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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 그리고 기억....-
영화 샬롯의 거미줄을 보았는데요...
중간 쯤 보다가 제가 애기 때 TV 에서 본 애니메이션과 너무 똑같은거에요...
보는 중간에 멈추고 인터넷 뒤졌더니 역시 그 만화가 맞더라구요...
순간 가슴이 간질간질 한 느낌이 드는게 그 때 기억이 막 나는데...
너무 돌아가고 싶은거 있죠...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오후 쯤 일까...
마당있는 한옥집 이었고...
엄마는 장독대에서 한참동안 뭔가를 하고 계셨고...
오픈 된 마루에 TV가 있었고...
이름은 모르겠고 색깔이 하얗고 빨갛고 그런 꽃나무가 장독대랑 고 밑에 꽃밭에 있었구요...
꽃잎도 컷었던것 같은데 뭔질 모르겠네...
엄마가 장독대에서 뭘 하는지 꽃잎들이 떨어져 바람에 날려서 자꾸 마루로 들어오는거에요...
마루에 나무로 된 문이 있었는데 너무 뻑뻑해서 제 힘으로는 안 닫혀서 포기하고 그냥 봤어요...
TV 보는데 방해가 되서 하나하나 주섬주섬 줏어 가면서 보았는데 그게 만화 다 끝나고 보니
쬐끄만 양손에 가득 했거든요...
손은 엉망진창 물들었죠...
엄마가 그거 보구선 마당에 빨간 고무 다라이(?) 로 데려가서 둘 다 쪼그리고 앉아서 손 씻겨 주던 것도 기억나고...
손 씻으면서 엄마한테 거미에 대해서 막 조잘조잘 떠든 것도 같고...
거미... 엄마... 친구네 엄마... 엄마거미... 아빠거미... 뭐 요런 단어들은 기억 나는데 뭘 떠들어 댔는지는 몰라요.ㅋ
그 고무다라이 물 받아 놓은데 꽃잎이 계속 떨어져서 둥둥 떠다녔어요...
지금이야 기억이라서 그렇겠지만 떠올려보면 광고에 가끔 등장하는 물에다가 꽃잎 띄워 놓고 연출 하는 그런 장면...
그거 보다 더 이뻣던 것 같아요...
머리 위에 해가 있어서 물이 반짝반짝 했거든요...
꽃잎들이 물 위에서 빙글빙글 돌길래 잼있어서 손바닥으로 다라이에 담긴 물을 막 내리 친 기억도 나요.
엄마 얼굴이랑 머리에 물 다 튀었는데 그냥 말 없이 제 손만 씻겨 주셨어요...
그 때 엄마 표정...
겉으로는 신경 안쓰는 얼굴 이긴 한데...
지금 그 얼굴 생각하면 눈물 나와요...
기억에 거미 아줌마가 아주 인자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더빙 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죽을 때도 그때 기억이지만 너무 포근한 목소리로 몇마디 하고 눈 감았거든요... 거미가...
그 후로 유치원 다니면서도 거미는 다 포근하고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아줌마라고 생각해서
(요새 애들은 디게 똑똑하던데 전 왜 그랬는지 몰라요. 국민학교 2학년 때까지 크리스마스날 머리 맏에 선물이 있어서
진짜로 산타클로스가 있는 줄 알았어요 *^^*)
거미 보면 안무서워 하고 손바닥에 올려 놓고 존대말 써가면서 말시키고 그랬거든요...
정말 그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손에 올려 놓고 말시키면 말 안한다 그래서 내려 놓고 얼굴 디밀고 쫓아 다니면서
말 할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어요 ㅎㅎㅎ
그러다 잠들었는데 깨서 거미 어디갔냐고 하니까
저 자는 동안 엄마랑 몇 마디 하고 갔데요 ㅎㅎ
구할 수만 있다면 옛날에 방영했던 그대로 한국어 더빙판으로 그 만화를 구해서 보고 싶어요....
그 한옥 집도 그랬고...
되돌아 보면 참 이쁜 기억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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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깃털처럼
'07.4.6 1:57 PM글 쓰신 분이 줄리엣님이실까요 남편분이실까요..
잘은 모르지만 .. 참 아름다운 장면이네요..
제 머리에는..
날아오는 꽃잎을 잡으면서 텔레비전에 몰두하는 조그만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가 떠오르네요..귀여웠을 거 같아요.. 에구 내 새끼하면서요..^^
어머님이 참 지혜로운 신 분같아요.. 거미가 말 나누고 갔다고도 이야기 해주시고
아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는 어른들이 많아서 저도 쫌 속상하거든요.2. CAROL
'07.4.6 3:56 PM요 글도 한편의 영화네요.
