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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사는 농부 - 분당에서 노점후기

| 조회수 : 4,628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5-27 06:09:36

안녕하세요?

해남 사는 농부입니다.

농부에게는 크게 두 번 노점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은 결혼하기 전

1980년대 초반 경기도 안산시 개발초기 안산에서였으며

두 번 째는

애들이 분당에서 고등하교를 다니던 2000년대 준반 분당에서였습니다.

두 번의 기간은 각각 2 년 여로

이미 완성된 도시에서는 기존노점상들의 노골적인 방해와

시와 구청의 단속으로 노점을 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기존노점상들의 방해를 극복하고

시청과 구청의 단속을 피하는 노우하우만 익히면

생각보다 수익이 짭짤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분당에서 노점을 생각하게 된 것은

분당에 여럿이 거주하는 형제들를 포함해

26일 오후에 형제들 모임이 있어

토요일인 25일과 26일 낮 동안 가져갈 고구마를 팔고

식사를 겸한 형제들 모임에도 참석하기 위한 겹 목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체 차에 고구마를 한 차 가득 싣고 가게 되었습니다.

고구마중 일부는 박스포장을 하고

일부는 박스에 담지 않고

컨테이너상자에 담겨 있는 그대로 싣고 가

kg단위로 저울로 달아 팔기로 준비했습니다.

원래는 24일 금요일 택배준비를 일찍 마치고

금요일 오후 일찍 출발하려던 예정이

금요일 일이 꼬이는 바람에 금요일에 출발하지 못하고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4시  28분에 일어나

근처에 있는 자생미나리를 베어오니 5시 30분이 넘었습니다.

다시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

집을 나선 시간이 5.48분

도중에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목적지만 분당 서현동에 도착하는 시간을 10시로 예상했습니다.

출발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평택 - 안성간 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진행해

기흥까지는 별 문제없이 주행했는데

기흥에서부터 수월. 신갈인터까지 정체가 심해

서현동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2분 이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걱적은

제가 기대하는 장소에 다른 차들이 주차해 있어

제 차를 댈 곳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는데

다행이 제가 주차하려던 곳은

마치 저를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비어 있었습니다.

서둘러 차를 주차하고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제가 일일 노점을 하려던 곳은

분당시범단지에서 애경플라자(구 삼성플라자)와

지하철 서현역을 가는 고가도로의 입구로서

평소에는 노점차들과 애경플라자나 가까운 상가를 찾는 차들로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운 지역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몸시 혼잡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분당신도시가 개발되던 시절부터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아주머니(지금은 할머니가 되셨음)들이

직접 농사지으신 채소들을 가지고 나와 파시던 곳으로

그날도 4분의 할머니께서 채소를 팔고 계셨습니다.

이제 선별해 박스에 담은 고구마와

선별하지 않은 채 컨테이너상자에 들어 있는 고구마를 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데

아뿔사!

손님이 한분도 없네~

아~

이거 오늘 장사를 망치는거 아닐까?

은근히 걱정을 하는데 시간이 흐르고...

30분 정도 지나 첫 손님을 맞았는데

바로 옆 상가에서 부동산을 하시는 40대 주부셨습니다.

그분께서 사가신 고구마를 바로 쪄 이웃분들과 나누어 드시고서는

고구마 맛이 너무 좋다시며 이웃분들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그 때 부터 불티가 나기 시작하는데

제가 손을 쓸 새도 없이

찾으신 아주머니들께서 직접 고구마를 비닐봉지에 담으시느라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가

좋은 고구마를 골라 담으시려는 아주머니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

하마터면 바로 옆에 있는 우성아파트를 훌라당 태워먹을뻔 했다는

믿어지지 않는 사실아닌 사실이 

119소방차가 출동할뻔 했었다는 사실과 함께 속설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갈 때와

처음 시작할 때 우려와는 달리 

2일을 예상하고 시작했던 분당에서 노점이

준비해간 고구마가 없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아쉬움이 남을만큼 성황을 이루는 바람에

월요일 탁송할 택배준비를 위해

다음 날 있을 형제들과 모임도 사양한 채

밤길을 도와 내려왔습니다.

장사를 하는 동안

찾아주신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아저씨(할아버지) 여기서 날마다 했으면 좋겠다" 하시며

"또 언제 오세요?" 하신 분둘이 적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과외소득은

애결플라자에 근무하시는 맘들께서

"모임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으니

언제 또 오실거냐?"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금요일 택배준비를 오전 중에 마치고

오후에는 다시 분당으로 노점을 하러 갈 예정입니다.

노점!

남들의 이목과 자신의 체면 때문에 쑥쓰러워 그렇지

생각보다 재미가 솔솔하고 수익도 짭짤합니다.

