누이는
-그늘의 발달, 문학과 지성사
여전히 모란이 어마무시 큰 꽃이라
슬픔이 빵빵 뚫린 그 얼음구멍 또한 대빵이리라
그리 크게 뚫린 구멍이란
얼음보다는 사람들 가슴에 주로 있는 바
남들 다 크는 키도 작고
찬 없는 밥도 좀 먹어 줘야 하고
거기에 몸뚱아리만한 물동이도 좀 이고 날라야 하는
그런 빛같은 사람들에게
빚 갚듯이 쟁여 놓은 것들 노니는 투명한 빙어떼란 말인가
갈수록 속물이 되는 나는
반짝이는 빛도 싫고
뭐 좋다고 노니는 빙어떼도 싫고
애시당초 빛 같은 사람에겐 스스로 더욱 빛 날 자유 주고
빚 갚을 사람에겐 염치포함 복리이자를 받아 내고 싶다지
날 가르친 세월에 감사요
희생타 누이는 빠이요
*쑥언늬 사설은 시인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