햇살 따뜻한 마루에 한가롭게 누워서 tv보는 아이랑 장독대에서 일하시는 엄마랑
휘날리는 꽃잎이랑........
저도 글 읽으면서 쥴리엣님일까 남편님이실까 그생각 했답니다.3. 해피위니
'07.4.6 4:38 PM저도 어릴때 그 만화 기억나요.
정말 거미 아줌마 목소리 너무 인자한 목소리였는데..
저도 다시 한번 보고 싶은 그리운 만화예요.. ^^
저도 어릴때 기억 중에 줄리엣님처럼 그렇게 선명하게 기억되는게 몇가지 있어요.
아파서 학교에 못갔던 날, 낮잠을 자고 있어나서 아침인지 저녁인지 모를 그 이상한 기분..
눈이 내리던 날 혼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당에 나와 있었던 일.. 등등..
어릴때 기억속에 등장하는 엄마는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의 제 나이의 젊은 나이였는데..
그때의 어른들이 왜 그렇게 나이 많은 분들로 느껴졌었는지..
어릴땐 하루가 참 길었단 생각..
또 참 의미 있었단 생각이 드네요.
요즘 어린이 TV에서는 "캔디 캔디"를 하더라구요.
우리딸(5세)이 참 좋아합니다.
같이 보고 있는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새 내가 엄마가 되어서 딸이랑 이런것두 보는구나..
나중에 더 크면 "빨강머리 앤"이랑 "이웃집 토토로" 뭐 이런 만화 들도 같이 보려구요..
나중에 떠올릴 엄마와의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줘야 겠단 생각 해봤습니다.4. divina
'07.4.6 4:41 PM아앗 저도 줄리엣님일까 신랑분이실까 궁금했는데 다들 그러셨군요~
글 중간에 힌트라도 있으려나 다시 한번 봤건만 보이질 않네요..
저도 어린 시절 그런 느낌이었던 때가 있었어요..몇 번..
그걸 글로 참 표현을 잘 하셨네요~~ 부러워라~~
저는 딸아이랑 이번 영화로 봤는데 정말 감동적이더라구요..
근데 어릴적 본 기억은 없어요..
저는 모래요정 바람돌이, 빨강머리앤,그랜다이저, 미래소년 코난 등이 제일 기억이 나요..5. juliet
'07.4.6 10:19 PM집사람은 어머니가 안계세요...
집사람 간난아기때 돌아 가셨답니다...
쭉 할머니와 아버지 밑에서 자랐구요... 할머니도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데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막연하게 애틋함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저희 어머니, 즉 시어머니와 사이가 많이 좋아요... 둘이 아주 죽고 못살 정도랍니다...
엄마도 며느리 같지 않고 딸 같다네요...
만나면 쪽쪽대고 뽀뽀를 하질 않나...
서로 때리고 장난도 치고...
보기 좋아요... *^^*6. 요맘
'07.4.7 2:33 AM저는, 가슴이 간질간질한 느낌, 이라고 쓰신 부분에서
아.. 하고 감탄했어요.
글을 참 잘도 쓰시네요.7. 꿀단지
'07.4.7 1:58 PM전 아직 책도, 영화도 몬봤지만, 리플읽어보니,,,,저도 예전에 만화라면, 빠지지않고 봤던 기억이,..
혹, 저도 아는 만화가 아닐까 기대해 봅니당!!!~
줄리엣님의 글에서 아련한 어린시절의 추억을 느끼게 되네요!~~~8. 깃털처럼
'07.4.7 8:11 PM에구.. 실수한 건 아닌 지 모르겠어요..죄송합니다.
예전에 언젠가 '새댁 수다모드'라고 하셨든가? 그래서인지 글을 너무나 여성스럽게 쓰셔서 그만..^^
지난번 초등생 초경 이야기때 부인께서 너무나 깔끔하게 처리를 해주셔서
부모님 사랑 받고 참 잘 자란 처자인가부다 했는데..
어쩌면 부인께서는 못 받았을 경험을 모르는 아이에게 부어 주신 거네요.. 다시 한번 감동먹고 갑니다.
표현력이 참 좋으세요..오늘 다시 읽어봐도 역시....9. 보석상자
'07.4.11 11:39 AM우리말 더빙은 모르지만 영어로 된 비디오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어요.
영어비디오 판매 사이트를 한번 찾아보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