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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리더들은 영원한 유머를 남긴다 와 유머

| 조회수 : 1,14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7-03 13:55:33

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학 졸업식장에서 연사로 강단에 섰다.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젊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졸업을 축하합니다. 특히 평균 C학점으로 졸업하는 분들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냅니다. 마침내 당신들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습니다.

부시는 자신의 대학시절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유머러스하게 고백한 것이다. 이 유머 하나로 부시의 지지율은 껑충 뛰어 올랐다. 부시의 강한 이미지가 소박하고 너그러운 이미지로 바뀐 결과였다.

이처럼 유머와 위트는 사람의 이미지를 일순간 180도나 바꿔놓기도 한다. 평소엔 바늘로 찔러도 정말 피 한방울 나오것 같지 않은 사람도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데 성공하면 그후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예전과는 전혀 달라진다. 우리가 유머와 위트를 훈련하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2년 초, 지금은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 일간신문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을 때의 일이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추기경이 뜬금없는 말을 툭 던졌다.

"올해는 제가 선거에 출마합니다. 기호 1번 입니다."

이 말에 기자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지역구는 .......천국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끄는 위트가 또 있을까?

김수환 추기경은 다양한 언어로 많은 손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서 어느 날, 추기경님이 과연 몇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추기경은 빙그레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두개의 언어에 능통합니다. 그 언어들이 무엇인지 맞혀보세요."

스무고개를 하듯 "영어와 일어" "한국어와 영어" "독일어와 한국어" 급기야는 "라틴어와 한국어"라는 답까지 나왔다.

허지만 추기경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고는 마침내 정담을 발표했다.

"나는 두가지 말을 아주 잘합니다. 하나는 거짓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참말입니다."

선종 후 김수환 추기경은 위대한 종교가로서의 이미지가 아니라 소박한 유머와 따뜻한 위트를 지닌 현자로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다.

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주변을 항상 따뜻하게 가꾸어야 한다. 우리의 일상은 무궁무진한 유머의 보물창고다.

유머 스타일 최규상 지음 중에서

유머

하루 형님

남자들 세계에서는 서로 "내가 형님" 이라고 우기는 입씨름이 간혹 벌어진다. 동갑일 경우에는 달을 따지기도 한다. 대법관을 역임한 박우동 변호사와 나는 1934년 같은 해에 태어났다. 대학 졸업 연도가 같고 고시 합격 동기생이고 보면, 동갑은 추정이 되고도 남는다. 그래서 우리 두살람은 지연이나 학연은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서로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 두사람이 우연히도 생일 따지기를 한 적이 있다. 태어난 해는 물어 볼 것도 없으니까 생략하고 바로 달을 말하게 되었다. 서로 몇 월이냐고 상대방에게 묻게 되었는데, 결국 둘 다 9월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달까지 같다면 이젠 " 날"이 형님. 아우를 가리는 근거가 될수밖에 없다. 여기서 "서로 먼저 말해 보라'는 말이 되풀이해 갔다. 나는 9월 29일이라서 절대 불리(?)했기에 먼저 답을 떼기가 주저스러웠다. 그런데 박 변호사도 막무가내여서 결국은 마음이 약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형님이 되기를 거의 포기하는 심정으로 "29일!"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 다음은 박 변호사 차례였다. 그는 마지못한 듯이 입을 열었다. "30일!" 두 사람 모두 파안대소했다. 이렇게 해서 그날부터 나는 당당한 "하루 형님"이 되었다. 9월의 하루 볕이 오뉴월 하루 볕만 못하란 법이 있는가?

이 아무개 목사님은 내가 존경하는 성직자이자 감옥 동기생이기도 하다. 험한 세상에서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다.

그러다가 저 악명 높은 전두환 정치군부가 조작한 "김대중내란음모사건"때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 같은 날 끌려가서 고문과 조사를 받고 서울 구치소와 육군교도소에서 징역을 함께 살았다. 서울 구치소에 갇혀 있을 때 공소장이란 것이 날아왔다. '내란음모 일당" 24명의 죄상을 적은 그 황당한 문서는 두께와 무계가 여간 아니였다. 감방 안에서 심심 무료하기도 해서 그 문서를 뒤적뒤적 하다가 나중엔 "피고인"들의 생년월일까지 하나하나 엿보게 되었다. 나는 1934년 9월 29일인데 비하여 내 바로 다음에 나오는 이 목사님의 생년월일은 같은 해 10월 7일이었다.

