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그리운 이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평소와는 달리 파란 하늘에 대고 글을 박습니다.
할 얘기가 남았는데 구름은 짓궂게도 왔다갔다 하더니만 다 지워 놓습니다.
같이 놀자는 거지요.
그를 끼워주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파란 편지지에 구름을 붙입니다.
소더비 경매장의 어느 명화보다 더 멋진 그림이 됩니다.
그리운 이들이 그 편지를 펼치면
파아란 글자들이 읽는 이의 가슴으로 후두둑 떨어져 들어가겠지요.
보나마나 그의 가슴에도 잉크빛 물이 들 것입니다.
이제 편지쓰는 일이 끝나면 벌판을 쓸고 다닐 참입니다.
가을걷이하러...
꽃지게 아래 초보농사꾼이 벗어 놓은 작업화에서도 가을물이 떨어질 것같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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