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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 조회수 : 1,30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8-11-21 09:39:34

「 불취불귀不醉不歸 」


허수경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해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안을 수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몸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기억만 없다


-『혼자가는 먼 집』(문학과 지성사,1992) 




오래된 벚꽃나무가

가을에도 이리 이뿔 줄이야


미인불패..라더니

봄에는 꽃으로

혹은, 봄 그늘로

혹은, 봄 그늘 아래 술자리로

마음 와그르르 무너지기 딱 좋은 생김새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이 없다니..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이 없다니..


시인 또한 불패

사랑으로

사랑의 봄으로 

혹은, 사랑의 봄 그늘로도

혹은, 사랑의 봄 그늘아래 이별로도

마음 와르르 무너지는 가을햇살 아래 

어느 시인의 49제의 시로도

딱 좋은 고백이다





*허수경시인의 49제가 요근방이었습니다  

*사진 위는 시인의 시,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8.11.22 6:12 PM

    그 예쁜 이파리가
    그이의 손에 담겨 쓰레기봉투로 가고 있나이다.

    보내고 사라지는 건 보낼 때 아작내고 보내야 하는 1인ㅎ

    아으 개밥!!!

  • 쑥과마눌
    '18.11.26 11:09 PM

    모든 것의 운명은 쓰레기봉투와 함께^^
    이뻐도 소용없음
    인생은 공평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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