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야
저녁이 사력을 다해 밤으로 가고 있다
떨어진 잎새 하나 함께 어두워지는
초겨울 가로등 불빛 아래
많은 것이 오간다
낮을 걸어 나오면 밤이 될 뿐이지 ,
저무는 것들의 이마를 짚어본다
불현듯 낡아 있거나
흐려지는 것들의
서리 낀 풀숲에 겨우 달린 거미줄이나
명부 같은 우물에도
이 밤 별은 뜨리니
죽도록 어둠을 걸어 아침에 닿는 것이다
굳게 닫힌 바닥을 발로 툭툭 차면서
다친 마음 바닥에도 실뿌리를 벋어본다
겨울이 오는 그 길로
봄은 다시 올 것이다
류미야 , 『 눈먼 말의 해변 』
저녁이 사력을 다해 밤으로 가고 있다
떨어진 잎새 하나 함께 어두워지는
초겨울 가로등 불빛 아래
많은 것이 오간다
낮을 걸어 나오면 밤이 될 뿐이지 ,
저무는 것들의 이마를 짚어본다
불현듯 낡아 있거나
흐려지는 것들의
서리 낀 풀숲에 겨우 달린 거미줄이나
명부 같은 우물에도
이 밤 별은 뜨리니
죽도록 어둠을 걸어 아침에 닿는 것이다
굳게 닫힌 바닥을 발로 툭툭 차면서
다친 마음 바닥에도 실뿌리를 벋어본다
겨울이 오는 그 길로
봄은 다시 올 것이다
류미야 , 『 눈먼 말의 해변 』
좋았던 일이
돌아 보면
다 좋은 일이 아니었듯
궂었던 일이
돌아 보면
다 궂었던 일이 아니었다..라고
그리 쓰고 보니,
그만하면 땡 잡은 인생
그만하라 쨍 하니 울린다
그러하다
그래서 빌어 본다
굳게 닫힌 바닥을 발로 툭툭 차면서
다친 마음 바닥에도 실뿌리를 벋어 보길.
다친 마음 바닥에도 실뿌리를 벋어 보길.
겨울이 오는 그 길로
봄은 다시 올 것임을 믿어 보길
*사진 위는 시인의 시,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혼자 하는 도배는 쑥언늬 쑥스럽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