혹시 자신이 의사아 관께 없이 타의에 의해 실직을 하시거나

적당한 직업을 찾지 못해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면

노점을 한 번 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용기와 패기

친절과 진심에서 나오는 친절에

소비자들이 필요한 상품을 갖추시면

웬만한 직업 못지 않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이들 고득학교 다니는 동안

50평 남지한 밭에 채소를 재배해

노점에서 팔아 아이들 학비를 대고 생활를 할만큼

남의 시선과 체면만 버리면

이처럼 마음 편하고 쉬운 일도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상 해남 사는 농부의 분당에서 노점 후기였습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야시맘
    '13.5.27 8:43 AM

    해남사는 농부님 이번주 또오시나요
    오시면 언제 오시는지 쪽지나 글주세요

  • 2. 해남사는 농부
    '13.5.27 9:40 AM

    인도로는 많은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차들이 쉴 새 없이 질주하는 차도를 낀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거기다 노점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랴운 일은
    이미 자리를 잡은 기존 노점상들의 방해와 행패입니다.
    그들은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고
    시청이나 구청과도 암암리에 협조관계를 맺고
    시청이나 구청과 새로운 노점의 출현을 막아주는 댓가로
    암묵적인 허락(?)을 받아 상부와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자신들의 생존(?)과 기득권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노점의 출현을 방해하고 막아야 하는 것은
    어쩌면 필수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노점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기존 노점상들의 방해와 행패에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이
    노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기존 노점상들이 방해와 행패에 맞서
    몆 번 지지 않고 싸우면
    그후로는 그저 닭 지나가는 개 쳐다보듯 하며
    더 이상 방해하거나 행패를 부리지 않습니다.

    좀 악의적인 노점상은
    구청과 시청 단속공무원에게 연락해
    표적단속을 하게 하기도 하지만
    단속을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아니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공무원들도 쉬므로
    별 어려움 없이 노점을 할 수가 있습니다.

    노점을 시작하는데 처음 문제가 외부적인 문제라면
    다음은 내부적인 문제로 자신의 문제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데
    쉽게 다가와 물건을 팔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안면을 익히고
    좋은 상품을 친절하고 상냥하게 팔며
    가격도 시장가격보다 좋은 가격으로 판다면
    오래지 않아 단골고객이 생기고
    수익도 차츰 늘어 오래지 않아 안정될 것입니다.

    노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가장 쉬운 일이 노점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없는 일이 노점이며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노점입니다.
    어떤 밤해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싸워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패기
    처음 매상이 신통치 않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집념과 투지에
    절대 고객을 속이지 않는 진심으로
    고객이 감동할정도로 성실과 친절로
    남의 이목과 자신의 체면을
    가족과 자신의 생존과 생활을 위해 바꾼다면
    노점만큼 자유로우며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이
    두 번에 걸쳐
    4년이 넘는 노점을 해본 농부의 생각과 결론입니다.

  • 3. 몽이사랑
    '13.5.27 10:50 AM

    거기 계신 할머님들은 몇년째 찬바람 불기전까진 매일 나오세요
    무엇보다 직접농사지은걸 이른아침 따서 갖고나온거라
    맛과 향.. 싱싱함이 마트진열상품과는 비교도 안되구요^^ 가격도 무지 착해요~
    몇년 단골입니다^^ 건너편 ak플라자 주차장 다리쪽도 몇분계세요
    이번주 금요일날 오시는건가요?? 금토일 이렇게 나오시나요?
    고구마 사야는데 그때까지 기다려야겠어요^^
    다른 농작물도 있으면 같이 델고 오세요ㅎㅎ

  • 4. 십년후
    '13.5.28 2:32 PM

    암튼 열심히 지내시고 계시는구먼요^^
    오랜만에 시작하신 일이 너무 재미지셔서 카페 소홀히 하진 말아주세요.

  • 5. 마이마미
    '13.5.29 1:15 AM

    담담하게 쓰신 글에서 무한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말이 쉬워 노점이지 얼마나 용기내기 힘드셨을까요?
    역시 부모가 되면 강해질 수 있나봅니다.
    농부님의 강인한 정신력에 감화받아 저도 힘든일 추스려나갈 용기 얻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승승장구하세요^^
    고구마단골

  • 6. 겨울
    '13.5.29 10:04 PM

    노점이 꿈인데 부럽네요

  • 7. 정남진장흥
    '13.7.15 10:50 AM

    마음에동감이갑니다이세상에도둑질만안하고뭣이든해보라고했읍니다 첫째자신감입니다 저희고장도땅한평에몇만원하던것이지금은장사가잘되니까몇백만원씩합니다누가이렇게올라올줄알았겠읍니까 그래서관광지앞에서노점하신분들수입이짭짤합니다 누구는가게를하기위해서땅사서건축하고몇억씩들여서장사하는데몸둥이만노력하면수입이짭잘하겠지요 노점상이무시못합니다 저희장모님이생선가게를노점상을몇십년해서그많은자식들공부시키고출가했읍니다 말이아침엔첫차퇴근엔막차그렇게생활력이강하신분입니다 경제의원칙은적은투자로많은소득을얻는것이경제의원칙인것같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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