옳거니, 내가 일주일 쯤 먼저 나온 "형님"이 분명했다. 아무리 감옥의 독방살이라 해도 서로 이야기할 기회는 있었다. 하다못해 재판 받으러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있었다. 나는 목사님에게 공소장을 들이대며 내가 "형님"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목사님은 "아버님이 출생신고를 늦게 하셔서 호적에 그렇게 된 것이지, 실제는 내 생일이 먼접니다"라고 하신다. 나는 즉각 반박을 했다. "괜히 조상님께 과태료 물리지 마십시요."

이어서 우리 두사람 사이에는 이런 공방이 오갔다.

"일제 때는 출생신고를 늦게 하는 예가 허다해서 실제 생일이 호적보다 빠른 사람이 많았어요." "그렇게 사실과 다르다면 재판 때

왜 그대로 시인했습니까? 군법회의 그 살벌한 가운데서도 아닌것은 아니라고 끝까지 부인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생년월일을 물었을 때 "네"하고 시인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석방되어 나온 뒤에도 그 생일의 진실 게임은 되풀이 되었는데, 목사님은 여전히 "늑장 신고"를 이유로 앞서의 공소장과 판결문의 기재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했다. 나는 또 하나의 잽을 날렸다. "그렇다면 왜 재심청구를 안 하셨어요?"

1970년 대 들어와서 장을병교수와 (성균관대 총장 역임)나는 각종 세미나 등 행사는 물론 방송 같은 매스컴에도 함께 나가는 기회가 많았다. 그런던 어느 때부터 장 교수는 나더러 선배 또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나보다 젊은 분이 교수직 외에도 활약이 참 많구나 하고 놀랍게 보였다. 그런데 그 후, 독재정권으로부터 탄압받고 직장에서 추방당한 사람들 끼리 "으악새"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형제 같은 정을 나누는 가운데, 서열을 정할 필요가 있어 서로 주민등록증을 대조하다 보니 장 교수가 나보다 1년 먼저임이 밝혀져서, 그날로 형제 관계가 역전되어 내가 아우 노릇을 하는 처지로 강등된 일화도 있었다.

강 아무개 변호사는 나하고 고등고시 동기인 데다가 군법무관 후보생 훈련 때에는 한 내무반에서 같이 지낸 "겹동기생"이다. 우리는 군에서 제대한 뒤에도 서울지검에서 같이 근무한 터여서 매우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 분은 성품이 매우 소탈하고 다감한 면이 있어서 어느새 우리는 '너, 나"하는 처지가 되었다. 학연과 지연이 없는 사이에서는 아주 드문 일이었다. 그 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자주 만나고 격의 없는 담소를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 우연히 <법조인대관>인가 하는 두툼한 책을 펼쳐보다가 거기 나와 있는 강 변호사의 생년월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보다도 여덟 살이나 위가 아닌가? 아무리 남자의 세계라 하지만 여덟 살이나 위인 그에게 너,나 하고 지내 온것은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었다.

그래서 어느 날 작심하고 그를 변호사회의 휴계실에서 만나 정중히 사과를 했다.

"대게 고시 동기이면 나이도 같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고 지내다 보니 여러 해 동안 내가 말을 놓고 지내며 큰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는 강형으로 알고 공손히 모시겠습니다."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를 했다. 그랬더니 듣고 있던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와서 나를 놀라게 했다.

"야 이자식아, 이제 와서 그런 말 하면 뭘 하냐? 그냥 전처럼 편하게 지내자.'

과연 그는 대인이었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 세상 태어남이 먼저와 나중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농담일망정 그처럼 화두에 올리고 즐거워했는지, 지금와서 생각해도 우스운 노릇이었다.

유머 수첩 한승헌 변호사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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