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가 설렁탕 전문점을 개업한지 2주년이 되는 날 입니다.
2년전 오늘이 생각 납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그 해 여름,
양평을 드나들며 도자기 그릇 만들던 일,
땡볓에서 먼지 날리며 식탁용 원목 통나무 대패질 하던 일,
가게 내부 공사 같이하다 드릴에 손가락이 휘감겨 손톱 뿌리가 드러난 일 등등...



가게 내부 공사를 가족끼리 직접 하다보니 공사 기간이 제법 길었는데도 마지막 1주일은
밤을 꼬박 새워 작업을 해야 했었지요.
open 불과 몇 시간 전인 새벽녂에 마지막으로 카운터를 만들었고
모두들 쓰러져 버렸었답니다.
공사에 참여했던 모든 가족들이 마치 마라톤 경주를 마치고 결승점에
다다른 선수들처럼 안도의 한숨 속에 쉬기 시작했을때
그때부터 저에겐 곧바로 또 다른 마라톤의 시작이었지요.

새벽 5시에 집에 들어가 씻고 잠시 눈을 붙였지만 잠이 올리가 없었지요.
이리 저리 뒤척이다 일어나 드디어 가게 문을 열기위해 가게로 갔습니다.
가게 앞에서 깨끗한 새 간판 아래 셧터가 굳게 내려져 있는것을 바라보며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 이 셧터를 올리면 절대로 다시 내리지 않겠다고...
그리고 셧터를 드르륵~ 올렸습니다.


그리고 가게 앞에 세워둔 차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가게 안으로 옮기고,
다시 차로 가보니 고새 차 앞 유리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어 있더군요.
이거야 원 시작부터... ㅎㅎ
이렇게 24시간 연중무휴의 덕이설렁탕 안양점이 시작 되었고
오늘 두 돌이 되었습니다.
두 돌이라고 특별한 행사는 아무것도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족 이외에는 오늘을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테지요.
그러나 저에겐 제가 새롭게 다시 테어난 날이기에 그 어떤날 보다도 감회가 깊군요.
어찌보면 무척 긴 시간이 지난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금방 순식간에 지나간 듯합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우여곡절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지요.
한밤중에 취객과의 실랑이나 건달들의 시비 등은 그까이꺼 이젠 별 일도 아니지요.
그런 소소한 일들 보다 가게에 주차장이 없는 핸디켑 때문에 매출의 한계를 겪으면서
고민하고 괴로워 했던 일들이 큰 시련이었습니다.
막연히 가게에 앉아 찾아 오는 손님만을 기다리며 걱정을 하는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고 연구한 끝에 시작한 것이 바로 쇼핑몰을 통한 인터넷 통신 판매였습니다.

요즘은 그동안 가게로 찾아오고 싶어도 너무 멀리있어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지인들이
하나 둘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을 해 주시는것에 큰 힘과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3년차...
설렁탕을 드시고 가시면서 맛있게 잘 먹었다는 칭찬을 가끔 듣습니다.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 분도 계시고...
이제야 설렁탕에 대해서 조금 알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에겐 아무런 특별한 노하우도, 별다른 비법도 없습니다.
그냥,
정성을 다 할 뿐입니다.
오늘 생일을 맞아 나날이 새로운 날들,
새로운 용기를 내어봅니다.
* 그날 올라간 셧터는 오늘까지 한번도 내려오지 않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