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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의 약속

| 조회수 : 1,085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08-28 10:55:30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 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 빈 집의 약속- 중에서 

                                  by 문태준






절 이름이 개심사

방 이름으로는 심검당


의자왕때 지어진 절이라는데

수천년을 지나 여직 시퍼렇게 서산에서 남아 있다고 한다.


그 때도 , 이름짓는 학원이 있었는지

과히, 시인의 감흥을 불러 일으킬만.


그 중에서도 볕이 내리는 고운 마루

나 대신 가서 많이 들들 쬐고 오시길.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셋
    '18.8.29 1:08 AM

    전 천주교인데 산사가 그리 좋습니다. 가기만해도 맘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랄까요? 공기좋은 산속에 자리잡아 그렇겠지요. 근데 서산에 있는 이곳은 못가봤네요. 기회가 되면 기보고싶게하는 시입니다 감사합니다

  • 쑥과마눌
    '18.8.29 4:26 AM

    저 역시 종교가 달라도, 산사를 좋아합니다
    힐링의 장소 같아요
    그 곳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요^^

  • 2. Harmony
    '18.8.29 4:12 AM

    시 좋으네요.
    볕이 내리는 고운 마루
    다녀올 수 있는지 궁리 해 봐야겠어요.

  • 쑥과마눌
    '18.8.29 4:28 AM

    가을에 가보면 딱 좋을 장소같아요
    꼭 가보시길..

  • 3. trio
    '18.8.29 12:07 PM - 삭제된댓글

    쌍겹벛꽃 봄이지천
    그댁 2번 팬입니다 ^^

  • 4. 고고
    '18.8.29 11:20 PM

    오우~~ 이 시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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