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참꽃

| 조회수 : 2,722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4-04-15 20:40:48
.

행여 이 봄을 놓칠새라 수원 광교산에 올랐습니다.
능선이 완만할 뿐 아니라 등산로도 잘 닦여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지난주 바위투성이 마니산을 다녀온 뒤끝이라 거의 산책하는 기분이었죠.

그렇습디다.
아주 힘든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행로에서 만나는 등산객들에게 서로 길을 비켜주며
"수고하십니다" 내지는 "안녕하세요" 하고 격려의 인사를 건넵니다.
그게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산에 올라본 사람은 다 압니다.

광교산에서는 그런 인사 하는 사람 하나도 못 봤습니다.
역시 아주 힘든 지경에 처한 사람만이 상대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교산이 온통 환희에 싸인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참꽃이 아주 많이 피었습디다.
먹지 못하는 철쭉에 비해 단맛이 나는 진달래를 우리 어릴 때는 참꽃이라 불렀죠.
뒷산에 올라 입술 벌개지도록 꽃잎도 따먹고
꽃술 따서 꽃싸움하던 그때가 생각나
뜬금없이 울컥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꽃숲에 숨어 있다가 와락 달려들어 우리의 간을 빼먹을 문둥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내려와야 했던 그때는
일년간 큰집에서 지냈었습니다.
밖에서 놀다 집에 들어갈 즈음에는 왠지 눈치가 보였습니다.
뭐라도 가지고 들어가면 야단을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어
궁리하다 못해 참꽃 이파리를 따서 치마에 싸가지고 들어갔지만,
옷만 더럽힌다고 더 야단맞았던....
내 유년의 한때를 생각나게 하는 꽃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나
    '04.4.15 10:20 PM

    나이도 안 많은데..
    참꽃은 먹는 거라는 걸 안답니다..ㅡ,ㅡ;;
    참꽃 먹으면 혓바닥 색이 재밌어 지죠..

  • 2. 어부현종
    '04.4.15 11:51 PM

    참꽃먹던세대는 이미나이가 반백넘어 요즘도 그맛날려나하고 입에넣아씹어보니 맛이 영 신통치 못해 뱉어버리고 그래도 그시절 뒤돌아봤답니다
    참꽃을 따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더고파지는 그런 꽃이였지요
    암술대로 싸움하면 요령이있어야 이기는데 그방법을 터득하셨는지요
    진달래꽃 잘 보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3 참꽃 2 강금희 2004.04.15 2,722 31
32 지난주말 창경궁에서... 5 감자부인 2004.04.15 3,024 27
31 하당치즈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용~~! 20 복사꽃 2004.04.14 2,775 39
30 남대문에서 사온 옷,, 12 푸우 2004.04.14 8,888 882
29 제일 좋아하는 음식(?)!!! 11 scja 2004.04.14 4,336 48
28 꽃과 벌 7 바이올렛 2004.04.14 2,964 42
27 산골편지 -- 마음을 어디에 두고 사는가?? 15 하늘마음 2004.04.14 3,225 30
26 살다보면... 갯마을농장 2004.04.14 3,830 229
25 집으로 가는 길 12 이윤미 2004.04.13 3,666 64
24 라벤더 8 이윤미 2004.04.13 3,719 74
23 상추야....너의 정체를 밝혀라~~~ 24 아짱 2004.04.13 3,918 40
22 아파트앞에핀 작약...... 9 칼라(구경아) 2004.04.13 3,364 48
21 봄날은 간다... 4 맑음 2004.04.13 3,493 50
20 얼짱딸램이.........나도 팔불출,,,,,,*^^* 24 칼라(구경아) 2004.04.12 3,933 34
19 오늘 사들인 화초 14 아침편지 2004.04.12 3,883 35
18 월간 82쿡 41 꾸득꾸득 2004.04.12 3,886 32
17 길을 지나다가.... 7 orange 2004.04.12 3,247 46
16 지후랑 꽃이랑..... 14 꾸득꾸득 2004.04.12 3,447 39
15 친정엄마와의 첫여행... 13 최은진 2004.04.12 3,792 57
14 꽃님이 19 아침편지 2004.04.12 3,140 29
13 제동남매 11 쵸콜릿 2004.04.12 3,676 52
12 지는 벚꽃을 아쉬워하며... 3 세실리아 2004.04.12 3,349 65
11 미나리 꽝 13 아침편지 2004.04.12 3,517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